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버피아 -일자리 진화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가- (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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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백완기
출판사항21세기북스, 발행일:2021/07/09
형태사항p.342 국판:22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099637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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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류 문명 탄생부터 AI와 로봇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일과 일자리 변천사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은 지금껏 상상만 해 왔던 기술들을 점차 현실화시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대로 이러한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제공하던 서비스들을 이제 AI(인공지능)나 로봇 등의 기계가 대신 하는 일이 급속히 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과 일자리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사고를 뿌리까지 바꾸게 함으로써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도래하게 만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발전할 기술들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 대다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성취에 취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는 지금,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4차 산업혁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는 기술 진보의 혜택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을까? 현재와 같은 우리 일자리는 남아 있을까? 그때에도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할까? 모든 면에서 인류를 능가하는 AI가 등장해도 우리는 지금처럼 생태계 최정상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인류 문명 탄생부터 AI와 로봇까지, 일과 일자리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앞선 산업혁명들과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에 대해 통찰력 있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기술 진보가 예고된 미래 세상을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 지금 인류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일자리는 안전한가?
AI와 인간의 일자리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AI(인공지능)와 자율주행 차량,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소식이 날마다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시대다. AI, 나노 기술, 생명공학, 정보 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경제·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은 지금껏 상상만 해 왔던 기술들을 점차 현실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이러한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사람 대 사람으로 접했던 서비스들이 하나 둘씩 무인 서비스들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인 편의점이나 셀프 빨래방처럼 직원 하나 없는 매장에 이미 익숙하고, 기관사가 한 명도 타지 않는 무인 경전철도 운행되고 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뿐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응대를 하는 업무에서도 이미 AI가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의 AI 비서, 은행 앱에서 고객센터를 클릭하면 말을 걸어오는 챗봇이 대표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제공하던 서비스들을 이제 AI나 로봇 등의 기계가 대신 하는 일이 급속히 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과 일자리에 가져올 파급 효과에 주목한다. 저자는 일과 일자리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사고를 뿌리까지 바꾸게 함으로써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도래하게 만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발전할 기술들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 대다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성취에 취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는 지금,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4차 산업혁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는 기술 진보의 혜택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을까? 현재와 같은 우리 일자리가 남아 있을까? 그때에도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할까? 모든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등장해도 인류는 지금처럼 생태계 최정상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 끝나면 인간이 하던 일자리를 AI와 로봇 등의 기계가 차지하리라 전망한다. 다만 지금부터 인류가 준비를 잘하기만 한다면 ‘일자리가 없는 세상’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본다.
이 책은 인류 문명 탄생부터 AI와 로봇까지, 일과 일자리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앞선 산업혁명들과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에 대해 통찰력 있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기술 진보가 예고된 미래 세상을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 지금 인류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전통 사회에서 일자리는 ‘천직’이었다


저자는 지금까지 인류사에는 일 또는 일자리의 측면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두 차례 있었다고 진단한다. 바로 신석기 농업혁명과 18세기 산업혁명이다.
수렵과 채집을 하며 이동 생활을 하던 태곳적 인류에게는 생존을 위한 활동이 있었을 뿐 의무적으로 주어진 ‘일’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한곳에 정착해 농사를 지으면서 작물을 수확하고 잉여 생산물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신석기 농업혁명이다. 이때 인류는 ‘잉여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것’이라는 개념을 터득했다. 이로써 일이란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는 최초의 생각이 정립되었다.
식량 생산 이외의 노동 시간을 확보하게 된 인류는 이제 의식주를 위한 활동 말고도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품을 생산하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었고, 축적된 잉여 생산물을 교환하기 위한 시장도 형성되었다. 잉여가치 생산이 문화와 문명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국가 사회 건설로 귀결되면서 인류의 전통적인 일자리들이 연쇄적으로 창출되었다.
이때부터 약 1만여 년 동안, 즉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른바 ‘전통 사회’에서 일자리는 ‘천직’이었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일을 평생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국가와 사회의 모든 체제가 이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동서양 모두에서 국가를 통치하는 세력은 하늘 혹은 신으로부터 그 정당성을 부여받아 지배하는 것으로 규정되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하에서 사람들의 계층이 정해졌고 계층에 따른 다양한 직업도 정해졌다. 예를 들어, 중세 시대에 봉건 영주에서 기사, 봉신, 농노로 이어지는 계층 사다리는 사회 구성 방식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일자리를 뜻했다. 우리나라 역시 사농공상이라는 사회 계급에 따라 조선 시대까지도 상인의 활동을 천시했다. 10~11세기 유럽에서 점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에 필요한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났는데, 이때도 도시로 몰려든 많은 수공업자와 상인들이 조직한 길드가 거의 모든 직업을 통제하는 등 서열화가 이뤄졌다.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대폭발이 일어나다


