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초콜릿의 달콤한 유혹, 훔쳐보는 시선들, 섭식 장애, 가스라이팅
십 대들의 억압된 욕망을 이야기하다
왜 우리는 음식을 두려워하는가?
체중은 늘 민감한 문제다. 체중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값이지만 누구에게 체중은 절대값이다. 나를 표현하는 숫자, 그 숫자는 곧 ‘나’이고 내가 곧 그 ‘숫자’가 된다. 마농에게도 도달해야 하는 절대적인 숫자, 목표가 있다. 물론 그 시작은 뚱덩이가 찍힌 사진에서 비롯되었지만 사진은 불편한 핑계일 뿐. 마농은 체중계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뚱덩이를 그저 평범한 엉덩이로 만들기 위해 욕망을 억압하고, 몸을 괴롭히고, 하루하루 음식과 사투를 벌인다. 오늘날 음식에 대해 자연스럽고 건강한 관계 맺기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수많은 이들이 마농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린 모두 어제의 나보다 날씬해지고 내일의 나보다 더 적게 먹기 위해, 체중계에 오르고 먹을 음식을 제한하며, 하루하루 갈등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 멀었어, 이 정도로는 안 돼. 더 줄이고 더 덜어 내야 돼.’ ‘휴~ 내 안에 숨겨진 추한 모습과 못 말리는 식탐은 나 자신만 알면 돼.’ 책에 쓰인 마농의 독백은 욕망을 옥죄고, 표준 체중에 자신을 가두는 모든 평범한 소녀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음식에 대한 두려움은 타인의 시선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언제까지 타인의 눈에 비친 모습으로만 자신을 대면하고, 또 그들의 말 한마디로 자신을 재단하며, 상대 기준에 맞춰, 세상의 기준에 맞춰 불필요한 것들을 지우고 삭제해 나가려고 하는가. 언제까지 자기 안에 갇힌 진짜 ‘나’의 모습을 외면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스스로의 내면에 갇힌 솔직한 자신의 ‘욕망’과의 마주보기를 위한 첫걸음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데 서툰 것일까?
마농에게는 자신과 함께해 줄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외롭지 않았고 서툴지 않았으며 식구들조차도 그녀의 몸이 서서히 작아지고 있음을 눈치 채지 못했다.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랜선 친구 킬로드라마. 하지만 그 친구는 마치 마농의 옆에서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보듯이 그녀를 조종했다. 물론 체중은 줄었다. 체중이 줄었음에도 마농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살만 빼면 무조건 행복할 것이라 여겼는데 왜 여전히 우울한 것일까? 늘 음식과의 갈등을 견뎌야 했고, 자신이 먹지 않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변을 속여야 했다. 친한 친구가 사진을 찍은 무리 속에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토마스가 베푸는 사랑도 믿기가 어려웠다. 원하는 몸무게에 도달했지만 마농의 인생은 점차 활력을 잃어갔다. 게다가 새로운 마농을 만드는 것을 무조건 지지해준 킬로드라마의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 후, 마농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마농은 무엇을 위해 자신을 자책하고 호되게 몰아세웠던 것일까? 그렇게 완성된 모습은 진정한 ‘마농’이었을까? 변화되었다면 행복해져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마농이 진정 행복할 수 없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되었지만 변화된 마농은 더 이상 마농이 아니었다. 마농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 철저히 타인의 시선에 맞춘 놀라울 정도로 잘 감춰진 마농의 모습만이 존재했을 뿐. 이제 마농은 타인의 조종에 맞춰 변해갈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알아가려 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삭제한 음식들을 다시 찾아가듯이 말이다.
수많은 마농에게 전하는 강한 울림의 메시지.
체중계의 숫자가 늘어도 너는 여전히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없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기적의 주문, ‘Love myself!’
우리는 모두 마농이거나 마농이 될지 모른다. 점심을 야무지게 먹고 들른 빵집에서 갓 나온 앙버터에 열광하다 또 어느새 체중계 위에 올라 요동치는 숫자에 경악하고 미친 듯이 다이어트 식단을 짤지 모른다. 우리는 항상 이 강박을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이것만큼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체중이 2킬로쯤 늘어도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선택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마농에게 초콜릿은 행복이고 사랑이었다. 초콜릿 한 판을 신나게 먹어 치워도 즐거웠던 마농이, 있는 그대로의 진짜 마농이다. 그녀에게 초콜릿은 행복한 일상을 제공하는 최고의 선물이자 파괴된 인생과 영혼을 살리는 구원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소피 라로쉬
1970년에 파드칼레 지방의 위메로에서 태어나 바닷가에서 성장했으며, 파리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언론사에서 일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가족과 함께 독일에서 거주하면서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현재 세 아이의 엄마인 소피는 청소년 문학 작가, 여성 잡지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 문학 부문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으며, 『초콜릿 Le Carnet de GRAUKU』과 『네 삶을 위해 달려라 Sauve qui peut』를 출간했다.
옮긴이 : 강현주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어나 영어로 된 좋은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 『지도로 보는 세계 정세』,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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