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지금의 선택이 앞으로의 국제관계를 좌우한다!”
무관심한 미국, 위협하는 일본
“1905년 러일전쟁 이후 조선은 일본의 보호령이 되어버린다. 을사늑약에 의해 조선에 통감부가 설치되고 일본의 간섭이 본격화된 지 한참 후, 고종은 미국에 호소한다. 일본의 침략행위를 막고 조선을 구해달라는 호소였다.”
- 1장 한국과 일본: 일본의 공격 가능성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구해달라는 고종의 호소를 단칼에 거절한다. 미국의 선한 도움을 기대했던 고종은 좌절했다. 그동안 고종의 눈에 비친 미국은 다른 서구 열강과는 달랐다. 좀처럼 영토 욕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선교와 의료 활동만으로 국제관계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자유라는 국가 이념을 앞세워 약소국이 제국주의로부터 자주권을 지키게끔 돕는 나라, 즉 조선을 일본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국가였다. 하지만 미국의 자유는 오직 이민족으로 구성된 자국민을 지키기 위함일 뿐. 당시 미국은 이미 일본과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이미 을사늑약이 체결되기 이전에 조선에 대한 일본의 통제권을 인정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태도를 두고 고종과 백성들은 미국이 조선을 일본에 팔아넘겼다며 비난했다. 조미 수호조약의 순수성을 내팽개치고 자국의 어려움을 무시했단 것이 이유였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일본 편을 들었을까. 조선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명백한 이유가 존재했다. 당시 조선은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러세력과 러시아가 합세해 고종과 왕세자를 비밀리에 러시아 공관으로 옮겼다. 이를 미국 입장에서 보면 조선은 냉전 시대에 러시아 편에 붙은 국가에 불과했다. 결국 조선은 당시 세계 최강 대국이었던 영국과 미국의 대척 관계에 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조선의 누구도 지금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예상치 못했다. 오직 일본을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그 주변국의 관계까지는 살피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 그때도, 지금도 조선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미국은 ‘한국’을 돕는 게 아닌
‘동맹국’과의 관계를 유지할 뿐이다
“미국인은 두 사람만 모여도 모임을 만들고 뭔가 얻기 위해 로비를 시작한다.” 프랑스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1805~1859)이 1830년대 미국인의 태도를 두고 한 말이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결집력이 오늘날 미국의 위상을 얻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크빌은 자신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미국이란 나라의 정치, 문화, 사회, 경제를 전반적으로 다룸과 동시에, 정통적인 왕정 사회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도래할 것이라 예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유럽의 변방국에 불과했던 미국이 세계 최강 국가로 부강할 거라 확신했다. 그의 예언처럼 미국의 산업·경제·군사가 세계무대를 주도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군사력이 뛰어나고 경제력이 월등하다고 선진국이 되거나 세계 최고라는 호칭을 얻진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주변국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력을 갖췄음에도 결코 독선적으로 나아가지 않고 철저히 ‘동맹’ 관계를 유지한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란 나라의 강한 이미지를 구축함은 물론 자신들의 위치를 전 세계에 끊임없이 각인시키는 것이다.
2021년 3월 12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이후 단 두 달 만에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공식 정상회담이 열렸다.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강행한 행사였다. 온라인 정상회담은 단연 4개국뿐만 아닌,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협력체제는 쿼드(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4자 안보 대화라고 한다. 이들은 중국에 대응하면서 전략적으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 시기 아시아 재편성을 목적으로 하는 태평양-인도양 전략 때부터 유지되어 오고 있다. 트럼프 역시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유학생을 제한하는 등 경제 조치를 해왔다. 이는 한 대통령의 특정 정책이 아닌 미국의 장기 국제 전략이다. 이처럼 미국처럼 전 세계에서 손꼽는 강대국도 국제관계를 할 때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들의 움직임이 끼칠 영향력, 동맹국과의 관계,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두루 고려한다. 이런 미국을 두고 중국이나 북한이 두려워서 동맹국 뒤로 숨는다고 하는 나라가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국가의 운명을 정하는
의사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대한민국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편에 계속 서야 하느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편에 서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로 뜨겁다. 즉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팍스 시니카’와 여전히 미국을 대항할 자가 없다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대결인 셈이다. 이러한 상반된 접근은 모두 국제외교와 각 나라 간의 이해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냐 중국이냐가 아닌, 그 이외의 다른 나라와의 관계다. 지금 한국은 ‘선택’이 아닌 ‘탐색’을 해야 하는 상황임을 간과하고 있다. 단순하게 한국이 중국을 선택하면 중국과 긴밀한 관계가 되고, 미국과는 동맹 관계가 끊어지는 정도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침범해온 일본의 존재는 새카맣게 잊고 있다. 지금 일본이 온갖 정치적 경제적으로 도발함에도 군사적 도발은 자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서? 아니면 자신들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뒤떨어진다고 생각해서? 결코 아니다. 지금 일본이 한국을 도발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미국이 그 앞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우리는 미국을 버리고 중국 편에 설 때, 앞으로 어떤 국제관계가 펼쳐질지 예측하면서 선택해야 한다.