유럽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과학기술과 사회의식의 커다란 변화를 겪은 뒤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류의 일자리 양상은 혁명적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통 사회에서 자연에 의존해 살았던 인류는 이제 천연 에너지가 아닌 인위적으로 생산한 에너지로 기계를 작동시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대규모 공장 제조업을 통해 수만 명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짐으로써 인간의 경제 활동 규모는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 철도·방직·철강·석탄산업 분야에서 대형 회사들이 출현했고 대규모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단 한 세대 만에 길드 조직은 붕괴되었고 대다수 장인들은 공장 노동자로 전락했다. 동시에 서비스업 관련 종사자들, 생산 및 상거래 발달로 인한 회계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국가 관료 체계의 비대화에 따른 공직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모든 인간에게 태어나는 즉시 일자리가 주어졌던 전통 사회와는 달리 이제 일자리는 필요한 기술을 갖춘 사람들에게 선별적으로 주어졌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이르는 시기에는 산업 구조가 경공업 중심에서 중공업을 포함한 좀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산업혁명의 물결이 유럽 전역과 미국, 아시아로도 퍼지는 2차 산업혁명이 이어졌다. 내연기관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의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비행기와 동력선이 등장해 인류는 가고자 하는 곳을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호텔과 같은 숙박업 등 여행 관련 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외식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등 훨씬 세분화된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부터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공장에는 로봇을 이용한 생산 자동화가 도입되었고 컴퓨터를 이용한 사무 자동화도 이루어졌다. 또 1990년대에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통신혁명으로 가상의 공간과 네트워크가 인간의 삶으로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그와 관련된 일자리들이 생겨났다. 이전까지는 제조업 중심, 남성 중심 일자리 사회였다면, 이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무 직종이 늘어나 여성들도 경제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3차 산업혁명 세계화의 결과, 양질의 일자리가 줄었다


1930년대의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이겨 낸 인류는 2차 산업혁명 막바지인 1950~1970년에 생산력 향상에 비례해 소득도 증대하는 ‘기적과 같은 동반 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1970년을 고점으로 이러한 동기화는 와해되기 시작했다. 인류 전체 생산력은 빠르게 늘어난 데 비해 좋은 일자리는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았다. 즉 고용 없는 성장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그 원인이 3차 산업혁명 기간 동안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추진된 ‘세계화’와 ‘시장 자유화’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자본과 기업의 이동에 제한이 없어지고 화물 수송 능력이 증대함에 따라 3차 산업혁명 기간 중에 세계는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었다. 이런 세계화를 주도한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성립한 브레턴우즈 체제의 국제기구들인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와 그 후신인 WTO(세계무역기구)였다. 이 국제기구들은 초반에는 전후 유럽과 미국 경제 부흥을 이끌어 내며 순항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되는 1980년대에 들어서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신자유주의 노선을 걸으며 개발도상국에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를 이식하는 데 집중했다. 정부와 공적 부문은 비효율적이고 낡은 것으로 치부하여 민영화를 추진했으며, 국가 간 자본 이동을 막는 장벽들을 해체하고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의 축소를 지향했다. 그 결과 세계 곳곳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경제 위기는 잦아졌다.
저자는 세계화가 약 20년에 걸쳐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일자리의 국경 간 이동에 제한이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IT나 콜센터 같은 분야는 인도에, 제조업 제품은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통하는 식으로 운영한 결과, 모든 나라 노동자들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 노동자들과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에게 제공된 일자리는 원래 있던 곳의 일자리보다 더 나은 일자리가 아니었고 원래 있던 일자리를 없앰으로써 생긴 대체 일자리였을 뿐이다.
위기가 발생한 국가들에게 IMF는 긴축 재정과 고금리 정책, 시장 자유화, 공공 부문 민영화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정책을 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따라야 했던 국가들에서는 국가가 안전망을 구축하기도 전에 대량의 실업 사태가 발생했고 사람들이 빈곤으로 내몰렸다. 경기는 후퇴하는데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다 보니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도 않았고 고금리 정책으로 기업들이 도산하게 되자 기존 일자리들마저 급속하게 사라졌다. 1980년대 대처 전 총리 시절의 영국은 민영화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양질의 일자리를 없애는지 극명하게 보여 주는 예다. 저자는 그러한 정책마저도 대상 국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IMF는 1997년 외환 위기 때 구제 금융의 대가로 우리나라에 긴축 재정을 강요했던 것과는 달리 2008년 금융 위기 때 미국에게는 재정을 풀어 경기 활성화를 하도록 독려한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저자는 IMF나 세계은행 등의 국제기구들이 현재와 같이 G7이나 소수 다국적 자본에 유리하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한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다


