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직하게 발굴하는 삶의 얼굴
제1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작가 육근상 시집
“여우는 골똘하게 새벽 기다리다
고욤나무 가지에도 신발 가지런한 댓돌에도
고리짝 두 개 서 있는 대청까지 들어와
바람을 토굴처럼 열어 세상 엿보고 있다”
제1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시인, 육근상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절창』, 『만개』, 『우술 필담』에 이어, 삶의 현장에 뿌리내린 다양한 구어체 방언으로 자연과 구체적인 생활을 그려내는 육근상 시인의 특징이 다시 한 번 잘 드러나는 시집이다.
충청도 사투리 말바탕에 대전 지역의 영남, 호남 말이 섞여 리듬을 이룬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중에 해방 후 6?25 전쟁통에 월남한 사람들 말까지 놓치지 않았다. 이 시집에는 여러 지명들이 등장하는데, “청령 끝 방앗간집”(「모개」), “부소무늬”(「수국」), “평박골”(「달가락지」), “어부동”(「어떤 저녁」), “애미고개”(「첫사랑」) 등의 “이 숱한 마을, 고개, 들판 같은 이름들이, ‘땅의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삶의 사연을 품에 안고 이 ‘이야기 시’의 주인공 역할을 한다.”(「해설」) 「살림」 연작에서는 산문 형식을 갖추면서 구어口語를 통해 생활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해학적인 어투와 노랫가락처럼 이어지는 사투리의 향연은, 삶의 현장에 뿌리내린 시정신을 구현하는 동시에 개인 방언으로서의 시적 문체를 낳는다.
잃어버린 이를 그리는 애가
“저 가을볕 따라 한 생애가 낯선 별자리로 갔다 평생 무명저고리 하나로 강아지풀 스미다 쓸쓸하게 떠났다”
시인은 삶에서 끌어내온 목소리를 통해 그의 생활을 그려내는데, 이번 시집은 겨울과 침잠된 슬픔의 바닥으로 걸어간다.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나는 또 어느 별에서 생명 얻을 것이니 가는 것 너무 슬퍼하지 마라”라는 어머니의 말을 전한다. 다소 담담한 발화로 시작하는 시집의 곳곳에서 시인은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애덜 근강햐”냐 “집 안에 쥐는 웂구” 하는 말씀이며, 이 질문 앞에서 시인은 “이 밤 누가 논두렁을 태우고 있나” “매운 눈 비비며 쥐를 잡고 있나”(「적멸」 ) 라며 눈물을 삼킨다.
상실에 대한 감각은 통렬하다. 좋은 이삿날이라는 “손 없는 날 가신 엄니 아직 오시지 않고”(「손 없는 날」) 시인은 꾸역꾸역 비빈 보리밥을 밀어넣는다. 회상과 허전함 속에서 시인의 시선은 조용히 존재하는 주변의 일상과 자연에 머문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그 자연의 공간을 깊이 통과하며, 일상적 존재들 안에 깃든 깊은 시간성과 움직임을 되살려냈다. 그 시간의 근원은 생을 떠난 가족에 관한 깊은 그리움과 슬픔을 필두로 한 해학이다. 이 시집 속에서 서글픈 웃음을 담은 목소리는 향토적 서사와 함께 어우러지며 꽃과 풀, 계절과 풍경을 통해 진득한 정서를 드러낸다.
