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슬픈 포유류의 말발에 빠지다
2004년 시 잡지를 통해 잠깐 모습을 드러냈던 시인은 언제부터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시 세상에서 종적을 감추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 광고인 「시작을 시작해」를 보고 시작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시작을 시작해」는 시집에도 실려 있다. 그의 시는 테마와 로케이션을 특정하지 않는다. 시골, 도시, 세계 이곳저곳의 풍경을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맛깔스럽고 재미가 있다. 시집에 발을 들이는 순간 누구라도 그 매력에 빠질 것이다.
■ 해설 엿보기
말발이 좋은 사람은 이야기꾼이다. 그들은 최초의 인류에서부터 정보를 전달하는 자였다.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시인은 탄생했다. 한향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처음 떠오른 느낌은 ‘이야기꾼의 말발을 가졌구나.’였다. 이런 시인의 시는 평자로서 어쭙잖은 문학이론을 접목하거나 개진하는 것보다 그냥 읽어주고, 그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이 글은 최대한 한향 시인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밝혀둔다. 먼저 재미있는 시를 한 편 읽고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자.
TV 광고 한 편이 잠든 나를 깨운다
시작을 시작하란다
저게 말장난야, 광고야 혀를 차다가
가만 생각하니 나를 일러 하는 말이다
내가 시작(詩作)을 그만둔 걸 어쩌다 알았는지
내게 힘을 싣는 말이다
재(財)테크 할 돈 없으니
옳거니 시(詩)테크나 해보자
잠에서 깨어나 잠들 때까지
꿈나라를 여행하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밥을 먹다 술을 마시다가도
그래, 시작을 시작하자
해와 달과 별, 나무와 꽃도 더 세밀하게 보고
바람과 구름의 말, 물소리, 빗소리
새들의 노래에도 귀를 바짝 대보자
싯(詩)감이 어디 있나
산과 들, 강이나 바다도 시시때때 가기로 하자
사전의 먼지도 털어내고
남의 시도 적당히 읽어가며
남의 안부 전화로 물을 시간에
제목 하나, 시 한 줄 더 고민하자
두보나 이백, 릴케, 바이런은 못되어도
미당이나 백석은 뛰어넘지 못하더라도
남들이 무릎 칠 시 한번 쓰자
시쳇말로 남의 심금을 제대로 울려보고
누구나 애송하는 시 한 편 써보자
- 「시작을 시작해」 전문
흔히들 시는 노래이고 소설은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시가 진짜 이야기이고 소설은 이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전제 하에 마치 진짜 일어난 일인 듯 써 내려가는 글이다. 하여 수많은 증거와 수식과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소설은 시보다 길고 장황하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시탄생 이후 한참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등장했다.
태초의 시에는 인류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져 있다. 시는 인류가 원류에서 갈라져 나왔을 때부터, 인류가 나무 위에서 쫓겨나 땅으로 내려온 진화의 과정까지 기록되어 있다. 주변의 생명체들에 비해 약하기 짝이 없었던 이 족속은 가족끼리 동굴에 모여 잠을 자고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채집하며 생존했다. 그들은 밤이면 고단한 몸을 누이고 족장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유용한 먹거리들을 찾을 수 있는 장소와 그들을 위협하는 짐승들이 다니는 길에 대해 정보를 얻고 체득했을 것이다.
인간은 슬픈 포유류이다. 그들은 생존을 위한 정보를 말을 통해 옮겼다. 세대가 이어지면서 그 말(정보)은 점점 더 많아졌지만 문자가 없어 암기에만 의존해야 했다. 기억을 돕기 위해 가락을 넣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그 모든 이야기와 행위들이 훗날 문자가 되고 시가 되었다.
아무르강에 가도 그리운 사랑은 없네
아무르 아무르 아무리 되뇌어도
잃어버린 계절은 돌아오지 않네
체 게바라는 지금 미얀마의 불 꺼진 거리에 있다지
어제는 그곳 19세 태권 소녀가
유관순 언니를 따라갔다지
밥 딜런은 기타를 치며
<잘 될 거야> 노래를 끝까지 부르지는 못했다지
단언컨대 앞 문장의 잘 될 거야는 추측성 표현이 아닐세
검은 티셔츠의 Everything will be OK가 증명하고 있지
소녀를 선택한 것은 장고 끝에 내린 신의 한 수일까
삼월은 사월보다 잔인한 달
네루다를 읽어도 세상은 내게로 오지 않네
더는 면목동에서 사랑 찾을 면목 없고
안목항을 가도 안목은 늘 오리무중이네
미루다 늦었지만 세상진면목 볼까
이제 여산으로 떠나려 하네
- 「세상진면목?박정대의 시를 읽다가」 전문
시집의 제목과도 연관이 있는 이 시는 사실 박정대라는 시인의 그림자가 보여 처음에는 그리 탐탁지 않게 읽혔다. 하지만 단순히 다른 시인을 따라간 것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의 민주화 항쟁에서 희생당한 “19세 태권 소녀”를 “체 게바라”와 함께 소환해내는 것과 “유관순”과 “밥 딜런”까지 사유의 폭을 확장해 나가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적어도 그의 말발이 내게 먹힌 것이다.
작가 소개
경기 양평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목 차
제1부
밥은 먹었냐 13
책과 e-Book, 그다음은 14
시인 이세돌, 알파고와 시 16
고독의 역사 18
끝이 살아 있다 20
신의 한 수 21
시작을 시작해 22
네팔은 내 팔에 있다 24
악어의 눈물 26
나와 거울 속의 나 28
벼락 한번 맞고 싶다 29
기러기 30
무 32
신라 공주와 별 34
나는 잘 삽니다 36
제2부
세상진면목 39
소 40
경배 42
묵언 43
악어와 악어새 44
늑대가 노래하는 밤 45
맛시(詩) 46
아, 그러세요 48
시월 49
당황하셨어요 50
고요한 밤, 거룩한 밤 52
홍시 53
단장(斷腸)의 노래 54
눈이 내리네 56
카보베르데 57
시인과 시 58
제3부
손의 방정식 61
손 62
개똥참외 64
일요일 아침 66
흑백사진 1 67
흑백사진 2 68
반공일, 온공일 70
어머니의 최고선(最高善) 72
늦었습니다 73
허수아비와 반딧불이와 메뚜기 74
나의 소원 76
꽈배기 78
헤이리 79
아버지의 시력 80
그럭저럭 82
제4부
엽서 85
김유정역 86
불현듯 풋사과가 먹고 싶은 날 88
산해박 89
선인장 90
붉은 경전 92
도화선(桃花線) 93
에라, 모르겠다 94
들꽃 1 96
들꽃 2 97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98
도발 100
노루귀꽃 101
감나무 102
소양강 처녀 103
아주 작은 그대에게 104
해설
슬픈 포유류의 말발/전윤호(시인)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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