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엄마의 말이 진짜인지, 행동이 진짜인지 모르겠어.
반려 인간 AI, 헬라가 보여 주는 복잡 미묘한 인간의 내면들
인공지능 시대이다. 여러 국가들이 인공지능 발전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 『가짜 인간』의 주인공들처럼 인간을 닮은 AI가 곧 나올지도 모르겠다. 발전된 AI들이 나오면 사람과 AI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 걸까?
이 물음에서 탄생한 반려 인간 헬라는 오류로 생긴 파편의 기억에 의지해 자신과 함께했던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그저 헬라의 여정을 바라보는 것뿐인데 독자는 마음이 삐걱거리는 이상 반응을 감지하며 잠시 자신을 살피게 된다. 헬라가 만난 옥상의 이도, 숲속의 누나, 배우 닥터 안이 보이는 감정과 그 감정을 다스리는 태도들 속에서 독자의 흔적들이 하나둘 발견되기 때문이다.
“누나의 생각을 받아들이려면 나는 다른 해석을 거쳐야 했어. 누나는 주저하는 습관이 심한 사람일 뿐이야. 하지만 결국은 누나 좋을 대로 해 버리지.”라고 말하는 헬라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헬라는 누나가 취한 모호함뿐 아니라 부끄러움, 책임감, 질투, 자존심, 조급증 같은 사람들의 복잡 미묘한 내면을 무심한 말투로 툭툭 던지며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았던 감정들을 예리하게 다시 복기시킨다.
헬라를 통해서 부정적인 감정의 덩어리들을 투시한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위해서’라고 무마해 버렸던 지난날의 태도들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폐기한 사람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어리고, 늙고, 죽는다는 허약한 신체 조건과 외롭고, 사랑하고 싶고, 정이 있는 인간의 측은한 모습들을 담담하게 보여 주는 헬라에게서 알 수 없는 위로와 응원을 받기도 한다. 인간의 내면 탐구서 같은 『가짜 인간』은 내면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감정들까지 환히 보여 주면서, 비로소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게 한다.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분해요?
진짜 인간이 될 선한 마음들을 심어 주는 온정 어린 소설
진짜에 핵심을 두고 사람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풀어낸 『가짜 인간』은 참 유약한 가운데에서도, 나름대로 뜨겁게 살아가는 사람과 헬라의 모습을 가슴 시리게 펼쳐 보인다.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누나, 자신의 분신을 만들려는 이도, 가짜의 삶에 심취한 닥터 안, 사람들에게서 학습한 선악의 모습을 보이는 헬라. 사람과 헬라는 삶의 굴곡 앞에서 혼란을 겪고, 가면을 쓰면서 자신을 보호해 나간다. 그럼에도 현실은 여전히 껍데기 같고 혼돈스럽기만 하다. 이런 현상은 헬라의 말처럼 마음이라는 것이 불쑥 생각과 행동을 잡아 주며, 가짜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 반문하기 때문이다.
진짜의 삶은 무엇일까? 진짜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이도, 누나, 닥터 안은 온기를 지닌 따뜻한 목소리로 말한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때에는 외형보다는 어떤 정신을 가졌는지가 중요하고, 나 또한 모두를 위한 쪽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그러다 보면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남은 사람이 되고, 내가 혼란하고 비틀거릴 때 그 누군가들이 내 손을 잡아 준다고 말이다. 인생의 버그 같은 상처를 이겨낸 뒤에 새로운 정신이 깃든 이도, 누나, 닥터 안은 헬라와 독자들에게 불완전한 삶이지만 진실에 닿는 삶을 살아가도록 유도한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넓고, 더 깊게 직시한 헬라는 긴 여운을 남기는 발걸음을 떼지만 분명 인간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반려 인간 헬라가 독자들에게 어떤 자각을 주며 이미 독자의 마음에 남았기에 말이다. 이렇듯 진짜 삶이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마음에 남으며 살아가는 것이리라.
작가 소개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았다.『서울역』『못된 정신의 확산』『편의점 가는 기분』『쉿, 고요히』『게스트하우스 Q』『다정한 마음으로』등의 소설과 동화 『옥상 정원의 비밀』을 썼다.
목 차
검은 숲속의 누나
버그를 잡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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