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네 소원은 벌써 이루어졌어.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왔잖아!"
혼자 힘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알려 주는 이야기
여기는 느릿느릿 느릴 마을이에요. 느릴 마을이 어디냐고요? 쉿! 조용히 한번 들여다 보세요. 저기 높다란 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에 있는 아주 조그맣고 조용한 곳이 바로 느릴 마을이랍니다. 바람도 조용히 쉬어가는 평화로운 곳이 바로 느릴 마을이지요.
느릴 마을에 사는 아기 달팽이 달퐁이는 해님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길을 나섰어요. 가장 친한 친구인 아기 남생이 두두와 함께 출발했지요. 그런데 속도가 느린 달퐁이에게 해님 맞이하러 가는 길은 참 쉽지가 않아요.
“얘야, 거기까지 갈 필요 없어. 해는 어디서나 뜬단다. 쯧쯧, 저 속도로 거기까지 가려면 꼬박 하루가 걸릴 텐데.”
달퐁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지렁이 아저씨가 혀를 찼어요. (본문 17쪽)
무당벌레가 짧은 다리를 비비적대며 비웃었어요.
“하하하. 올라갈 수 있겠어? 곧 해가 뜰 텐데?” (본문 20쪽)
게다가 힘들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달퐁이를 보고 비웃는 친구들도 많아요. 하지만 달퐁이는 함께 소원을 빌기로 한 두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느리지만 천천히, 그리고 아주 꿋꿋하게 열심히 나아갑니다.
〈느릴 마을 이야기〉는 '빨리 빨리'를 외치는 시대에, 느리더라도 스스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말해주는 동화입니다. 바쁘고, 빠른 것이 미덕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조금 천천히 가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지요. '느릴 마을'의 달퐁이처럼, 천천히 나아가면 꽃향기도 맡을 수 있고, 바람도 느낄 수 있답니다. 또 조금 느려 보일지라도 오롯이 혼자 힘으로 나아가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랍니다.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달퐁이를 보면서 책을 읽는 우리도 한 마음으로 외치게 될 거예요. "달퐁아, 잘했어! 정말 대단해!"
"사실은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 주는 이야기
느릴 마을에 사는 달퐁이와, 옆 동네 바쁠 마을에 사는 개구리 골이는 다른 점이 참 많아요.
일단 속도가 달라도 너무 달라요. 골이는 이리 폴짝, 저리 폴짝 순식간에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달퐁이는 꼬물꼬물 차분히 기어 다니는 친구거든요. 게다가 성격도 정말 달라요. 골이는 상냥하게 말하려고 하면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운데, 달퐁이는 조용조용 상냥하게 말을 참 잘하거든요. 이렇게 달라도 참 다른 둘 사이에 어느 날 큰 오해가 생겼어요. 골이는 미안하다고, 사실은 달퐁이와 사이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진심을 전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해요.
누군가에게 솔직한 진심을 전한다는 건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참 쉽지 않은 일이에요. 솔직하게 마음을 전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괜히 솔직하게 말했다가 얕보이면 어쩌지? '솔직하지 못할 핑계'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죠. 하지만 골이는 결국 용기를 내어 자신만의 방법으로 달퐁이에게 진심을 건넨답니다. 과연 달퐁이에게도 그 진심이 전해졌을까요?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솔직한 진심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릴 마을 이야기〉 속에서 확인해 보세요.
"내일은 더 재미없게 놀자!"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함께'의 가치를 알려 주는 이야기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언제나 일정하게 흘러간다고 하는데 참 이상해요. 어떤 때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가 버리고, 또 어떤 때는 시곗바늘이 느려도 너무 느리다 싶으니까요.
〈느릴 마을 이야기〉의 골이도 그랬어요. 친구 두두와 달퐁이가 놀러 오기로 한 날, 골이는 친구들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지루하기만 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두두, 달퐁이와 신나게 놀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 거예요. 지루해야 시계가 느릿느릿 간다는 '대단한 발견(?)'을 한 골이는 재미없게 놀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어요.
“우리 지금부터 재미없게 놀아야 해. 재미없게 놀아야 시계가 아주 천천히 가거든.”
(본문 76쪽)
누구에게나 골이와 같은 경험이 있지요. 함께 하는 순간이 너무나 재미있고 소중해서,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가 버린 경험이요. 그래서 시곗바늘을 붙잡고서라도 시간을 늦추고 싶었던 경험이요. 〈느릴 마을 이야기〉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지를 알려 주고 있어요.
"꼬물꼬물, 엉금엉금, 폴짝폴짝!"
달라도 괜찮아! 빠르기가 달라도, 마음의 속도가 같은 친구 사이!
〈느릴 마을 이야기〉 속 세 친구, 두두와 달퐁이, 골이는 저마다 속도가 참 달라요. 꼬물꼬물 달퐁이가 기어가면, 엉금엉금 두두는 저만치 앞서 있고, 폴짝폴짝 골이는 벌써 저 멀리까지 뛰어가 버리거든요. 하지만 속도가 좀 다르면 어떤가요? 셋은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의 속도가 똑같은 사이 좋은 친구 사이인 걸요. 함께하면 이렇게나 재미있고 신나고요.
여러분에겐 어떤 친구가 있나요? 어떤 친구는 쏜살같이 모든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속도가 조금 느리기도 해요. 하지만 속도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답니다. 빠르지만 덤벙거리는 골이를, 느리지만 신중한 달퐁이가 도와주는 것처럼 말이지요. 또 두두와 골이가 달퐁이를 위해 속도를 맞춰주는 것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모두 같은 시간 속에 살지만, 모두가 다른 빠르기로 살아요. 각자가 편한 속도가 있지요.
하지만 행동이 날쌔거나 굼떠도, 말이 빠르거나 느려도,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함께 어울려 서로를 이해하다 보면 조금씩 서로의 속도에 맞춰지거든요.
때론 속도가 달라서 더 웃음이 나기도 하고요. 친구라는 마법이, 바로 그런 거라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목 차
두두와 달퐁이의 소원
뽕잎 도둑
딱 10분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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