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코로나19 시대, 온몸으로 변혁의 필요성을 느끼는 가운데,
경쟁만을 강조하는 입시 중심의 교육 체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2004년 문을 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은 우리 사회에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꾸준히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내어왔다. 2008년 한-미FTA와 광우병 집회 때는 ‘생태적 상상력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냈었고,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펴내며, 생명보다 돈에 더 가치를 두는 시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윤리적 세대가 탄생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전국을 들끓게 했던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때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만드는 살아 있는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고민하며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를 펴내기도 했다.
2020년 4월, 인디고 서원 청소년들은 『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이다―코로나 시대, 새로운 교육을 위하여』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위험에 빠진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가, 진정한 공부란 과연 무엇인가를 주제로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펼친 바 있다.
1년 후인 2021년 3월, 그때 그 청소년들은 ‘코로나19 교육 보고서’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로 독자들에게 다시 찾아왔다. 과연 그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오고 있을까?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그 위기 상황에서 여전히 공부만을 하며 지내왔을까? 아니면 결코 혼자서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음을 느끼며 여럿이 공생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까?
●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 사이 학업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출발합니다. 학교에 도착하면 줄을 서서 손 소독을 하고 열을 재고 교실로 들어갑니다.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럼 교실 상황은 어떨까요? 교실에서 친구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과 공부에는 손도 대지 않는 친구들입니다. 온라인 수업을 기회로 열심히 공부해 성적을 올린 친구들이 있지만, 아예 공부를 놔버리고 모든 것에 무기력해진 친구들도 있습니다.”
● 학교가 공동체 안에서 협동을 배우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줄고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 수업에서 대부분 학생이 마이크와 캠을 켜지 않습니다.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은 중간에 질문하는 학생이 있기는 하지만, EBS 온라인 클래스는 질문하기도 힘들고 영상만 보고 과제만 내면 끝나니 대충 듣는 학생도 많습니다. 학교가 중요한 이유는 선생님과 여러 친구가 공동체 생활을 하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둠 활동도 없어졌고, 선생님과 하는 재밌는 대화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또한 친구 얼굴을 보지 못하니 서로 어색해져 대화하기 힘듭니다.”
● 학교는 공감과 공생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온라인 수업을 하니 장점도 있습니다. 등하교 시간을 절약하고, 교실 청소를 할 필요도 없고, 화장실도 편하게 쓰고, 불편한 교복을 입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듯 학교에서 겪었던 불편함들을 겪지 않아도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중요한 기능,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 시간에 화상으로만 만나다 보니, 새로운 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지는 시간이 없어졌습니다. 확실히 새 친구들과 소통이 줄어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을 집중하게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하십니다.”
● 학교에서 살아갈 이유를 함께 찾을 수 있는 곳이길 바랍니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닌 세상과 마주할 때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공부하고 친구들과 놀면서 사교성을 키워 나중에 사회로 나갔을 때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는 친구를 사귈 뿐만 아니라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곳입니다. 세상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어주는 곳입니다.”
● 한국 학생들은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성적을 얻는 그 과정이, 그리고 그 결과가
정말 자랑스러울까? 혼란스러울까?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12년을 버티는 것일까?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정해진 길이 있으니 부모님과 교육 제도가 이끄는 대로 갈 뿐입니다.”
