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생 백년을 읽는 한 권의 책
‘채근담’이라는 울창한 숲속에서한동안 하릴없이 한가히 노닐었다.그곳에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어깨를 맞대고 사랑을 속삭였고온갖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벌과 나비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가끔씩 들려오는 맑고 고운 울음소리새들은 짝을 지어 가는 세월을 노래했다.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내가 말하면 그들이 듣고그들이 말하면 내가 듣고…….그러다가 부둥켜안고 한 몸이 되었다.문득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또 다른 숲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아쉬운 마음에 두리번거리며 숲을 나섰다.
채근담은 명나라 만력(1573~1620 때 유학자인 홍자성洪自誠이 쓴 책으로 전집(225장)과 후집(13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菜根’은 송나라 유학자 왕신민汪信民이 말한 ‘人常咬得菜根, 則百事可做’에서 따온 말이다. 전집은 주로 선비가 세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후집은 자연에 묻혀 사는 사람의 여유로운 삶을 기술하고 있다. 유교적 사상이 중심을 이루지만 불교와 도교의 색채도 곳곳에 드러난다.
동양고전 번역본을 읽다 보면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책들이 수두룩하다. 한자 하나하나에 얽매인 번역자의 잘못으로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고전을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들을 위해 한글로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옮겼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주석도 달지 않았다. 앞으로 그들을 위한 쉬운 번역본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 소개
김지수
나무이고 싶다.
소나무 향나무 참나무 아카시아······
늘 푸른 빛이 아니어도 좋다.
다만 사나흘 푸르를지라도
그저 살아 있는 나무이고 싶다.
고통이 없으랴.
어찌 그립고 외롭지 않으랴.
하늘 내려 내려 푸른 바다와 하나 되는 곳
붉은 해 솟아 솟아 아침을 여는 곳
그곳에 잠시 머물고 있다.
2017년 소설 『님을 위한 행진곡』을 썼고
2018년 『법구경』을 옮겼으며
2019년 『마음의 산책 채근담』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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