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현금이냐, 현물이냐
기본소득이냐, 보편적 기본서비스냐?
모두에게 똑같은 현금을 주는 대신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현물을 준다!
필요에 따라 생활필수품을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약간 더 많은 돈을 주머니에 넣어주고 시장에 맡길 것인가?
이 책은 2017년 10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세계번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처음 소개한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기본서비스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본소득 운동에 대응해 제안됐다. 따라서 기본서비스와 기본소득 사이에는 화해할 수 없는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 그건 모든 사람이 지불 능력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생활필수품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자원을 모아 위험 분담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모든 사람의 주머니 속에 약간 더 많은 돈을 넣어주고 우리의 미래를 시장에 맡기기를 원하는가?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본소득 논쟁 나아가 복지 논쟁에 불을 붙이기를 원하고 있다. 즉 불평등의 확대, 흔들리는 복지제도, 지속불가능한 소비 등과 같은 긴급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논쟁해보자는 것이다.
기본서비스는 ‘공동 필요’와 ‘집단 책임’이라는 두 가지 핵심 원리를 갖고 있다. 모든 인간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 또 스스로 판단하고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충족돼야만 하는 일련의 동일한 기본적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공동 필요이다. 그 공동 필요를 집단이 함께 책임을 지자는 것이다. 그러한 기본서비스의 대표적인 모델로 의료서비스와 교육을 들고 있다. 이러한 기존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돌봄, 주거, 교통, 디지털 정보 접근 등과 같은 새로운 영역의 서비스까지 확장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안에는 그래야만 하는 3가지의 기본적인 제안이 있다. 첫째는 집단 이상의 회복이다. 둘째는 충분성과 지속가능성 지향이다. 셋째는 전통적인 공공서비스 모델을 진정한 참여적인 모델로 개선하고자 하는 데 있다. 그럼 왜 지금 이러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가? 그건 그저 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고 번영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편적 기본서비스는 기본소득과 비교해
평등, 효율성, 연대,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유익하다
그럼 보편적 기본서비스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기본소득과 비교해 평등, 효율성, 연대, 지속가능성이라는 네 가지 관점에서 유익하다. 우선 평등을 살펴보자. 최저 소득층에게 훨씬 더 가치 있는 사회임금을 제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빈곤층이 의료 서비스나 교육 등 필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할 때 소득의 4분의 3을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서비스는 소득 불평등을 평균 20퍼센트까지 축소한다. 세계번영연구소의 모형을 보면 공공서비스를 교통과 디지털 정보 접근 등과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부유층보다 저소득층 가구에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
그다음 효율성을 살펴보자. 공공서비스는 종종 비효율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공공서비스에서 투입 대비 산출 기준으로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이 얻는’ 대부분의 실험이 실패했다. 공공 부문은 경쟁적인 상업 조직과는 다른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행정, 구매, 연구 등과 같은 기능을 공유해 중복을 방지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한다. 결과 효율성 관점에서 보면 시장 기반 시스템보다는 공공 시스템이 이점이 더 많다. 그리고 효율성은 숫자가 아닌 인간 삶의 번영이 기준이 돼야 한다.
세 번째는 연대이다. 보편적 기본서비스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인간이 혼자서는 대처할 수 없는 위험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을 공유하고 함께 행동하는 집단적 정책과 실행이 필요하다. 자신만을 돌보면서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사회학자 뒤르켐이 언급했듯이 사회는 즉흥적으로 협력을 일으키는 고립된 선택들이 아니라 상호 간의 관심과 배려를 통해 건설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하는 목표를 지속해서 당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체계를 시사한다. 보편적 기본서비스는 환경과 생태계 파괴의 방지, 경제 안정화, 기후 변화와 천연자원의 고갈 오나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편적 기본서비스는 기본소득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짝이 아니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국제노동기구는 130개국을 대상으로 비슷한 기준으로 정의한 현금 지급 제도의 비용을 계산했는데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 비용은 국내총생산의 20~30퍼센트’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현금 지급은 기본서비스와 양립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선다. 둘은 같이 추진할 수 있는 짝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평등, 효율성, 연대, 지속가능성의 특성이 있는 보편적 기본서비스가 정책적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나 쿠트
신경제재단 수석 연구원
사회정책 분야의 선도적인 분석가이자 저자이자 옹호자이며 사회정의, 지속가능한 발전, 노동시간, 공공보건정책, 대중참여와 민주주의적 대화, 젠더 및 평등 등에 대해 폭넓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주4일 근무제 옹호』『보편적 기본소득: 노동조합의 관점』『새로운 사회적 커먼스 만들기』『인간, 세상의 힘: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향하여』『예방의 지혜』 등이 있다.
지은이 : 앤드루 퍼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글로벌 번영연구소의 사회적 네트워크 공동 책임자이다. 그는 21세기 복지에 관한 글로벌 번영연구소의 연구를 이끌고 있다. 주요 공저로 『미래를 위한 사회적 번영: 보편적 기본서비스 제안』이 있다.
옮긴이 : 김은경
프랑스 파리 10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기연구원에서 주로 경제적, 산업적 효율성과 혁신을 중시하는 정책 연구를 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 사회의 갈등과 불평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사회적 통합을 높이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진정성’ 있는 복지 논쟁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번역 소개하게 됐다. 이 책을 통해 건강한 복지 논쟁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
서론 우리는 무엇을 함께 하고 어떻게 서로를 도울 것인가
1장 왜 지금 복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가
왜 부자 나라에 가난한 사람이 늘어나는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은 다르다
누구나 기본적 필요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임금의 가치는 화폐로 환산한 가치보다 크다
2장 어떻게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운영할 것인가
어떻게 운영되는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누구에게 권한이 있는가
어떤 조직 모델이 유용한가
자금 지원은 어떻게 하는가
어떻게 참여를 끌어내는가
어떤 기준으로 운영하는가
어떤 자격 조건이 필요한가
공무원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보편적 기본서비스만의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
3장 보편적 기본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평등: 소득 불평등을 줄여준다
효율성: 투입 대비 산출로 보면 안 된다
효율성: 인간 삶의 번영이 기준이 된다
연대: 공감과 책임의식이 높아진다
지속가능성: 지속 역량으로 작동한다
기본소득과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비교해보자
4장 보편적 기본서비스의 시작: 돌봄 서비스
의료 서비스와 학교 교육에서 교훈을 얻고 배우자
‘아동 돌봄’은 조기 교육이자 집단 책임으로 해야 한다
‘성인 사회적 돌봄’은 성숙한 사회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
5장 보편적 기본서비스의 시작: 주거, 교통, ICT
모든 사람에게는 ‘주거’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에게는 ‘교통’ 수단이 필요하다
ICT는 새로운 시대의 생활 필수 서비스다
그 누구도 굶는 일은 없어야 한다
6장 더 나은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만들어가자
정부의 권한과 역량이 바뀌어야 한다
민주적 의사결정 체제를 갖춰야 한다
대기업의 독점과 폭리를 막아야 한다
자본주의하에서 보편적 기본서비스는 가능하다
보편적 기본서비스 비용이 늘어나지만 감당할 수 있다
기본소득과 보편적 기본서비스 둘 다를 할 수는 없다
결론 궁극의 복지 시스템으로 나아가자
역자 후기 보편적 복지국가를 향해 가자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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