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약한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 드러낸 정솔의 첫 시집 『새를 데려오는 일』
2015년 시전문 계간지 <문학과창작>으로 등단한 정솔 시인이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 <새를 데려오는 일>을 현대시세계 시인선 128로 출간했다.
정솔 시인의 첫 시집 <새를 데려오는 일>에 새겨진 일상성과 여성성은 어떤 일관된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여천(事人如天)이라고나 할까, 약한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것인데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측면들에 대해 예리한 감각의 촉수를 드리우고 있었다. 정솔 시인은 자신이 선 지점에서 손에 잡히는 일상에 대한 탐구를 통해 자아와 세계에 대한 관계를 규명해내고 있다. 빨간 고무장갑, 슬리퍼, 주머니 등 늘상 마주하는 사물에 대한 고찰은 이 시집의 기원이 어디인지를 짐작케 해준다.
일상에서의 여성성에 대한 탐구는 냉동실을 열다 발등에 떨어진 얼린 쑥버무리를 통해 그려지기도 한다. “단오절이 녹고 있는 얼음행성에도 곰이 살았나보다/ 여자가 되기 위해 쑥떡을 해먹다가/ 어느 봄날 떨어뜨린 저 쑥버무리 얼음행성,/ 냉동실을 열 때마다/ 행성 하나씩 떨어져 우주 재벌”(<ss 행성> 부분). 이 긍정적이고 넉넉한 여성성 혹은 모성은 이 시집 전체를 낙관적 세계로 이끈다. 또한 다른 사물을 그린 <국자의 완고함>이나 <슬리퍼를 속되게 부르면> 같은 시에서도 사물의 쓰임에 대한 섬세한 천착을 보여주고 있다. 사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정솔 시인의 앞으로의 문학적 향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일상과의 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편들이 꽃을 소재로 변주된 작품들이다. 조팝나무에 핀 꽃을 별의 은유로 그리고 있는 <조팝꽃 별자리>는 정솔 시인의 시 중 아름다운 시에 속한다. 모든 별들은 떨어져 하늘이 빈 집이 되고 깜깜하겠다는 시적 진술은 적막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지상의 아름다운 꽃잎과 대비되는 천상의 적막함이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꽃에 대한 시인의 상상력은 지상과 하늘 혹은 이곳과 저곳의 이원론적 세계의식을 동반한다. “흰 빛이 섞인 붉은 빛 분홍세상/ 진달래 나무 가지에서/ 해마다 분홍 재킷을 입고 온다”(<봄은 분홍 재킷을 입고 온다> 부분)고 노래할 때도 진달래꽃은 어딘가로부터 오는 사물이다. 하늘의 별이 조팝나무꽃으로 오듯 꽃이라는 사물은 신 혹은 자연의 섭리의 근원인 저 먼 곳으로부터 이곳으로 오는 신비로운 존재들이다.
정솔 시인의 시적 특징 중 꼭 짚고 넘어갈 것은 언어유희와 관련된 부분이다. 언어유희는 같은 소리가 나거나, 소리는 유사하지만 뜻이 전혀 다른 말을 사용한 비유법으로 풍자 혹은 의표를 찌르는 수사적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애를 먹다> <수수, 수수하다> <손목터널> 등의 시에는 전체적으로 각박한 일상에 거리를 만들어 대상을 좀 더 여유롭게 바라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집 제목으로 삼고 있는 <새를 데려오는 일>이라는 시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난해성을 걷어낸 시편들은 따듯한 위로 같은 것을 전해주었다. “자루에 묶어서 목소리에 넣어서” 새를 운반하는 일은 새로운 시적 탐험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 시와 같은 방법론적 탐구가 계속 이어진다면 전혀 다른 시의 세계로 진입할 것이라 믿는다.
