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유럽 문단의 거장 세스 노터봄,
지중해 연안 도시들에서 감각적으로 직조해낸
죽음과 마음의 치유에 관한 여덟 가지 이야기
당신은 하루에 한 번씩 죽고 싶어했고
매일 밤 어둠을 두려워했다.
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사고로 목숨을 잃은 건 나였다.
나의 빛은 꺼져가고 있지만
아직 진짜 이별이 온 건 아니다.
죽음은 세 가지 순간으로 나뉘니까.
우리가 헤어질 때, 육체가 죽었을 때,
그리고 마침내 산 자가 죽은 자를
혹은 죽은 자가 산 자를 잊기 위해 마음먹은 때.
세스 노터봄은 스물두 살에 장편소설 『필립과 다른 사람들』을 발표하고 안네 프랑크 상 첫 수상자가 되면서 유럽 문단의 스타로 주목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방랑처럼 계속된 여행의 경험과 고전·역사·철학·예술에 대한 해박함을 바탕으로 문단의 철학자, 여행자, 모방할 수 없는 작가로 불리며 폭넓은 사유와 독특한 통찰이 빛나는 작품세계를 구축한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는 20개국 출간 베스트셀러 『계속되는 이야기』에 이어 노터봄 문학의 핵심이 응축된 대표 소설집이다.
★ 2010 벨기에 황금부엉이상 수상
이 소설집은 마음을 다친 이들을 위한 정교한 장난감이다. 인디펜던트
요란하게 마케팅된 그 어느 걸작들보다 훨씬 큰 진실을 품고 있다. 리터러리 리뷰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모든 단어와 관찰적 묘사는 계산된 동시에 여운을 남긴다. 아이리시 타임스
시간과 존재를 붙들어두는 사진을 매개로 산 자와 죽은 자는 교감한다
「곤돌라」 「헤인즈」 「파울라」
세스 노터봄이 천착해온 대표 주제는 ‘죽음’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 이별의 의미, 산 자와 죽은 자의 마음에 대해 묻고 사유하며 자신의 문장으로 그 미지의 세계를 다뤄왔다. 노터봄은 『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에서 시간을 잡아두고 속이는 ‘사진’을 통해 죽은 자를 기억하는 인물들을 그린다. 「곤돌라」의 주인공은 사십 년 전 베네치아 여행에서 애인과 찍었던 사진 한 장을 들고 다시 그 장소를 찾는다. 사진 속 여인은 세상을 떠나고 없다. 그는 죽은 자를 생생히 떠올리게 하고, 더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대면시켜주는 사진의 위력에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더불어 사십 년 전 머물렀던 공간을 다시 거닐며 죽은 애인의 부재(不在)를 느끼는 여행을 통해 아직 어딘가 열려 있는 그녀와의 관계를 나름의 방식으로 끝맺고자 한다. 그는 그 이별 의식이 살아 있는 자신과 죽어버린 그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안다.
실제로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에서 그저 사라져버린다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다. 필요한 건 백 가지 평행한 삶들이다. (18p, 「곤돌라」)
과거의 일에서 무언가 놓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가령 검증해보는 일이나 이별의 형식 같은. 필요하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끝맺음이 있어야 한다. (25p, 「곤돌라」)
「헤인즈」에서 ‘나’는 과거에 자주 어울린 무리와 찍었던 단체 사진을 본다. 그중 헤인즈는 이탈리아 해안지역 리구리아에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뒤 술로 급격하게 망가져간 인물이다. 나는 남모르는 비애를 품은 동시에 경박함과 유쾌함을 지닌 헤인즈에게 정의할 수 없는 매력을 느끼고 함께 어울리지만, 결국 그가 망가진 몸으로 죽음에 다다른 순간에는 먼 곳에 떨어져 있게 된다. 훗날 나는 사진 속 헤인즈의 모습을 낯설게 바라보려고 시도하며 그의 삶에 대해 새롭게 알아낼 단서들이 있을지 탐색한다. 「파울라」의 화자 역시 수십 년 전 함께 어울리던 무리 중 유일하게 자신이 깊은 감정을 품었으나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여인 파울라를 기억한다. 최소한의 물건만 남기고 텅 빈 집에서 수도자처럼 살고 있는 화자는 여전히 과거의 기억만을 잔뜩 끌어안은 채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며, 이것이 완전히 이별하지 못한 자신이 그녀와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은 세 가지 이별의 순간으로 나뉜다
「마지막 오후」 「파울라 Ⅱ」
노터봄은 육신의 죽음 이후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소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는데, 이는 죽은 자의 정신뿐 아니라 남겨진 이의 마음이 치유되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 오후」에서 ‘나’는 급작스럽게 죽은 남편과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지낸다. 그러다 어느 늦은 오후, 여느 때처럼 정원에 드리운 사이프러스 그림자가 담장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돌연 깨닫는다. 이제야 자신의 남편이 죽었음을, 빛의 움직임에 민감하고 밤을 두려워했던 그 남자를 진정으로 떠나보낼 순간이 왔음을. 그러면서 그녀는 죽음이 세 가지 순간으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헤어질 때, 육체가 죽었을 때, 그리고 산 자가 죽은 자를 혹은 죽은 자가 산 자를 잊기로 마음먹은 때.