현재 인류는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 저자는 이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측면에서 인류에게 세 번째 대변곡점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앞선 두 차례의 대변곡점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 전망한다. 신석기 농업혁명이나 18세기 산업혁명은 가축을 이용하든 기계를 이용하든 인간의 노동력이 바탕이 되었고 인간 노동의 효율을 최대화하려는 목적에서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는 데 반해, 4차 산업혁명은 인간 노동을 아예 기계 노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 기계는 물론 AI다.
AI는 이미 곳곳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블루칼라 일자리는 물론이고, 변호사, 회계사, 의사, 약사, 기자, 금융 매니저 등의 전문직과 미술, 음악 등 예술 분야까지 점점 더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람보다 빠르고 더 정확하고 힘도 더 센 AI 로봇과 인간이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기란 불가능하다. 여기에 만약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의 사고 능력을 가진 AI인 ‘초지능(superintelligence)’까지 탄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 AI의 급속한 발전은 일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인간이 하던 모든 일을 대체할 것이다. 이는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은 그동안 인간이 꿈꿔 보지 못했던 기술적인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나노 기술과 생명공학으로 인류의 생명이 연장되고 지구가 지속 가능한 환경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초지능 AI와 초고속 통신 기술 등이 보편화되는 세상이라면, 인간이 현재와 같은 일을 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일과 일자리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인류에게 주어진 두 가지 ‘포스트 4차 산업혁명’ 시나리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맞이한 인류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은 현재 시각으로 보면 ‘노동의 상실’이자 ‘노동의 종말’이 될 수 있겠지만, 만약 인류에게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오랜 세월 인류를 속박해 왔던 ‘노동의 굴레로부터 해방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그렇게 되면 인류는 그동안 자본주의 관점에서 부가가치를 많이 생산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중요시되지 않던 일들, 예를 들어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자원봉사를 하거나 공익적인 활동에 에너지를 쏟는 일, 그 외의 정서적이고 창조적인 일에 전념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어쩌면 늙지 않고 무한히 살 수도 있는 미래 사회에서, 복잡하고 고된 노동은 AI나 로봇이 담당하고 인간은 다른 차원의 노동을 하는, 즉 노동이 생존을 위한 고통의 작업이 아닌 삶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주는 ‘레이버피아(Laborpia)’를 맞이할 수도 있다.
저자는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과는 반대로, 인류가 기술의 노예, 자본의 노예가 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음을 우려한다. 현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얻게 된 성과는 노동자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기계 설비와 자본을 소유한 자본가에게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기술이 창출해 낸 부를 소수가 독점하게 된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일자리도 잃고 소득의 분배도 줄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기술들이 인류 대다수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를 위해 봉사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스티븐 호킹 역시 “만약 기계가 생산한 부를 공유한다면 모든 사람이 편안하고 호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고, 기계 소유자가 부의 재분배를 반대하는 로비에 성공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비참한 가난 속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생전에 경고한 바 있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인 도약에만 몰두하는 현 상황을 경계하면서, 4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에게 닥칠 미래 사회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지금부터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와 같은 사회 시스템을 고집한다면 인류는 크나큰 위기에 부닥칠 것이다. 우리가 아는 일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최첨단 기술 덕분에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하는 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전 세계 인구를 부양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결국 AI와 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주게 된 인류가 지구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렇게 생산된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저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 부의 집중화를 막고 공정한 조세 제도를 갖추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보편적 기본소득과 같은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인류 전체가 별 걱정 없이 살아 갈 수 있는 생산력을 갖추게 되는 세상이 되면 조세를 바라보는 관점도 “필요한 만큼 조세를 걷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일과 일자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람과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인류에게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레이버피아가 도래한다면, 인간은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러한 보람과 의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작가 소개

백완기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를 전주에서 유학했다. 대학 졸업 후 군대를 다녀와서 잠시 기업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기업체를 그만둔 후 여러 가지 사업을 했다. 사업차 중국 등지에서 머물렀고, 홀로 여러 국가를 여행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에서 근무하면서 인류의 일자리, 일의 변천과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2021년 현재 남서울대학교 겸임교수 겸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목 차

프롤로그: ‘일’ 그리고 ‘일자리’

1장 인류 문명 탄생과 일자리: 잉여가치가 불러온 문명의 탄생
1. 최소한의 일만 하면 되던 시절
2. 잉여가치의 탄생으로 인류사에 벌어진 일

2장 천직으로서의 일자리: 일자리는 하늘이 내려준 대사슬의 일부
1. 전통 사회의 확대와 일자리의 진화
2. 사회 계층 사다리가 만든 중세 유럽의 일자리
3. 도시 집중과 일자리의 만개

3장 일자리의 또 다른 대변곡점, 산업혁명: 운명에서 강요된 선택으로
1. 산업혁명이 가능했던 시대적 배경
2. 산업혁명이 일으킨 여러 변화들
3. 2차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심화

4장 세계화와 일자리 변화: 시장 자유화 압력과 양극화
1. 3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2. 세계화가 일자리에 끼친 악영향
3. 자유시장의 허상

5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인간을 대체하는 최첨단 기계들
1. AI는 인류에게 축복인가, 재앙인가?
2. 나노 기술과 생명공학
3. 통신혁명, 5G 시대를 넘어

6장 좋은 일자리를 방해하는 생각들: 미래를 억누르는 우리 내부의 ‘우상’들
1. 효율과 혁신, 빛나는 이름 뒤로 숨은 함정
2. 불평등과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착각
3.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경제 지표와 이론들

7장 미래 일자리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일: 사람 중심의 지속 가능한 환경 만들기
1.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우기
2. 공정한 조세 제도 만들기
3.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만들기
4. 사회적 담론이 필요한 것들

 에필로그
 후기: 과도기 상황에서 공공 기술 교육기관들이 해야 할 일
 미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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