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만 철학입니까 -매일 철학하는 여자- (2021.7)

고객평점
저자황미옥
출판사항더로드, 발행일:2021/07/09
형태사항p.232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338165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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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빡세게 특별한 일상


“산모 카드 가지고 오셨어요?”
“네, 여기 있어요.”
“이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봉지에 속옷 넣어주세요.”
“네
“제일 끝에 있는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누워 계시면 됩니다.”
유도 분만을 하기로 하고 일정을 잡았다. 이상하게 제로 맥주가 먹고 싶어 남편에게 부탁하여 늦은 시간 편의점까지 가서 사 들고 왔다. 둘이 식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배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간격이 빨라지는 느낌이 들어 산통을 체크해 주는 앱을 켰다. 7분, 8분...... 불규칙적으로 진통이 오더니, 30분가량 지나서는 5분 미만으로 진통이 왔다. 다니던 병원 분만실에 전화하니 둘째라 빨리 나올 수 있으니 짐을 챙겨서 지금 당장 오라고 하였다. 먹고 있던 제로 맥주 캔 두 개를 얼른 씻어 분리 수거통에 버리고 샤워부터 했다. 분만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못 씻게 될 테니.
부랴부랴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첫째 예빈이를 부탁했다. 어머니가 집으로 오시자 나는 캐리어와 짐가방 하나를 챙겨서 남편과 집을 나섰다. 배가 점점 더 아파져 왔다. 하필이면 목요일, 담당 의사가 휴진인 날이었다. 분만실에 들어가 주의사항을 듣고, 지정된 병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발을 올리는 기구가 붙어 있는 침대가 있었는데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잊고 있었던 4년 전 출산하던 날이 떠올랐다.
내진을 시작으로 인내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훗날 자녀에게 알려주기 위해 병실에서의 전 과정을 모두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출산 후에 일반 병실에 가서도 마찬가지로 그 곳에서의 느낌과 생각들을 글로 남겨두었다.


평범한 일상


“응애응애”
예설이가 깼다. 새벽에 아이가 깨면 하루가 시작된다. 특정 시간에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계획은 의미가 없다. 아이가 우선이다.
오늘이 태어난 지 65일째 되는 날이다. 새벽에 거의 잠을 못 잤다. 어제 예방 접종을 했는데 열이 나서 해열제를 먹이고 난 이후부터 애매하게 열이 났다. 해열제를 먹여야 하는 체온과 먹이지 않아도 되는 체온의 중간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 했다. 30분 단위로 열을 체크하면서 기다리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을 청했다.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할까봐 반복 알람도 설정한 뒤, 핸드폰을 베게 밑에 두었다. 그래야 알람 진동을 빨리 느낄 수 있으니까. 아이가 기침을 할 때마다 중간중간 깬데다, 열을 체크하려고 한 시간 단위로 알람을 맞추어 놓아서 그런지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아이가 아직 깨지 않아 바로 화장실로 직행해서 주문을 외쳤다.


“거대한 행운이 황미옥을 덮친다. 거대한 행운이 계속해서 쉬지 않고 황미옥을 덮친다.”


5월부터 외치고 있는데 매일 행운이 들어오게 해주어 감사하다.
양치를 하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셨다. 옷 방으로 가서 전신 거울 앞에 서서 힘차게 웃어주었다. 휴대폰 녹음기를 켜고 오늘 날짜를 말한 뒤에 자기암시 문구를 녹음하여 카톡방 몇 군데에 전송했다. 기상 미션과 아침에 할 일을 정하여 다시 카톡을 보낸 다음 부엌 식탁에 앉아 바인더를 펼쳤다. 오전에 할 일 목록을 적고 시간 화살표를 생각했다. 아 참! 오늘부터 새롭게 하는 일이 있다.
“글 쓰는 경찰 카페를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1%의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직업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1%의 개선과제는 과연 무엇인가?”
수첩에 이 질문을 적어두었는데 매일 아침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씩을 적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이렇게 적었다.
“책 읽고 독서 리뷰 꾸준히 올리기 & 매월 읽은 책 목록을 만들어 책마다 한 줄 요약을 쓰고 추천 대상을 기록하자.”


예설이가 깨서 코 흡입기로 콧물을 빼고 분유 먹였다. 먹으면서도 코가 막혀서 몇 번씩 콧물을 빼면서 먹였다. 트림을 시키고 침대에 눕힌 후 집필 중인 책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 자장가를 들으며 종이에 미리 써둔 원고를 노트북에 옮기기 위해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어제 첫째 예빈이를 어머니 댁에 보내서 아침이 더 여유롭게 느껴졌다.
아이가 잘 때, 러닝머신 걷기 50분과 스트레칭도 해야 한다. 오늘은 화장실 청소까지 해야 하는데 청소를 하면서 감사한 사람을 떠올리며 “고맙습니다.” 라고 말할 것이다. 오후에는 반찬거리도 만들고 틈틈이 독서도 해야 한다. 오늘 읽을 책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다. 영어 유튜브도 들어야 하고, 와인 강의도 수강해야 한다. 자기 전에는 감사일지를 쓰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할 일을 다 마쳤는지 피드백일지와 바인더 일정을 점검할 것이다. 잠자리에 누워서 사람들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작가, 마스터 코치와 와인 마스터를 상상하면서 잠이 들었다.


