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 “우리에겐 노동을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 인간의 삶에 늘 함께인 노동, 얼마나 알고 있나요?
- 학교 현장에서 노동 인권 교육을 진행해 온 사회 교사가 들려주는 우리 사회 노동 이야기
사회 진입을 준비하면서, 또 그 이후에도 우리는 진로 탐색과 직업 선택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직업은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직업을 갖고 일하는 사회의 노동 환경이 어떤지 생각해볼 기회는 얼마나 될까? 우리는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는지, 왜 일을 할수록 가난해지는지, 취업 경쟁은 어째서 이토록 극심한지, 우리는 몇 세까지 일해야 하는지… 건강하고 즐겁게 일하는 삶을 위해서는 진로를 고민하는 것만큼 우리 사회의 노동 환경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하는 삶이 궁금한 너에게》는 대안사회교사모임 소속의 사회 교사가 들려주는 노동 인권 이야기이다.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에서부터 그 권리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힘써온 역사,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을 둘러싼 문제와 미래의 노동 시장 변화까지. 우리 사회 노동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친절히 안내하는 이 책은 노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일하는 삶을 탄탄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2. 노동의 안부를 묻는 일, 우리 삶의 안녕과 연결되는 일입니다
-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우리 모두의 노동, 무사한가요?
- 다양한 사례를 통해 만나는 노동의 여러 얼굴
‘노동’, ‘노동자’라는 말에는 늘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따라붙어 왔다.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 건설 현장에서의 사망 사고, 고객이나 상사의 갑질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의 소식이 매일 같이 들려오는 세상이니 이러한 인식이 근거 없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노동에겐 그런 어두운 얼굴뿐일까? 만약 그렇다면 노동은 피하는 것이 상책일까? 오랜 시간 학생들과 노동, 인권,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온 저자들은 노동을 새롭게 다시 만나보자고 초대한다.
노동의 의미와 역사,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부터 성평등, 안전, 휴식 등 삶의 질과 직결되는 노동 인권 문제, 인공지능의 등장과 기본소득 등 최신의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가로지르는 노동 이야기는 노동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19세기 산업 혁명기의 공장법, 근로기준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법과 제도의 변화와 노동법 개악에 맞선 1996년 총파업, 평화시장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쓴 전태일과 신순애,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촉구하며 여성 노동자들이 벌인 조기 퇴근 캠페인 등 노동자의 이야기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 우리의 안녕과 연결되는 일임을 깨닫게 한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야간 노동, 산업 재해는 뫼비우스 띠처럼 끊임없이 돌고 돌며 우리 사회를 후퇴하게 만듭니다. 우리 모두가 노력하여 이 악순환을 끊어 내야겠죠. 누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행복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존중받으며 일하는 것, 바로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경제 규모 세계 10위, 산업 재해 사망률 1위?> 중에서(102쪽)
이런 노력에도 어떤 이에게 노동은 출입조차 허락되지 않은 영토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장애인 고용률은 34.9%로 전체 고용률 60.9%의 절반 수준이다. 장애인이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의지가 없어서일까?
장애인도 장애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 유형에 따라 가능한 직무를 분석하여 적절한 일을 부여하는 기업은 드뭅니다. 함께 일하는 비장애인들도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갖고 동료로 대우해 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평등’에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한다는 뜻도 있지만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할 수 없는 사람들> 중에서(112쪽)
한국 사회에는 이 ‘평등’에서 비켜나 있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2020년에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 임금의 70% 수준이고(55쪽), 청소년 10명 중 1명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하지만,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저 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하는 등 부당 대우를 경험한다(77쪽). 한국의 노인빈곤율을 OECD 국가 중 1위이며, 노인을 위한 일자리나 복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120쪽). 우리는 언제나 젊고 건강할 수는 없고, 살면서 한 번쯤은 사회적 약자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인간의 생애 전체에 걸쳐 있는 노동의 문제를 함께 고민할 것을 권한다.
《일하는 삶이 궁금한 너에게》는 ‘우리는 왜 일을 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왜 국가와 사회가 노동 존중을 위해 노력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나아간다. 한 걸음 한 걸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노동이 입체적인 얼굴을 하고 다가온다. ‘노동자’라고 하면 육체노동만을 떠올리던 것에서 내 곁의 다양한 노동자들을 볼 수 있게 되고,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내 삶의 문제로 한층 가깝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우리는 서로서로의 노동에 기대어 살아간다(191쪽)”는 메시지는 노동에 대한 우리의 앎을 새롭게 하고, 노동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3. 평생직장은 사라졌지만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시대,
우리는 어떤 노동자가 될 것인가?
- 노동과 노동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하는 삶을 그려 보다
- 노동 시장의 유연화, 인공지능의 발달, 기본소득까지… 우리 사회 노동의 현안을 살피다
정년을 보장하는 평생직장은 점점 사라지고, 근속기간은 짧아지면서 한 사람이 여러 직장을 거치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갖는 ‘N잡’이 확산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을 고르는 것만이 정답일까? 나만 잘나면 노동 문제들은 모두 나와 상관없는 것이 될까? 이에 대한 답은 내가 일하게 될 노동 시장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6장에서는 한국의 노동 시장이 이중 구조를 갖게 된 역사를 살피며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 청년 실업 문제, 이주 노동자 문제를 살핀다. 언뜻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제들이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은 노동 문제의 복잡함과 광범위함을 드러내 보여준다.
