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에게 환한 아침 볕을 선사하기 위해
매일 어둠 속을 걷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
“오늘도 더럽고, 냄새나고, 불쾌했던 어둠은
우리가 모두 가져갑니다.”
우리에게는 상쾌하고 아름다운 아침,
누군가에게는 고단하고 쓸쓸한 밤
우리는 매일 아침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를 보며 상쾌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는 합니다. 이처럼 산뜻한 매일을 맞이할 수 있는 이유는 분명 누군가의 노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동안 몰랐던, 또는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던 청소 노동자들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어둠이 깊어지고 모두가 단잠에 들 무렵, 그제야 청소 노동자들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파트 단지, 학교, 공원, 좁은 골목 구석구석까지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남긴 쓰레기를 치우며 수많은 위험을 마주합니다.
쓰레기봉투 속에 담긴 날카롭고 위험한 물건, 쌩쌩 달리는 자동차, 술에 취한 사람의 위협과 누군가의 손가락질……. 이뿐만이 아닙니다. 매서운 바람과, 차디찬 빗방울, 펑펑 내리는 눈과 내리쬐는 햇살도 견디기 힘든 건 마찬가지지요. 더러운 옷과 몸에 밴 악취 때문에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때문에 밤은 이들에게 참 쓸쓸하고 고되고 슬픈 시간일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 노동자들은 오늘도 기꺼이 우리가 남긴 어두운 흔적을 치웁니다. 왜냐면 내리쬐는 아침 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아침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겠다는 그들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일 테지요. 오늘도 그들은 더럽고, 냄새나고, 불쾌했던 어둠을 모두 가져갑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공존하는,
그동안 몰랐던 청소 노동자들의 이야기
매해 우리는 뉴스에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 가운데 항상 빠지지 않는 이야기는 바로 ‘청소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산업 재해로 목숨을 잃은 청소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지자체 소속이 아닌, 민간 위탁 업체 소속의 노동자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사실 책에 나온 이야기보다 더 큰 시련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시가 촉박한 상황 속에서 불안감을 안고 작업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안전 장비를 받지도 못하고, 이로 인해 크게 다쳐도 제대로 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일을 하다가 쉴 수도, 씻을 수도 없습니다. 더위와 추위를 피할 작은 공간마저도 없으며 다리가 아파도 푹신한 의자 대신 스티로폼을 깔고 앉아야 합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공중화장실에서 대충 씻어야 하고 제대로 된 끼니를 해결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청소 노동자들이 호소할 수도 없습니다. 고용을 보장받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안락하고 안전한 아침을 보낼 수 있으니, 이 사실을 모두 외면해도 되는 걸까요? 정말 청소 노동자들의 삶은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요?
그래도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올
청소 노동자들의 찬란하고 따듯한 봄
그림책 <어둠을 치우는 사람들>에는 우리에게 당연한 일상 속에는 사실 누군가의 눈물과 땀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이제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도 아름다운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의 노동 환경이 개선되어야만 합니다.
청소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누구나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어둠과 용기 있게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지요. 이제 다시 그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지치고 다치지 않기를, 슬프고 외롭고 고단하지만은 않은 밤을 보낼 수 있기를, 그래서 언젠가는 찬란하고 따듯한 봄이 그들에게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보람
문예 창작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동화 <난 하나도 괜찮지 않아>, 그림책 <엄마 아빠의 작은 비밀>,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 <할머니와 걷는 길>이 있습니다.
그린이 : 휘리
살아 있는 것의 힘, 그 빛깔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깊은 초록빛을 담은 그림 에세이 <위로의 정원, 숨>, 그림책 <허락 없는 외출>을 비롯해 독립 출판물 <천천히 부는 바람>, <잠을 위한 여정>, <연필로 그리는 초록>, <저녁>을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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