책 소개
■ 쉬운 일도 함께할 필요가 있을까요?
닥나무골에 살고 있는 바쁘다 총각은 혼자서 종이를 만드느라 늘 정신이 없습니다. 종이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우선 종이의 재료가 되는 닥나무를 한 짐 베어 와야 하고요, 나무껍질을 죽죽 벗겨야 하지요. 벗겨 낸 나무껍질은 또 가마솥에 넣어 한참을 끓여야 합니다. 그래야 나무껍질이 죽처럼 물러서 엉겨 붙기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 가마솥 안에 있는 종이의 재료를 대나무 발로 건지고 말려야 하지요. 다 마르면 드디어 종이가 완성됩니다. 하지만 바쁘다 총각은 종이 만드는 일이 너무 좋아서 즐거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탉 한 마리가 아직 마르지 않은 종이를 마구 밟고 다녔습니다. 바쁘다 총각이 다 만들어 놓은 종이를 망쳐 버렸죠. 어쩔 수 없이 바쁘다 총각은 다시 종이를 만들었는데, 그만 몸살이 나고 말았어요. 혼자서 다 하기에는 벅찬 일이었으니까요.
옆 마을 분이는 바쁘다 총각이 만든 종이를 좋아했어요. 종이를 사러 와서는 빛깔이 참 곱다며 칭찬하기 일쑤였죠. 바쁘다 총각은 그런 분이가 좋았고, 분이도 바쁘다 총각을 좋아했어요. 바쁘다 총각은 분이와 결혼해 바쁘다 신랑이 되었어요. 바쁘다 신랑은 종이 만드는 일을 늘 분이와 함께했어요. 종이 만드는 일도 좋았지만 분이와 함께하니 더 즐거웠죠.
“우르르, 쾅! 쾅!”
어느 날, 천둥이 치고 하늘에는 새까만 구름이 몰려왔습니다. 바쁘다 신랑은 말리고 있던 종이를 허겁지겁 거두기 시작했어요. 분이도 도우려고 종잇장을 맞들었죠. 혼자서 할 때보다 둘이서 하니 후다닥 일을 마칠 수가 있었어요. 종이를 다 치우고 나서야 비가 쏟아지고 시작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가벼운 백지장도 맞든다고 바쁘다 신랑과 분이를 놀렸어요. 하지만 바쁘다 신랑과 분이는 백지장 맞드는 걸 멈추지 않았어요. 함께하니 힘도 전혀 들지 않고 즐거웠으니까요.
■ 흥미로운 이야기로 속담을 배우는 ‘이야기 속담 그림책’ 시리즈
속담은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짧은 글입니다.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글만 봐서는 그 의미를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속담의 교훈을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속담의 뜻을 알려 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속담이 녹아든 흥미로운 이야기를 슬쩍 건네면 속담을 향한 선입견을 없애고, 보다 속담을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속담의 뜻이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하고요.
‘이야기 속담 그림책’ 시리즈는 유쾌하고 따뜻한 속담 속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기존의 속담을 넘어선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뻔해 보이는 속담 이야기가 이 시리즈를 통해, 무궁무진 상상의 날개를 타고 새롭게 탄생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진숙
대학에서 유아교육과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동시를 써서 창주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오늘만 져 준다》가 있고 창작 동화 《구쁘다 이야기 열 조각》에 단편 동화 두 편을 실었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들과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며 동시와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그린이 : 이새미
텍스타일을 전공하고 꼭두 일러스트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도도나무로 한국안데르센 대상을 수상하였고, 그린 작품으로는 《잘 자요 안녕》 《내가 아기였을 때》 《좋은 날》등이 있고, 쓰고 그린 작품으로는 《반쪽 섬》 《빙하 섬을 지켜 주세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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