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보고 내 흔적도 전부 다 사라졌다!”
어느 날 갑자기 사고뭉치 맥스웰이 세상에서 ‘지워진’ 이야기다. 말 그대로 맥스웰이라는 존재가 사라진 것이다. 세상 누구보다 자유분방하고 일단 하고 싶은 일은 벌이고 보는 맥스웰은 푸념만 늘어가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이었다. 옆집 아주머니가 마음에 안 들어 그 집 정원을 망쳐 놓고 욕을 먹는다거나, 학교에서 시비가 붙으면 절대 지지 않으려 하고 선생님에게도 마찬가지라 그야말로 말대꾸 ‘만렙’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맥스웰이 사고 칠 때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엄마 아빠 사이는 더욱 악화되고, 모범생인 벡스 누나는 맥스웰을 무시한다. 그럼에도 직접 구조한 유기견 몬스터가 있어 맥스웰은 그렇게까지 외롭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웰은 체육 시간에 실수로 절친 찰리의 코피를 터트리고, 학교에서는 고의로 그랬다며 맥스웰에게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 참석 금지를 명령한다. 하지만 맥스웰은 몰래 학교 강당에 잠입했다가 발각되고, 홧김에 강당 전체를 정전시키는 대형 사고를 친다. 가까스로 이웃집 레지 할아버지의 집으로 도망친 맥스웰은 그곳에서 골동품으로 가득한 유리장에서 나무알 오르골을 꺼내 보며 모두 자신을 싫어한다며, 자신이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모두 행복했을 거라며 한탄한다. 잠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낀 맥스웰. 어딘가 낯선 광경이다, 아무도 맥스웰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상하게 바뀐 가족들은 맥스웰을 몰라볼 뿐 아니라 몬스터의 흔적은 찾을 수조차 없다. 맥스웰은 곧 알게 된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철저히 지워지고 말았다는 것을!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심지어 집에서도 맥스웰은 ‘문제아’ 취급을 받는다. 물론 맥스웰의 행실을 보면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누군가의 기분을 나쁘게 하거나, 사회가 합의한 질서를 흩트린 적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스웰에게도 억울한 면이 있다. 지금껏 맥스웰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거나 관심 가져 준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맥스웰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갈수록 무모한 짓을 벌이게 된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무언가로부터 도망가고 싶거나, 어떤 문제에서 회피하고 싶을 때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는 상상을 해 봤을 것이다. 맥스웰도 그랬다. 비록 맥스웰은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맥스웰은 엄청난 경험을 하고 난 뒤 자신이 없다면 가족은 물론, 친구는 없고, 몬스터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맥스웰은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닌, 주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원래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한다.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자신도 이 세상의 중요한 구성요소였던 셈이다.
무엇보다 사회에서 배제되어 버릴 뻔한 맥스웰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자는 맥스웰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다. 세상에 불필요한 사람은 없다. 맥스웰도 그렇다. 그렇게 맥스웰은 한 뼘 더 성장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리사 톰슨
BBC에서 라디오 방송 보조로 일을 시작한 후 독립 제작사로 옮겨 연극과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영국 에식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가족과 함께 서퍽에서 살고 있다. 리사 톰슨의 놀라운 데뷔작 『골드피쉬 보이』는 2017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 책은 이듬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데뷔 후 전업 작가로서 매해 꾸준히 아동, 청소년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저마다 고민을 지닌 소년기 주인공의 성장통에 미스터리, 추리, 수수께끼 등의 요소를 적절히 버무려 흥미진진하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빚어내는 데 탁월하다. 국내에 소개된 리사 톰슨의 또 다른 작품으로는 『라이트 보이』가 있다.
옮긴이 : 이민희
언어의 조각들을 오래도록 매만지고 싶어 번역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낯선 이야기 속을 극도로 천천히 헤엄치는 순간을 가장 사랑한다.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드라이』, 『디지털 원주민 키우기』, 『우리가 함께 달릴 때』, 『슬프니까 멋지게, 애나 언니로부터』 를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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