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만난 가족의 이야기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이유는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이 불행한 이유는 제각각이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중에서
열세 살 클로에는 태어나고 자란 몬트리올을 떠나야 합니다. 엄마, 가장 친한 친구를 두고,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아버지 곁에 있으려고 아빠와 빅토리아로 이사하지요. 클로에는 할아버지의 채소밭 가꾸는 일을 돕기로 합니다. 클로에는 할아버지를 도우면서 할아버지가 아프기 전까지, 수년간 왜 아빠와 연락 없이 지냈는지 알아내기로 마음먹습니다.
클로에의 가족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별거를 고민하고, 아빠와 할아버지 사이는 차갑기만 합니다. 그래서 클로에는 고민도 하고, 부모와 갈등도 겪게 되지요. 결국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클로에의 가족은 안정을 찾습니다.
불행한 가정의 이유가 제각각이듯, 해결 방법도 다양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대화와 이해, 그리고 포용이라고 이 작품은 알려줍니다.
ㆍ멸종 위기 채소 씨앗 지키는 할아버지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
-속담
클로에는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 씨앗을 소중함을 몰랐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피란길에 돌아가진 증조할머니가 독일 탈출하면서 사과 한 알을 품고 나왔고, 그 사과를 할아버지가 멋진 사과나무로 키운 줄도 몰랐습니다.
클로에의 할아버지는 수십 년 동안 지역 사회의 사람에게서 씨앗을 수집했습니다. 분홍색 브로콜리, 파란색 케일, 보라색 감자 등등. 멸종 위기에 처한 특이한 농산물로 가득한 채소밭이 탄생했습니다. 채소 씨앗을 소중히 지킨 사람들의 사연도 가지각색이었죠.
하지만 채소밭은 할아버지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클로에는 새 아파트 단지를 지으려고 채소밭을 곧 밀어버릴 것을 알게 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아버지가 모아온 씨앗 상자도 사라집니다. 클로에는 어떻게 든 할아버지가 지켜온 씨앗 상자를 찾으려 합니다.
ㆍ대규모 멸종을 앞둔 지금, 식물이 위험하다
“토종 씨앗이 지닌 함의도 ‘다양성의 공존’에 있다.”
-김석기, 『토종 씨앗의 역습』, 들녘, 2017
식량이 되는 식물을 재배하면서 인류의 문명이 시작됐습니다. 따라서 식물은 인간 문명의 바탕이자, 인류 생존의 필수 조건입니다. 그래서 변화하는 생태 환경에 따라 개체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거나 멸종의 징후를 보이는 식물의 종자를 보존하는 ‘국제 종자 저장고’가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에 있습니다. 멸종 위기 채소의 씨앗을 보존하려고 노력한 클로에의 할아버지도 개인적인 종자 저장소를 운영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멸종 위기의 식물을 지키는 데는 역부족입니다. 영국 큐 식물원은 2020년 9월 전 세계 42국 과학자 210명과 함께 지구상 식물과 버섯의 보존 상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물 종의 39.4%에 해당하는 14만여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다른 책에서는 식물 종의 68%를 멸종 위기로 보기도 합니다. 특히 식물의 멸종은,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파급력이 더 큽니다.
유전자원은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열쇠입니다. 노먼 볼로그 박사는, 우리나라의 토종 밀 품종을 이용한 새로운 밀 품종을 1940년대 초 멕시코와 아시아에 보급했습니다. 덕분에 이 지역의 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어나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볼로그 박사는 그 공로로 197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녹색 금맥’이라 불리는 식물 유전자원은 의약품, 식품, 산업용 신소재, 신재생에너지, 조경과 관광 등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지금 인류의 큰 힘이 될 식물이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산업화로 자연이 훼손되고, 획일화된 논밭으로 종자의 다양성이 위협받고, 고기를 많이 먹게 되면서 축산업으로 열대우림이 1초에 4000㎡씩 사라집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씨앗이 어쩌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식물을 살릴 유일한 희망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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