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요즘 말로 하면 일종의 ‘플랫폼’이랄까요. 우리말로 하자면 백구마당이죠. 옛날 동네가면 공회당 앞에 넓은 마당이 있잖아요. 거기서 타작을 하기도 하고 동네잔치를 한다면 거기서 돼지도 잡고, 애들이 자치기도 하는 곳이 플랫폼이죠. 용도가 하나로 있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양하게 활용되는 곳이었어요.”
- 김진식
집현전은 1978년과 1980년대 사이 전국적으로 생겨난 양서협동조합 운동 중 하나였다. 양협운동은 부산, 마산, 대구, 서울, 광주, 울산, 수원 7대 도시에서 생겨난 자발적 시민사회운동 양협운동의 전파에 대한 기존 설명을 종합해보자면, 1978년 4월 5일 부산양협이 설립되었고, 이를 모방해 1978년 8월 12일 마산양협(집현전)이, 1978년 9월 22일 대구양협이, 1978년 11월 12일 서울양협이 창립됐다.
경제적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설립된 일반 협동조합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지녔던 양서협동조합은 각 지역에서 민주화운동 및 시민사회운동의 주춧돌을 놓았지만 지금까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양협운동이 정치적 사건의 중심으로 부각된 계기는 부산양서협동조합이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부터였다.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7월 17일 해산한 경남양협과 달리 1979년 10월 570여 명에 달하던 부산양협 조합원 300여 명은 부마민주항쟁의 배후로 몰려 강제 연행 당했으며, 조합은 11월 19일 강제 해산되었다.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사건은 바로 해산된 부산양협 회원들이 이어간 사회과학 독서모임이 발단이 된 사건이었다.
부산양협의 강제 해산 이후 마산을 제외한 대구, 서울, 광주, 수원, 울산의 양서협동조합 역시 전두환 정권의 감시, 방해, 내부여건으로 인해 해산의 수순을 밟았다.
경남양협은 “부산양서협동조합과 같은 독특한 서점을 하고 싶다”는 이광두 회장의 바람에서 시작했지만, 그 배경에는 마산 출신 서울 유학생들의 모임인 재경마산학우회와 재경마산학우회에서 파생된 현실인식을 위한 사회과학 소모임, 이 소모임과 경남대생이 결합해 만든 마산지역 소모임이 있었다.
<집현전 그때 그 사람들>은 집현전의 태동과 운영, 부마민주항쟁 전후의 사건들을 이야기한 테이블토크와 참석자 개인의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개별 인터뷰에서는 단순히 집현전의 이야기에 국한하지 않고, 가족관계, 자라온 환경,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등 각 개인이 전하고자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묻고 그 내용을 실었다.
작가 소개
손상민
신춘문예 희곡 <잃어버린 계절>로 등단 후 숨어서 쓰던 글을 공개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뮤지컬, 논픽션 동화, 에세이, 영상 스크립트 등 장르불문 닥치는 대로 쓰다가 급기야 벼르던 인터뷰집에까지 이르렀다.
2019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부마민주항쟁영화제> 부대행사 중 하나로 기획된 테이블토크 <집현전 그때 그 사람들> 방청객 네 명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가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한 집현전 이야기에 꽂혀 이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
지은 책으로 영화육아에세이 《나를 토닥여준 영화 속 그 한마디》, 《아홉 살에 처음 만나는 유관순》, 《아홉살에 처음 만나는 김구》, 《초등 4문장 글쓰기 탈무드편》, 《초등 4문장 글쓰기 별자리》 등이 있다.
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나무와바다>를 운영하며, 지역, 인물, 생태 등을 주제로 한 책을 꾸준히 발굴‧기획하고 출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목 차
들어가면서_ 경남양서협동조합의 다른 이름, 집현전
<집현전 그때 그 사람들>
- 테이블토크 1부
- 테이블토크 2부
'그때 그 사람들' 인터뷰
-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진리_ 박진해
- 나만 행복한 게 진짜 행복인가요?_ 정혜란
- 현재는 근대 사회 전체의 거품이 드러나는 시대_ 정성기
- 연극과 술로 도망쳤던 옛 시절, 이제는 잊고 싶어_ 이윤도
- 도시의 기억은 언제고 다시 되살아난다_ 김진식
-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_ 하효선
나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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