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헬조선’에서도 진정한 치유가 일어날 수 있을까?
- 나와 세상을 이루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흔히 ‘헬조선’이라는 말을 쓰고, 우리 민족의 기본 정서가 ‘한’이라 말하기도 한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이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음을 풍자하는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노릇이다. 비록 이 말이 힘든 심정을 대변하는 말이라 하더라도 몇 번 연거푸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자괴감과 불행감이 따라온다. 이 땅에 더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이 연이어 나올 것만 같다. 한 맺힌 삶은 ‘화’를 불러오고 심지어는‘화병’을 일으켜서 우리 민족의 대다수는 화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식의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정서가 ‘한’이라는 말이 무조건 잘못되었고 터무니없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런 사실이 하나의 부분일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부분을 전체로 통틀어 칭하는 것은 맞지 않다. 게다가 ‘한’이라는 감정은 어느 특정한 민족이나 나라가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정서이다. 굳이 그 ‘한’을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로 치부하는 것은 맞지도 않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헬조선’이나 ‘한’이라는 말로 대변했지만, 그 외에도 우리 문화를 폄하하며 부르는 습관이 많다. 이러한 부정성은 집단적인 정신병리 증상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나와 세상을 이루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벗어나는 것은 부정적 인식을 그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긍정적 인식의 불을 켬으로써 일어난다.
지금의 시대적 흐름은 병리적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 세상은 이미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했으며, 이는 인공지능으로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어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기계는 생활화되고 보편화되어가고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 깊이 침투되어 인간은 기계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기계와 친밀해질수록 인간은 아프기 마련이다. 자연 속의 한 존재인 인간이 자연답지 못할 때 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니 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꾸기 위해 ‘치유’가 필요하다. 이대로 두면 인간은 점점 기계를 닮아갈 것이다. 인간이 기계화된다는 것에는 여러 측면의 의미가 있겠지만, 핵심은 이것이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배우고 나누는 것의 상실이다. 즉, 사랑을 잃어가고 마비가 되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은 아픈 몸과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는가?
- 우리가 속한 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 치유의 핵심
우리는 우리가 속한 문화를 치유로 가져와야 한다. 치유의 에너지는 ‘사랑’으로 인해 일어나며 그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 바로 ‘치유’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시대는 ‘사랑’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총체적인 병폐가 진행되는 이유는 인간이 점점 기계화되어가는 데서 비롯된다. 또한, ‘기계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인간끼리 소통하는 시간보다 기계와 소통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의 부품을 교체하듯이 피상적으로, 이용에 목적을 두고 대한다. 무수한 기계 중에서 성능 좋은 기계를 선택하듯이 특정한 목적에 부합하는 인간만을 취하고 나머지는 탈락시킨다. 문명의 이기를 누릴수록 인간은 아프다. 눈에 보이는 성장만 목표로 할 때 분명히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인간이 가진 책임을 다하게 될 때 건강할 것이다. 그것을 응축해서 말하자면, ‘사랑’이다.
이 시대의 화두는 단연코 ‘치유’이고, 속성은 ‘변화’이고, 핵심은 ‘사랑’이다. ‘치유’는 변화를 수반하고, 치유는 사랑으로 인해 일어나기 때문에 이 시대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치유의 시대’이다. 이 말은 지금은 무엇보다 병리적 현상이 만연하므로 치유를 다양한 각도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즉, 사회, 경제, 문화, 예술, 정치, 환경에서 ‘치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도 체계적으로 각 방면에서 함께 ‘치유’가 일어나야 한다. 치유는 개인의 변화부터 개인이 속한 사회와 문화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우리는 삶 속에서 올바른 변화의 힘을 느끼고 누릴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사회 전반적인 흐름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자리 잡혀갈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힘이 있다. 그 힘이 때로는 지배 세력의 교묘한 논리에 의해 폄하되거나 훼손되기도 했지만,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진리는 살아 있다. ‘진리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이 말은 성경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찾고 알게 되고 이를 누릴 때 삶은 더없이 ‘자유’로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문화 속에서 면면히 흐르는 진리를 발굴해내고자 한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치유가 절실한 시대이며, 우리가 속한 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 치유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시아(詩兒)는 시를 쓰는 아이라는 뜻이다. 신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모두 아이다. 누구나 영혼의 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신의 섭리대로 감사하며, 춤추듯, 환하게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자이다. 간호학, 국문학, 문예창작학을 거쳐 문학치료학을 전공하였고 통합 예술·문화치유인 ‘심상 시 치료’를 개발하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몇몇 대학교에서 심상 시 치료를 활용해서 가르치고 있다. 상처를 극복한 치료사,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이고, 인간이 저마다 빛깔이 다른 빛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역경의 극복이 성공이며, 감사, 용서, 꿈이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하는 열쇠인 것을 믿고 있다. 현재 심상 시 치료 센터장이다. 다수의 대학에서 ‘독서치료’, ‘현대 사회와 정신 건강’, ‘사이코드라마’, ‘연극 치유’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당신의 마음을 글로 쓰면 좋겠습니다》가 있다.
목 차
프롤로그
- 우리 문화에 대한 물음 • 005
PART 1
문화 예술 치유 – 이론편
01 문화 예술을 통해 치유로 다가가기 • 019
치유의 이해와 접근
02 문화를 치유에 활용하는 법 • 038
문화 치료
03 전인격적인 통합 문화·예술 치료법 • 044
심상 시 치료
04 온전한 마음과 영혼을 위한 심상 시 치료 • 060
심상 시 치료 이해하기
05 문화 예술 속에서 발견하는 치유의 속성과 범위 • 067
치유 비평의 범주
06 올바른 치유의 기법과 마음에 대하여 • 072
치유 비평의 전제 조건
PART 2
문화 예술 치유 - 실전편
01 지혜 행주치마, 강강술래, 똬리 • 092
02 자애 반가사유상, 골무, 덕담 • 112
03 용기 대문놀이, 옹헤야, 연날리기 • 132
04 절제 보자기, 세한도, 차 • 156
05 정의 단군, 유관순, 흰소 • 178
06 초월 고수레, 솟대, 정화수 • 202
07 사랑 달항아리, 봉선화, 약손 • 222
08 중립성 담, 오동나무, 장독 • 242
09 자발성 명당, 복조리, 줄타기 • 262
10 수용 공무도하가, 조각보, 진달래꽃 • 280
11 이성 온달과 평강공주, 사랑방, 절 • 304
12 기쁨 마당, 복주머니, 부채 • 326
13 평화 엄마야 누나야, 정자, 풍경 • 344
14 깨달음 상엿소리, 아리랑, 까치밥 • 362
15 포용 고주몽, 자장가, 따오기 • 386
16 용서 나룻배와 행인, 불국사, 처용 • 412
17 극복 댓돌, 바리데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 440
18 해학 도깨비, 민화 속 호랑이, 하회탈 • 464
19 조화 무궁-소리(옴)-춤추는 둥근 호흡, 품앗이, 한글 • 490
에필로그
- 마음의 빛 이야기 • 515
참고 문헌 •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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