겨울 한복판에서 봄의 목소리를 듣다
“새벽밥 툭툭 털고 일어나 마당 나서면
흰 털 보송보송한 여우가 뽀드득뽀드득 소리 내어 따라왔다”
슬픔은 계절의 순환에 따라 휘발되거나 사그라들지 않는다. 순환과 함께하는 시간이 외로움과 슬픔의 답이 되어주지도 못한다.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애가는 계절과 닿아 서사를 만들어낸다. 시집은 “여기서부터 겨울이다”(「붉은 포도밭」)라는 간결한 전언으로 끝을 맺는다. 이 전언은 상실의 슬픔에 빠진 시인이 침잠하는 계절의 시작을 알리면서, 시집 전반에 드리운 서늘한 감각들을 형상화한다. 이 겨울은 “소나무가 한쪽 팔 잃고 먼 산 바라보는” 계절이며 이곳에서 시인은 “밤새 여우가 길 내어 올라간 북방”을 그리워한다. 시인이 구사하는 개인 방언은 시집에 담고자 하는 깊고 진한 정서와 그의 마음 속에 새겨진 그리움과 상처를 부연한다.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어 오디 돌아댕기기두 으설퍼 문지방 옆댕이 오그리구 앉어 문풍지 우는 소리 들으매 손장단이나 맞추구 있는디 마실 갔다 오종종 들어오던 각시 뜰팡이 엎어놓은 양재기 꽁무니바람에 굴러가다 바람벽 부딪혀 찌그러지는 소리루 한마디 되아내는디 봄은 허세여” (「살림」 2)
그는 겨울 내내 “빨랫줄에 해지고 구멍 난 셔츠”로 걸려 있는 서글픔을 노래하지만, 그에게 닥친 상실의 기억에 온기를 가진 “품속”이 스며든다. 그가 「볕」에서 발화하듯이 “품속 같다 무엇이든 끌어안고 있으면 한 생명 얻을 수 있겠다.” 계절은 변화하고 겨울이 저물어 봄이 오는 ‘이야기시’ 속에서 “텃밭도 품속 따뜻했는지 연두가 기지개”이고 “나를 품었던 엄니도 이제 품속 돌아가려는지 양지 녘 볕을 있는 힘껏 끌어모으”셨다.
육근상 시인은 『여우』를 통해 “자신들의 삶 전체를 바쳐 연연히 이어지는 자연적 삶 그 자체를 수용하고 표현”한다. 이는 시인이 네 번째로 시도하는 “자연적 존재로서의 사람의 ‘삶’과 그들이 깃들여 살아가는 터전으로서의 ‘토양’과 이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서의 우주와 그 혼에 대한 인식과, 그 표현으로서의 사람의 말과 글, 그리고 그 집약체으로서의 문학에 대한 인식을 가능한 한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다.(「해설」) 진실한 감각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아가는 이 방언의 시들은 육근상 시인의 진솔한 속사정을 체화해 만들어낸 그의 독보적인 시세계이다. 구체적인 생활언어로 삶의 얼굴을 발굴하는 시도를 통해 시인은 가장 가까운 봄의 세계를 열어나가는 것이다.
작가 소개
육근상
1960년 대전광역시에서 태어났으며, 1991년 『삶의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2017년 시집 『만개』가 세종도서 문학나눔 문학부문 우수도서에 선정되었고, 2019년 제12회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절창』(2013), 『만개』(2016), 『우술 필담』(2018)이 있다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
한낮 | 모개 | 손님 | 볕 | 봄날 | 수국 | 새 떼 | 호박꽃 | 적멸 | 가을 | 메밀꽃 | 손 없는 날 | 보름벌레 | 달 강 | 북바위 | 여우 | 폭설 | 숫눈 | 바라실 미륵원지 노을집
제2부
詩 | 사월 | 앵두가 익어가네 | 봄비 | 달가락지 | 빈집 | 여수 바윗골 | 누이 | 노을 강 | 낙화 | 어떤 저녁 | 가을밤 | 강 | 첫사랑 | 낮달 | 속초 | 동백 | 망종 | 오늘만 같고 | 해남 윤씨네 골방에 누워
제3부
삭망 | 겨울밤 | 엄니 | 벚꽃 설렁탕 | 사랑가 | 콩꼬투리 | 오늘은 비 | 밥 | 살림 1 | 살림 2 | 살림 3 | 살림 4 | 살림 5 | 새벽 | 이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 첫눈이 해끗해끗 | 세밑 | 연대기 | 혼자 사는 즐거움 | 길손 | 붉은 포도밭
해설 | 겨울의 송가에서 봄의 예감으로_방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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