이 책은 한국의 대중관계와 대미관계를 예측하고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지 분석한다. 한국 규제 협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자는 전작 『규제의 역설』에서 수백 년 역사를 넘나들며 미국, 영국, 프랑스부터 루마니아, 리비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세계 각지의 엉뚱하고 황당한 규제 정책을 다뤘다. 국가 정책과 대응 방식 그 이면에 숨겨진 맹점까지 언제나 문제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하나의 선택이 미칠 파급력에 대해 고민한 저자는 국내외 법과 규제에 대한 호기심으로 늘 새로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는 이 책, 『한국이 중국을 선택한다면』에서 ‘팍스 시니카’와 ‘팍스 아메리카나’로 나뉜 21세기의 세계 판도부터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한미동맹의 진정한 의미와 일본의 한국 공격 가능성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국제 관계의 맹점과 모순을 지적한다. 이 책은 한국의 대중관계와 대미관계를 예측하고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지 분석한다. 저자는 보다 나은 국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대응에 관한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이라는 변수도 놓치지 않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
작가 소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 Assist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양미래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규제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 석사 논문 주제가 「공정거래법상의 연계 판매 규제에 관한 연구」(1999), 박사 논문 주제가 「온라인게임 아이템거래 규제에 관한 연구」(2006) 등으로 일찍부터 정부 규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계속해왔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대중관계와 대미관계를 예측하고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지 분석한다. 저자는 보다 나은 국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대응에 관한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이라는 변수도 놓치지 않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다른 저서로는 『49가지 결정』 『규제의 역설』 『대한민국 규제 백과』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경영학은 쉽다』 『말하지 않는 한국사』『말하지 않는 세계사』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는 글 지금 한국의 선택, 앞으로의 국제관계를 위하여 9
1장 한국과 일본: 일본의 공격 가능성
조선은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을까 17
을사늑약 당시 왜 미국은 일본 편을 들었나 23
역사적으로 항상 한반도를 공격한 일본 30
한국과 일본의 전력 차이 ― 해군과 제해권 36
한국과 일본의 전력 차이 ― 공군과 제공권 42
지금 일본이 공격할 수 없는 이유 48
2장 팍스 시니카와 팍스 아메리카나: 21세기의 세계 판도
떠오르는 해 중국, 지는 해 미국 57
팍스 시니카와 경제 ― 미국을 능가하는 중국의 경제력 63
팍스 아메리카나와 경제 ― 그래도 경제 주도권은 미국에 70
팍스 시니카와 국방 ― 미국을 넘어서는 중국의 군사력 77
팍스 아메리카나와 국방 ―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력과 실전 능력 83
팍스 시니카의 도전 ―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는 중국 89
팍스 아메리카나의 꿈 ― 세계사에 대한 미국의 독보적 기여 95
팍스 시니카의 한계 ― 중국몽의 머나먼 길 102
3장 미국과 중국: 다음 세계의 질서를 둘러싼 대결
미국의 힘은 동맹국의 힘 111
중국의 치명적 약점, 석유를 수입하는 바닷길 118
중앙집권형 중국의 약점, 베이징 125
미국의 주변국, 중국의 주변국 131
중국에 내재한 위험의 축 - 내란의 가능성 138
4장 중국과 일본: 동아시아의 미래를 둘러싼 대립
중국과 일본의 대립 구도 147
중국의 위협 - 서태평양은 중국이 관할하자? 153
한국이 생각하는 중국, 일본이 생각하는 중국 159
단 한 번도 중국 세력권인 적 없는 일본 165
중국이 바라보는 일본 172
일본은 미국 편인가, 중국 편인가 179
5장 한미동맹의 진정한 의미
한미동맹 그리고 한국 189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지 않는 이유 196
미중전쟁, 최초의 공격지 202
한국은 미국에 반드시 필요한 맹방? 208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214
6장 한미동맹의 폐기, 일미동맹의 유지
미국과 일본의 관계 221
미국이 일본 편이 되는 조건 227
일본의 한반도 재침입 가능성 233
일본의 가상적국, 한국 239
미국의 최전선에서 중국의 최전선으로 244
일미동맹의 한국 공격, 가능한 시나리오? 250
나가는 글 급변하는 국제관계의 역학, 우리는 준비되었는가 257
참고문헌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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