“다 버티고 나면 자랑스러울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좋은 학교와 성적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일부는 자랑스럽고 일부는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마음으로 버티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이 이미 지금의 교육 방식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교육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지, 앞으로 새로운 위기가 닥쳤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하게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일지 고민하고 그것을 극복할 방법을 함께 찾기 위한 코로나19 교육 보고서인 이 책을 시작으로, 전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여기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들까지도 함께 목소리 내어 써내려가면 어떨까. 이러한 목소리들이 점점 모여 커지다 보면, 이 위기를 현명하게 이겨내면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켜내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는 좋은 어른들의 메시지들도 이 책에 담았다. ‘삶을 바꾸는 희망의 책읽기’라는 주제를 담은 『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의 저자 델핀 미누이, 전 세계 9세부터 12세까지 아이들의 학교 가는 길을 담은 영화 <학교 가는 길>을 제작한 시그리드 클라우스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새로운 지구의 모습을 찾아나선 영화 <2040>을 제작한 데이먼 가뮤, 지구 곳곳의 심각한 기후변화의 모습을 담으면서 내일을 위한 정의로운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야나 슈타인게써, 이 네 사람이 청소년들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새로운 선택과 결단을 응원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 지난 한해, 교육의 양극화와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모두 절감하는 중이다. 또한 동시에 학교의 역할은 무엇이며,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여전히 더 무서운 것이 ‘공부’인 나라,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입시 경쟁’의 나라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알게 하기 위해 사회 전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잠시 지금의 교육을 멈추고 다 함께 고민해보자.
정의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세대의 생존을 위한 일이다. 그리고 정의로운 세계를 만드는 깨어 있는 시민은 교육을 통해 탄생한다. 현실의 부정의에 응전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교육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우리는 교육 혁명을 통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청소년이 쓴 코로나19 교육 보고서의 결론이다.
* 이 책의 내용
<1장 나는 대한민국 학생입니다>에서는 극심한 경쟁 교육 시스템 속에서 많은 상처를 입고 있는 청소년 자신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찾아가고자 하는 절박한 외침을 들을 수 있다. 성적 압박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원망하는 모습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나는 대한민국 학생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 정체성 속에는 경쟁에서 이기려 애쓰는 이기적인 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부당하다 생각하는 일에도 침묵하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도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 시스템을 누군가 바꾸어주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학부모와 교사가 이 문제를 통감하여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학교 공간을 바꾸고, 교육 내용을 바꾸면서, 그렇게 교육 제도는 바뀌어 갈 것이다.
<2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에서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생물종 다양성의 급감, 불평등의 심화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의 선택이 20년 후, 30년 후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직시하고,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며, 그 세계의 가능성을 실현할 능력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정신과 영혼의 성장을 돌보며 더불어 사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 정신이다. 더 나은 미래, 낙관할 수 있는 내일, 지속가능한 세계를 청소년이 꿈꾸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인문학 교육은 지금 이 순간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2부에서 청소년들은 이 세계가 앓고 있던 불평등과 부정의라는 오래된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시민이자 정의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씩씩한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작가 소개
2004년에 문을 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더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창조적 열정으로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작은 혁명가들이 여기 있습니다. 진실과 정의, 용기와 순수를 가진 이 혁명가들이 꿈꾸는 세상은 모든 사람이 자유와 평등을 누리며 사랑과 행복의 삶을 살 수 있는 에코토피아입니다.
그러나 이 젊은 혁명가들은 일상의 아름다움과 세상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일을 놓치지 않습니다. 지금 옳다고 생각한 바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의 혁명 방식입니다. 각자의 삶의 장에서 배움과 소통의 장들을 만들어내고 그 아름다운 연대를 통해 이들이 꿈꾸는 정의롭고 아름다운 세상은 더디게라도 반드시 올 것입니다.
목 차
여는 글
1장 나는 대한민국 학생입니다
1. 코로나19 교육 보고서
2. 우리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3. 경쟁이 없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4.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인터뷰1: 델핀 미누이 “삶을 바꾸는 희망의 책읽기”
인터뷰2: 시그리드 클라우스만 “학교 가는 길, 새로운 길”
2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
1. 우리 교육의 티핑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2. 2040년 한국은 지금의 교육이 결정한다
3. 희망을 지속가능하게 하라
4.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이다
인터뷰1: 데이먼 가뮤 “새로운 2040년을 향하여”
인터뷰2: 야나 슈타인게써 “정의로운 선택이 만드는 희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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