멈춤이 있는 일상


“어머니, 예설이 항생제 쓰셔야 합니다.”
“정말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코감기가 심해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네, 할 수 없지요.”
“그럼, 약 먹이시고 월요일에 다시 병원 오세요.”


영아들의 경우, 출산 6개월까지는 면역력이 강해서 웬만하면 아프지 않기 때문에 둘째도 아프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예빈이가 감기에 걸리니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된 예설이는 바로 코감기에 걸렸다.
병원에 다녀와서 아이가 자는 동안 러닝머신 위에서 천천히 걷고 난 후, 스미홈트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스트레칭 2주차를 따라 했다. 남편과 점심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 잠든 아기 옆에 가만히 누웠다. 음악을 트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방문 밖으로 부엌 벽면에 붙여진 ‘꽃자리 토크쇼’의 배너가 보였다. 경찰 근무복을 입고 웃는 모습이 자신감 있어 보였다. 천정에는 좋은 운을 불어 넣어준다는 드림캐처가 매달려 있었다. 고요했다. 음악 소리와 딸아이의 숨소리만 들렸다.
머릿속 생각을 멈추고 싶어졌다. “예설이 귀여워요.”, “아이 귀여워요.”라며 울리는 카톡도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잠시 멈춘 상태를 가져본 적이 언제였던가 떠올려보니 기억조차 나질 않았다. 목표와 해야 할 일을 쫓아 나 자신을 너무 채찍질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멈춤의 시간을 갖는 사람이 되고 싶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나의 마음도.
살다 보면 빡세게 살아낸 특별한 일상도 있고 평범한 일상도 있다. 그리고 멈춤이 있는 일상도 있다. 어느 날이건 즐거운 나의 하루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은 글쓰기와 독서를 시작하면서 부터다. 스스로 던진 질문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일상에서 이해되지 않는 일, 속상한 일도 떠올려본다. 나는 생각 중독자다. 해야 하는 일에 생각하는 시간을 일부러 적기도 하니 말이다. 글쓰기와 독서만큼이나 생각하는 일을 좋아한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빠져든다.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나답다. 생각은 위대하다. 생각은 일상에서 그냥 지나갈 법한 것들을 가지고 와서 재탄생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이번 책에는 일상에서 겪는 평범한 일에 철학적 의미를 담아보았다. 경찰이지만 육아휴직이라는 시간 동안 제복을 벗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생각의 크기를 키우며 매일 철학 하고 변화해가는 삶을 기록했다. 생활 속의 철학이 당신의 일상적인 삶에 변화의 불을 지펴주었으면 좋겠다. 철학은 평범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일상이 철학이다.

작가 소개

황미옥
이민 1.5세대. 9·11 테러를 경험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24살에 경찰이 되었다. 14년차 현직 경찰관으로 부산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결혼 6년 차에 첫째를 출산했고, 10년 차에 둘째를 출산했다. 경찰이지만 두 번째 육아휴직 시간 동안 제복을 벗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생각의 크기를 키우며 매일 철학하고 변화해가는 삶을 기록했다. 일상이 철학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저서로 《어메이징 땡큐 다이어리》 (공저), 《글 쓰는 경찰》, 《나는 오늘도 제복을 입는다》, 《대한민국경찰 글쓰기 프로젝트》가 있다.

목 차

들어가는 글
추천서

[1부] 어느 날 문득
1. 철학이란 무엇인가
2. 거창하다는 느낌
3. 작은 철학이면 어때
4. 사색을 시작하다
5. 철학여행

[2부] 일상에서 깨닫다
1. 아이의 한 마디
2. 두려움과 상실
3. 나와 내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
4. 사명에 대하여
5. 하지 말아야 할 것들
6. 멀티플라이어 VS 멀티플레이어

[3부] 쓰고, 읽고, 깨닫다
1. 무심코 지나치는 시간들
2. 쓴다는 행위의 의미
3.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책에서 찾다
4. 사람 보는 눈, 세상 보는 눈
5. 행복을 찾아서
6. 매일 멘토링 받는다

[4부] 매일 철학하는 여자
1. 철학, 우습게 보자!
2. 삶의 깊이를 위하여
3. 내 멋대로의 철학
4. 성장할 수 있다면
5. 부동심 훈련
6. 종이 위에서 VS 머릿속에서

[5부] 철학이 필요한 시대
1. 너무 빠른 세상
2. ‘나’를 잃어버린 시간들
3.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4. 생각, 또 생각하기
5. 지금 이 순간, 집중하기
6. 나다움

나가는 글
경찰 동료 추천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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