어떤 일자리냐에 따라 급여나 복지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인 1차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1차 노동 시장에 속하는 일자리는 전체 노동 시장의 11%에 불과하다고 해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과도한 경쟁 상황에 놓이는 이유입니다. - <좋은 일자리와 꺼려지는 일자리> 중에서(135쪽)
7장에서는 4차 산업 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변화를 전망해본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리라는 것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이 책은 인클로저, 러다이트 운동 등 인류 역사에서 항상 일어났던 기술적 실업의 사례를 톺아보며 그때마다 인간이 어떻게 변화에 적응해왔는지 보여준다. 또한 대량 실업의 대응책이었던 뉴딜 정책과, 최근 새롭게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기본소득 논의를 살펴본다.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일자리 또한 창출했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재교육과 훈련으로 다른 일을 찾아 밥벌이를 해 왔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어떨까요? 인공지능의 대체로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도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에서 자신의 직업을 찾을 수 있을까요?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적은 것도 문제이지만,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전문적인 일자리만 남게 된다면 일자리를 잃은 대다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나의 희망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요?> 중에서(162쪽)
저자는 아직은 해답이 없는 다소 절망적인 전망이더라도 ‘아직 이런 것까지는 몰라도 돼’ 하는 태도로 어둡고 무거운 주제들을 피해 가지 않는다. 대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최신의 통계를 참고하며 균형 잡힌 시선으로 앞으로 닥칠 노동 문제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이 한층 더 넓은 시야에서 삶과 노동을 조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 사회의 인간은 노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노동은 우리의 오늘을 움직이는 힘이지만, 잘못된 조건 속에 놓일 때는 우리를 옥죄는 것이 될 수 있다. 이에 충분히 대비하고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긴 역사 속에서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 내 곁의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어려움을 헤쳐나갈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삶이 궁금한 너에게》 속 이야기들은 언젠가 노동자로서 살아가며 문제에 부딪힐 때,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돕는 든든한 앎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동희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 늦게 교직에 들어섰습니다. 비주류의 삶에 더 마음이 끌리고 이성보다 감성이 더 풍부한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인권과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늘 공부하는 자세는 잃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학생들이 누구보다 스스로를 사랑했으면, 그 사랑이 타인과 세상으로 향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은이 : 서재민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권, 다양성, 민주주의 등 사회 교과서 속 지식이 ‘지금, 여기’의 일상과 연결되어야 진정한 앎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학생들과의 만남을 준비합니다. 이 만남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과 함께, ‘교육 노동자’인 저 스스로에게도 가치 있는 일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기획 : 대안사회교사모임
1989년에 출범한 전국사회교사모임 내에서 대안사회분과로 활동하며 사회 교과의 대안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해 왔다. 인권, 함께하는 공동체,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가치를 존중하면서 사회 교사로서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감각을 갖추기 위해 정치, 법, 경제, 문화 등 사회과와 관련된 분야를 함께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업 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2018년부터 대안사회교사모임으로 그간의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주제가 있는 사회 교실》(2004), 《사회 선생님이 뽑은 우리 사회를 움직인 판결》(2007), 《사회적 감수성을 키우는 시민 교과서》(2012), 《참여하며 깨닫는 공동체게임》(2013), 《들으며 깨닫는 사회 이야기》(2013), 《사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공정무역 이야기》(2017)를 함께 기획하고 썼다.
목 차
머리말 노동이 내게로 올 때
STAGE 1 노동 없는 오늘은 없습니다
-노동의 의미, 자본주의 경제 체제, 노동 윤리-
노동, 꼭 해야 하나요?
세상의 풍요로움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노동 행위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요?
*‘동학 개미 운동’이 놓친 동학 농민 운동의 정신
STAGE 2 워라밸, 노동자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근로 기준법, 휴식권, 남녀 고용 평등법-
나의 월급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어요
일터에서 남녀 모두 행복할 수는 없을까요?
*“직장 갑질은 이제 그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STAGE 3 일할 권리, 일하지 않을 권리
-아동 노동, 청소년 노동 인권-
청소년의 노동을 법으로 제한한다고요?
열세 살 소녀가 하루에 16시간 노동했었다고요?
여전히 계속되는 청소년 노동 인권 침해
*영국 대공업 지대 한편에 지어진 최초의 ‘학교’
STAGE 4 경제 규모 세계 10위, 산업 재해 사망률 1위?
-산업 재해, 장시간 노동, 야간 노동-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게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할까요?
밤에도 잠을 자지 않는 사람들
*이런 경우에도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STAGE 5 일할 수 없는 사람들
-장애인의 노동권, 노인 노동-
일할 수 있는 몸, 그렇지 않은 몸 누가 정하나요?
우리는 언제까지 일을 하게 될까요?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노숙인 자립 지원
STAGE 6 좋은 일자리와 꺼려지는 일자리
-청년 실업, 이중 노동 시장, 이주 노동-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 어렵다고요?
비정규직, 왜 생겨났을까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데, 이주 노동자는 왜 느는 거죠?
*배움이 즐거운 일이 될 수는 없을까요?
STAGE 7 나의 희망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요?
-4차 산업 혁명과 일자리 변화, 기본소득-
기술 발전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할까요?
일자리 소멸,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로봇세를 거두자고요?
STAGE 8 노동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나라
-노동조합과 노동 3권, 노동 유연화, 사회 복지 제도-
노동조합은 왜 만드는 걸까요?
이직과 재취업, 자유로운 선택이 아닌 ‘울며 겨자 먹기’
노동 존중,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첫걸음
*어린이날은 원래 5월 1일 ‘노동절’이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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