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날개 어니스트

마음이 하는 말을 따라가면 멋진 세상이 펼쳐질 거야!

『푸른 날개 어니스트』는 어른의 충고를 잘 듣지 않는 아이 ‘프레다’의 이야기다. 프레다는 높은 나무에 오르고 세찬 여울에서 헤엄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 많은 아이다. 어른들은 늘 프레다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프레다가 조심성 없는 아이여서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할 때마다 종종 눈앞에 놀랍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프레다는 우뚝한 나무를 타고 오르다가 미소 짓는 나무의 얼굴을 발견하기도 하고, 깊은 물속으로 헤엄쳐 가다가 멋진 바다코끼리 무리를 만나기도 한다. 프레다는 마음껏 모험하며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과 교감한다.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등장인물과 짙푸른 야생을 배경으로 작가가 세밀하게 그려 낸 환상 세계 속에서 어린이 독자는 프레다가 느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푸른 날개 어니스트』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분명 멋진 세상이 반겨 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주혜 작가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말로 섬세하게 옮겼다.

낯선 존재를 환대하는 다정한 마음

어느 날, 날개가 부러진 딱정벌레가 마을에 찾아온다. 프레다는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딱정벌레를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보살핀다. 먹을 것을 주고 ‘어니스트’라는 근사한 이름도 지어 준다. 프레다의 우정에 힘입어 어니스트의 날개는 날마다 푸른빛으로 물들며 단단해지고, 몸집은 집채만큼 커다래진다.
어니스트에게 도움이 필요했던 때 어니스트를 모른 체했던 사람들은 어니스트가 훌쩍 자라자 비로소 다가와 일을 부탁한다. 성실한 어니스트에게는 점점 많은 일이 맡겨진다. 하지만 몸집이 불어나는 어니스트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골칫덩이’ ‘사나운 짐승’이라고 손가락질하기 시작한다. 마을의 외딴 존재인 어니스트는 사람들의 편의에 따라 때로는 이로운 동물로, 때로운 해로운 동물로 취급된다.
『푸른 날개 어니스트』는 어니스트를 두고 낮게 수군거리던 목소리가 고함과 비명으로 점차 떠들썩하게 변해 가는 모습을 비추며 진실을 흐리는 군중 심리를 드러낸다. 한편 편견 없는 시선으로 낯선 존재를 환대했던 프레다는 마을 사람들에 맞서 어니스트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하는 환상적인 우정 이야기

결국 어니스트가 마을 바깥으로 쫓겨나자 프레다는 친구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하루하루 빛을 잃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무시무시한 폭풍이 불어오고 프레다와 사람들은 마을 회관에 갇히고 만다. 모두가 어둠 속에서 지쳐 갈 때쯤 파란 하늘을 닮은 어니스트의 푸른 날개가 무너진 지붕 틈으로 보인다.
친구를 믿는 프레다와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어니스트가 만들어 낸 놀라운 결말은 독자에게 해방감을 선사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충실할 때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충만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푸른 날개 어니스트』는 “우정으로 세상의 위협에 꿋꿋이 맞서”(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이야기이자 스스로의 목소리를 좀 더 믿어도 괜찮다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든든한 작품이다.

“멋진 우정과 놀라운 발견,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가
늘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 소피 길모어

폭넓은 주제 의식을 담은 그림책

『푸른 날개 어니스트』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만한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그림책이다. 어니스트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에도 끝까지 친구의 편에 서는 프레다의 모습을 보고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야기는 낯선 존재를 대하는 마을 사람들과 프레다의 상반된 태도를 견주며 우리가 상황에 따라 취하는 배척과 포용의 자세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프레다의 모습은 두려운 상황에서 발휘하는 용기의 가치를 강조한다. 프레다, 어니스트,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라는 각기 다른 입장에 자신을 대입하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읽고 생각을 나눈다면 『푸른 날개 어니스트』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어른들은 프레다에게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하지만 프레다는 그 말을 잘 듣지 않아요. 하고 싶은 대로 하다 보면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거든요. 날개가 부러진 푸른 딱정벌레를 만난 프레다는 그에게 ‘어니스트’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 주지요. 하지만 어니스트의 몸집은 갈수록 커지고 마을에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데……. 

지은이 : 소피 길모어
기발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이자 수채화 물감과 펜으로 섬세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에든버러 예술 대학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이탈리아 피사에 삽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꼬마 의사와 사나운 덩치』가 있습니다.

옮긴이 : 이주혜
번역가이자 소설가입니다. 즐겁고 서글픈 마음과 씩씩한 용기를 모두 그림책을 읽으며 배웠습니다. 그래서 좋은 그림책을 번역하게 되면 기쁩니다. 어린이들이 프레다와 어니스트처럼 자신의 마음을 용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프랑스 아이처럼』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등이 있고 쓴 책으로 『자두』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