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현재진행형의 국가폭력 잔혹사
이 책은 196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일어났던 간첩조작사건 14가지를 다룬다. 2020년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었던 <김성수의 한국현대사> 칼럼 가운데 재심에서 무죄로 완결된 사건들을 추려 단행본으로 구성한 것이다. 저자는 그 ‘간첩조작사건’ 희생자들의 인권이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함으로 유린되었던 ‘그때 그곳’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마치 베리길리우스가 단테를 안내해 지옥과 연옥을 낱낱이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 같이, 당대를 살고 있는 독자들로선 지독하고도 완강하게 외면하고 싶은 현장으로 안내한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무 말이 없다
책에 등장하는 인권침해 피해자들은 양심적인 학자, 민주화운동 학생, 재일교포, 어부, 공장 노동자, 신학자 등이다. 양심적인 학자와 민주화운동 학생은 자신의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들에게 본보기로 손봐줘야 할 대상이었다.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단칼에 잠재우는 수단이었다. 재일교포와 어부는 자신을 방어할 논리나 든든한 인맥이 부족한 사람들이었다. 정권의 위기 때 또는 선거철마다 이들을 고문 끝에 간첩으로 조작해 대국민 발표를 하며 군부정권을 공고하게 유지하고 강화하는 ‘북풍용’ 소모품으로 거침없이 사용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 자신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인생이 철저히 파괴되었다. 지금도 과거 인권침해 사건의 가해자들은 국회의원도 하고 변호사도 하며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살며 큰소리치고 사는데 피해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병든 몸과 맘을 이끌고 투쟁하며 살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가 바꾸는 세상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베아트리체의 빛나는 모습을 향해 올라갔던 천국을 동경하게 될 것이다. 우리 자신의 선택에 의해 천부적으로 누려야 할 현실세계가 그런 것이니까. 책을 꽉 채우고 있는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고문 장면과 참혹한 삶과 죽음과 그 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인권유린 현장을 목도하면서, 독자들은 스스로 외면하고 침묵함으로써 이루어진 잘못이 아닌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증언을 들은 자에게는 의무가 발생하는 법인 까닭이다. 저자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는 우리의 자각과 행동이 불러올 ‘나비효과’를 간절히 바라며 독자들 한 명 한 명을 찾아가고 있다. 역사는 이런 만남의 연속 속에서 늘 새롭게 시작한다.
작가 소개
김성수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신진공고 자동차과와 한국철도대학을 졸업하고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철도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1989년 2월 4일 함석헌(1901-1989)이 운명한 날 8년간 일하던 철도청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 이듬해인 1990년 영국으로 유학, 에섹스대학교 역사학과 (학사, 석사)를 마치고 셰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함석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귀국 후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했고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현재 영국인 아내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영국에 살면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반헌법행위자 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오마이뉴스》 영국 통신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영문판 《함석헌평전》과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등을 지었다.
목 차
서문 민주주의 나무는 인간의 피를 먹고 자란다지만
추천사 침묵하지 않을 의무의 선순환 _한홍구
1 젊은 경제학자 권재혁 • 1968
2 서울대 법대 교수 최종길 • 1974
3 재일교포 유학생 김정사 • 1977
4 신학 연구자 박재순 • 1980
5 진도 어부 김정인 • 1980
6 농협 직원 박동운 • 1981
7 역사 교사 황보윤식 • 1981
8 미법도 어부 정영 • 1982
9 오징어잡이 어부 윤질규 • 1983
10 소매유통업 사업가 오주석 • 1983
11 재일교포 통역가 김병진 • 1983
12 어부-보광스님 이상철 • 1983
13 공장노동자 심진구 • 1986
14 대학생 강기훈 •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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