그가 죽었을 때 그녀에게 그건 진짜 죽음을 뜻하지 않았다. 지금에야 그는 죽었다. 그녀에게 그의 진짜 죽음은 사이프러스 그림자가 담장 높이 드리웠던 비밀스러운 순간에 일어났다. 어찌 그토록 확신할 수 있을까? 그녀는 세 가지 순간을 생각했다. 이별의 순간, 그의 죽음의 순간, 그리고 그를 잊기 위해 오래 끌어온 지금의 순간. 이제 그는 하나의 그림자가 되었고, 그 그림자는 진짜 죽음이었다. (135p, 「마지막 오후」)
내 존재는 내 기억들이다. 그건 확실하다. 그러나 그 기억들을 얼마나 간직할 수 있는지는 모른다. 그 기억들을 잃은 뒤에야 내 진짜 죽음이 오는 것이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하는 건 그런 의미에서다. 죽었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아직 내가 무언가 끝맺음할 일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178p, 「파울라 Ⅱ」)
「파울라」에서 회상의 대상이었던 죽은 파울라가 「파울라 Ⅱ」에서는 화자로 등장한다. 그녀는 죽음 이후 존재도 시간도 없는 상태에 놓이지만 자신의 기억만은 생생히 간직하고 있다. 그 모든 기억들을 벗어내고 진짜 죽음에 이르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뒤늦게 깨닫는 후회라는 감정 안에 좀더 머물며 자기 삶에서 해소하지 못했던 물음들을 던진다.
자연 속에서 분투하는 생과 죽음의 몸짓
「뇌우」 「9월 말」 「가장 먼 곳」
오랜 세월 세계를 여행하고 세상을 탐구해온 노터봄의 소설에서는 흥미로운 여행기 혹은 자연을 노래하는 섬세한 서정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 도시를 배경으로, 죽어야 하는 운명과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지닌 인간이 자연 속에서 교감하고 굴복하고 몸부림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수지의 몸무게는 48킬로그램이다. 따라서 바람이 세게 불지 않아도 바다로 나가는 넓은 도로에서는 충분히 날아갈 수 있다. 위성류나무, 소나무, 무화과나무, 나뭇잎이 흔들리고 바람이 운다. 끝까지 버티는 거야, 그녀는 가냘픈 왼쪽 어깨로 바다에서 육지를 향해 휘몰아치는 광풍을 맞으며 중얼거린다. 끝까지 버티는 거야. (115p, 「9월 말」)
백 마리의 갈매기떼보다 더 크게 비명을 질러댄다. 그곳에 빠져 죽은 자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남자와 여자 모두 돌아오라고 소리친다. 나는 안다. 그 깊은 곳으로 사라져버리고 싶음을, 흔들리며 춤을 추는 물결 속으로 없어져버리고 싶음을.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춤이 끝났다는 것도, 다시 먼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안다. (200p, 「가장 먼 곳」)
「9월 말」에서 ‘수지’는 스페인에 사는 영국인이고,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해안가 집에서 홀로 살고 있다. 그녀와 잠자리를 하는 동네 술집의 종업원은 빨리 찾아온 추위 탓에 관광객이 줄자 도시를 떠날 생각을 하지만, 그녀는 영국식으로 추위에 대비하고 그곳 자연에 순응하며 “끝까지 버티는 거야”라는 말을 주문처럼 읊조린다. 「가장 먼 곳」의 ‘나’는 흐린 날이면 섬 가장 멀리 있는 등대에 간다. 분노와 환호가 교차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드넓은 바다 앞에서 춤을 춘다. 굽이치는 물결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먼저 빠져 죽은 자들을 생각하며 소리만 지를 뿐이다. 결단하지 못하고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자신에게 굴욕감을 느끼며 다시 강풍이 불고 바다가 광포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세스 노터봄
1933년 7월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출생했다. 가톨릭 신자인 의붓아버지에 의해 수도원 소속 학교들에 보내졌으나 전학을 거듭하다 위트레흐트의 야간학교에서 중등교육을 마쳤다. 유럽 전역을 유랑하듯 여행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소설 『필립과 다른 사람들』(1955)을 출간했다. 이 작품으로 안네 프랑크 상 최초 수상자(1957)가 되면서 유럽 문단의 스타로 부상했다. 시집 『죽은 자들이 고향을 찾는다』(1956), 희곡 『템스강의 백조들』(1959), 여행기 『브뤼에에서의 어느 오후』(1963) 등으로 다채로운 글쓰기를 선보였다. 작품 중 최초로 장편소설 『의식』(1980)이 영미권에 소개되며 이름을 알렸고, 장편소설 『계속되는 이야기』(1991)가 20여 개국에 번역되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산티아고 가는 길』(1992)을 비롯해 20편이 넘는 여행기를 써내며 여행문학의 심오한 지평을 연 작가로 손꼽힌다. 미국의 페가수스상(1983), 유럽의 아리스테이온상(1993), 독일의 괴테상(2002), 네덜란드의 페이 세이 호프트 상(2004) 등을 수상하고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1991)을 수훈했으며, 베를린예술아카데미와 미국현대어문협회 회원으로 임명되었다. 세스 노터봄은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체득한 경험과 고전·역사·철학·예술에 대한 해박함을 바탕으로 시와 소설, 에세이와 여행기, 희곡과 시사평론 등을 집필하며 폭넓은 사유와 통찰 위에서 고유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옮긴이 : 김영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스위스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성균관대학교에서 고대 게르만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 명예교수로 있다. 옮긴 책으로 『계속되는 이야기』 『의식』 『희망과 기도』 『희망을 키우는 착한 소비』 『희망을 거래한다』 등이 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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