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 언덕의 십자가 -한국 기독교 역사의 발자취- (2021.3)

한국 기독교의 새로운 성지 망우리를 조명한
김영식 작가의 역작, 『망우리 언덕의 십자가』

1933년부터 1973년까지 묘지로 사용된 후, 계속 나무를 심으며 시민의 공원으로 가꿔온 지 어언 50여 년이 된 지금, 망우리공원은 한용운, 오세창, 문일평, 방정환, 조봉암 등의 독립지사와 시인 박인환, 화가 이중섭, 조각가 권진규, 극작가 함세덕 등의 문화예술인이 한데 모여 있는 거대한 근대사박물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인문학적 토대를 제공한 것은, 2009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사잇길에서 읽는 인문학-』라고 할 수 있다. 김영식 작가는 출간 이후 실내외 강의를 통해 꾸준히 망우리의 가치를 알리는 한편, 추가의 연구 조사를 통해 개정3판(2018)까지 내며 60여 명의 유명인사를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지은이 김영식은 작가‧번역가 외로 몇 년 전부터는 망우인문학자라는 타이틀까지 붙이며 망우인문학의 정립까지 지향하고 있는데, 그 회심의 후속 작품으로, 망우리의 기독교계 인물을 정리한 『망우리 언덕의 십자가』(호메로스)를 출간하였다.

망우리에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가 모여 있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계 인물이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기독교는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독립운동뿐 아니라 해방 후의 산업화와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즉 우리나라 기독교의 역사를 알아야 우리 근현대사의 전모를 볼 수 있으니, 본서는 기독교인에 한정하지 않고 인문학을 즐기는 교양인의 필독서가 될 것이다.
망우리공원의 묘지 사용 기간의 특성상 ‘최초’, ‘초대’, ‘초기’라는 수식어가 붙는 많은 선구자가 한데 모여 있는데, 이는 기독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기독교 최초의 유아 세례자 서병호, 최초의 여성 기독교 장로 김말봉, 초기 기독교인으로 독립운동에 앞장선 안창호, 유관순, 유상규, 이영학, 서광조, 강학린 등의 애국지사, 해방 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아동문학가 강소천 등이 기독교와 함께한 자신의 삶은 물론, 그들 삶의 배경이 되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또한 기독교계 인물로서 애국지사뿐 아니라 안타까운 변절이나 오랫동안 소외된 죽음, 일본인 두 명도 망우리는 모두 포용하고 있으니, 이는 바로 기독교 정신과 다름없다. 그들 모두 속세의 영과 욕을 다 잊고 망우리에 한데 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망우리는 현충원보다 더욱 다양한 종교적·인문학적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총 24인을 1, 2부로 나누었는데, 1부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나라에 목숨을 바친 12인의 애국지사를, 2부는 교육과 문화를 통해 이 땅에 씨앗을 뿌린 12인(일본인 2인)의 인물을 중심으로 하였다. 이들 중 안창호, 서병호, 문명훤, 김봉성, 강학린 등 5인은 현충원 등으로 이장되었으나 남겨진 비석이 그들의 자취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비석(금석문)은 역사의 증거가 되는 소중한 문화재인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 서민의 이야기도 덧붙였는데, 남편이 아내에게 바치는 글, 어머니가 요절한 아들에게 바치는 글 등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어느 비석에는 흥남철수의 영웅 현봉학 박사의 이름도 유족으로서 새겨져 있다. 망우리에 유달리 십자가가 많은 이유를 설명하며 지은이도 처음에는 깨닫지 못했다고 하니, 책을 직접 펼쳐보지 않고서도 대답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끝으로 머리말에서 밝힌 김영식 작가의 말을 옮겨 본다.
“망우리공원을 걸으며 실제 삶에서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고 소천한 분들을 찾아, 그들을 기리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얻었으면 한다. 나아가 망우리공원이 새로운 성지순례의 장소로서도 부각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004 머리말 망우리에 십자가가 많은 이유

