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할머니가 소원했던, 우아하지만
내게는 아주 무례한 이별의 하루가 또 지나고 있다.”
할머니는 어떠한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연서의 곁을 떠났다.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도, 의지할 부모도 없는 연서가 이 잔인한 이별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받아들이는 일뿐. 하지만 무너져버린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연서의 앞에는 결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간 입주도우미로 착실하게 일해 왔던 기주 언니의 배신부터, 엄청난 액수의 유산 상속에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 철저하게 막아 둔 할머니의 알 수 없는 계획, 베일에 싸여 있던 조력자의 존재, 할머니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가리키는 수많은 힌트들, 그리고 할머니의 흔적 속에서 발견되는 유산의 실체까지……
연서에게는 한없이 불친절하기만 한 이별을 할머니는 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걸까?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상속의 마지막 페이지엔 과연 무엇이 존재하는 걸까?
떠난 할머니의 시간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아름다운 성장 소설
그렇다면 떠난 사람은 남아 있는 자에게 어떤 것을 남기고 싶어 할까, 어머니를 보내며 오랜 시간 그 생각에 사로잡혔다. 남아 있는 자의 바람과는 다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_「작가의 말」중에서
베스트셀러『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이 시대의 많은 청소년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던 김선영 작가가 이번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기억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무례한 상속』의 주인공 연서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가슴 아픈 이별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할머니가 남기고 간 엄청난 액수의 유산만이 연서를 다시 일으켜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지만, 할머니는 그조차 연서에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지친 연서의 마음이 답을 얻을 곳은 다름 아닌 할머니의 자리, 할머니가 지나온 길고 긴 시간들과 할머니의 인생을 바꾼 찬란한 순간들뿐이다. 연서는 그 안에서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나아가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요즘을 사는 청소년들이 어쩌면 매일같이 놓치고 있을지 모르는 나다움의 중요성과 사랑이라는 무형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시선에 집중하다 보면 위태롭고 느리긴 하지만 서서히 단단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서에게 더욱 큰 존재가 되어가는 연서의 할머니처럼, 이 책에 존재하는 연서의 모든 순간 또한 독자에게 의미 있는 유산이 되어 가슴 깊이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라 본다.
작가 소개
김선영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 대와 이십 대를 보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나도 그들에게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으며,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밀례』, 장편소설 『시간을 파는 상점』 『특별한 배달』 『미치도록 가렵다』 『열흘간의 낯선 바람』 『내일은 내일에게』『시간을 파는 상점 2: 너를 위한 시간』 등이 있다.
목 차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44
문이 보인다 78
목화송이 제빵집 102
가려진 시간들 118
사랑의 확신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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