[표제시]
새를 데려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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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 밤이 무거운 페루 해변
새의 울음소리가 길어지면 울음이 가득한 페루의 밤도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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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사생활은 울수록 자유로워 페루의 바다로 모여드는 새를 데려오는 일은 울음을 노래라고 노래를 울음이라고 듣는 귀는 따로 있지 않아 울음을 노래로 알고 우는 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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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로, 자루에 묶어서 목소리에 넣어서, 눈 속에 넣어서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데려온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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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는 즉시 주의사항을 반드시 읽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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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을 두 번,
두 번 이상 흔들 때는 이명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서 왼손으로 날려보내는 방법을 당신에게만 금요일에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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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시]
조팝꽃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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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다 옮겨 앉는 별들이
조팝나무에 떨어져
밤에도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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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편애로
분분히 흩날려서
별들이 떨어진 하늘
빈 집이겠다
깜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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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다 옮겨 앉는 별들이
조팝나무에 떨어져
다글다글 피어 있는 꽃들을
조팝나무 별자리라고 작명하는
지상의 편애가 한창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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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조팝꽃 별자리가 휘여
땅에 떨어질 것 같은 꽃별들
지나가는 오후가 재촉하는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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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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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볼 때 애 먹은 걸 까먹고
삼합집에서 서비스로 나온 애를 먹으면서
진짜 애 먹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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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은 애
꽃송이를 다루듯 살살
애 한 점 넣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거시기에 비해 큰 애를 먹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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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같은 애 한 점 넘기는 동안
애간장이 녹았을 홍어
귀상어한테 쫓겨 애 터지는 줄 알았던 일
어선이 지나갈 때 애가 타들어가던 일로
애태우던 애 한 접시를 앞에 놓고
맨 정신으로 남의 애를 먹을 수 없어서
숭고하게 막걸리를 마시며
애를 먹는다는 건 진짜 애 먹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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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어떤 곳에서
까맣게 탄 내 애를 내 애가 본다면
며칠은 숭고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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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본명 정정순. 충북 진천 출생. 방송통신대 농학과 졸업.
2012년 진천 농다리 축제 백일장 일반부 최우수상.
2013년 청주 직지사랑 전국 백일장 일반부 최우수상.
2015년 『문학과창작』 신인상 수상.
목 차
1부
비표준어 빵꾸 · 13
슬리퍼를 속되게 부르면 · 14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종 · 15
주머니가 하고 싶은 말 · 16
얼룩말 미싱 · 17
계량 1번지 · 18
와인 족욕 · 19
손목터널 · 20
들고 다니는 오백 · 22
애를 먹다 · 24
국자의 완고함 · 26
빌려주는 집 · 27
뱅어포구이 · 28
노출의 계절 · 30
물의 산란 · 31
2부
SS 행성 · 35
눈과 눈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함 · 36
수수, 수수하다 · 38
숨은 그림 찾기 · 40
어차피 같이 살 거라면 · 42
줄의 배경 · 44
사라지는 것을 전제로 · 46
새를 데려오는 일 · 48
아침을 맞는 이유 · 49
마른 나무 돌려깎기 · 50
길도 되고 줄도 되는 · 51
몸의 외부 · 52
겨울 편지 · 54
묶을 때와 풀 때 · 55
3부
댕강나무 · 59
현관 나들목 · 60
안녕이라고 할 때마다 · 61
정확히 이분二分 · 62
조팝꽃 별자리 · 63
누가 명자를 부를 때 · 64
봄은 분홍 재킷을 입고 온다 · 65
화문花紋 · 66
잠의 우물 · 68
목마른 길 · 70
약성과 향기의 이분법 · 72
백비白碑 읽는 법 · 73
청주 욕쟁이할매 · 74
마음의 문 · 76
4부
1234는 버리고 56789는 올리고 · 79
아버지를 닮은 사람들 · 80
종이문패 · 82
기분 좋은 밤 · 83
그 밤과 이 밤 · 84
여강을 아시나요 · 86
옮겨심기 · 87
9 : 1의 엄지 · 88
발이 들어 있는 눈 · 90
입 속에 살고 있는 어흥 · 91
텔레비전과 싸우는 어머니 · 92
종이컵 · 94
번뇌를 솎아내도 · 95
우산밭 · 96
미친 커피 · 97
해설 ‘다정의 근처’를 서성이는 시적 주체와 사물의 세계/ 우대식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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