1부 겨자씨 한 알의 믿음
014 임시정부 통합에 힘쓴 겨레의 지도자 / 도산 안창호
 기독교 정신을 통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 많은 흥사단원이 죽어서도 도산 주위에 모였다. 왜 도산이 많은 이의 존경을 받았는지, 망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7 도산 안창호의 영원한 비서 / 태허 유상규
 도산은 제자 유상규의 옆에 묻히기를 유언하여 망우리로 왔다. 보통의 부자지간 이상의 관계를 맺은 유상규는 조선의사협회 설립의 주역이었다.
040 도산의 조카사위·흥사단원 / 애국지사 김봉성
 신성학교 학생으로 3‧1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 1943년 도산의 우측으로 왔다. 부인 안맥결은 여경 출신의 애국지사.
046 도산 옆에 잠든 선천의 흥사단원 / 향산 이영학
 한국 기독교의 예루살렘이라 불렸던 평북 ‘선천’에서 민족운동에 헌신한 애국지사. 선천 기독교의 부흥을 이끈 부친 이창석의 일화도 소개.
056 한글을 연구한 애국지사 / 지기 문명훤
 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독교를 선택하고 실천한 애국지사. 아들은 미국 삼문그룹 문대성 회장이다.
063 재림교 순안의명학교 출신의 교육가 / 추담 허연
 삼육병원에서 일하고 삼육학교를 나와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 취득 후 민족계몽에 앞장선 교육가. 도산의 발치에 묻히고자 망우리로 왔다.
070 함북 성진의 3·1운동을 이끌다 / 목사 강학린
 그리어슨 목사와 함께 성진의 기독교 지도자였던 강학린 목사. 비석에는 가수 강수지(증손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079 한국 최초의 기독교 유아 세례자 / 송암 서병호
 최초의 성경 번역자 서상륜의 아들이며 새문안 교회 설립 멤버. 서병호의 가족사는 손자 서경석 목사까지 이어진다.
088 조선국민회 결성의 주역 / 애국지사 서광조
 목포기독청년회의 주역, 묘역은 2017년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095 100년 만에 찾은 유관순 열사의 유해 / 이태원묘지무연분묘합장묘
 유관순기념사업회가 망우리에서 매년 열사의 순국일 9월 28일 15시에 추모제를 열기로 결정한 사연을 소개한다.
104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동기 / 김분옥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여성운동가 김분옥을 소개한다.
111 그가 마지막으로 청한 말씀 / 죽산 조봉암
 강화중앙교회의 청년 권사 출신의 정치가 조봉암은 정적에 의해 처형당했다. 그가 형장에서 마지막으로 청한 말씀은?

2부 눈물의 씨앗 기쁨의 열매
128 한국인 최초의 의료선교사 / 해관 오긍선 (장남 오한영, 제자 이영준)
개업보다 청년 교육에 헌신한 해관 오긍선. 아들 보사부장관 오한영. 제자이며 세브란스의전 3대 교장을 지낸 이영준의 이야기.
143 기미 33인의 기독교 대표 / 중앙보육학교장 박희도
3·1운동 학생·청년층의 지도자, 기독교계의 실무자, 유아 교육의 선구자.
155 동아일보의 초대 주필 / 설산 장덕수
 임시정부, 동아일보, 보성전문, 한민당에서 활동한 재사.
166 경기여중고 15년의 교장 / 난석 박은혜
 장덕수의 아내. 조부는 박정찬 목사이고 부친은 박예헌 목사이다.
175 여성 최초의 기독교회 장로 / 소설가 김말봉
 기독교 정신을 글과 행동으로 실천한 여성의 선구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장로.
186 나를 믿는다면 내 양을 먹이라 / 콩박사 김호직
 한국인 최초의 몰몬교 신자, 교육부 차관으로 한국의 과학 발전에 공헌하였다.
192 ‘꿈을 찍는 사진관’의 주인 / 아동문학가 강소천
 해방 후 아동문학의 대표적 인물 강소천과 부인 최수정 권사의 스토리.
201 크리스천 홈의 태양 / 유달영의 제자 이경숙
MRA의 초기 활동가, 기독교 여성의 영원한 거울.
209 영원한 우리의 친구가 된 일본인 / 민예연구가 아사카와 다쿠미
 기독교의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유언으로 이 땅에 잠든 일본인.
220 한반도에 포플러와 아카시아를 심다 / 총독부 초대 산림과장 사이토 오토사쿠
 무교회파 우치무라 간조의 벗, 신사참배를 부정한 기독교인. 유언으로 이 땅에 잠들다.
231 영화롭다 주 계신 곳 / 서민의 비명
 망우리 곳곳에 보이는 기독교인의 비문은 감동을 전해준다. 어느 비석에는 흥남철수의 영웅 현봉학 박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239 맺음말 다시 살아난 ‘망우’의 의미
242 망우리공원 유명인사 일람표
244 망우리공원 찾아가는 길과 추천 코스
248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