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거인처럼 키가 아주아주 컸으면 좋겠어.”
“아기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준다고? 그게 가능해?”
“내가 거인이 된 거야? 소원이 이루어진 거야? 오 예!”
쑥쑥젤리, 호리호리 드링크 세상 속으로 신나는 여행이 시작된다!
마루비 창작 동화 시리즈 ‘책이랑 놀래’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신양진 작가의 《쑥쑥젤리와 호리호리 드링크》가 출간되었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만을 엄선하여 선보이게 될 ‘책이랑 놀래’ 시리즈는 앞으로 우리 어린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친구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
◆ 난쟁이도 아니고 똥자루도 아니고 난쟁이 똥자루라니. 짜증 나!
아람이의 가장 큰 고민은 남들보다 작은 키다. 그래서 속상하고 뭘 해도 재미가 없다. 건우 패거리들은 아람이만 보면 “난쟁이 똥자루 난쟁이 똥자루” 라고 놀려대지만 정작 이런 상황을 어른들한테 말하면 진짜 중요한 건 커다란 마음이라는 답답한 말만 되돌아올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야.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
또 그 말이야. 외모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뭐 그런.
할머니도 아저씨도 진짜로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키가 큰 사람을 부러워하고 좋아해. 그러니까 키가 작은 사람이 놀림을 받는 거라고. 착하지 않다고 놀림을 받는 사람은 없잖아? 그렇게 따지면 건우 패거리는 만날 놀림을 받아야 할 거야. -본문 중에서
아람이는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정말 억울하다. 착한 걸로 치면 아람이는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데 말이다.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는 건 역시 절친 태우밖에 없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깊게 봐줄 줄 모르는 어른들을 꼬집는 듯 아람이와 태우의 고민은 분식점에서도 이어진다.
“거인처럼 키가 아주아주 컸으면 좋겠어.”
아람이가 떡볶이를 씹으며 말했어.
“나는 나뭇가지처럼 비쩍 말라 봤으면 좋겠어.”
태우도 어묵 국물을 꿀꺽 삼키며 말했지. -본문 중에서
◆ “아기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준다고? 그게 가능해?”
투덜투덜 길을 가던 아람이 발아래에서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고, 내 똥자루, 내 똥자루 터진다!” 뭐지 또 건우패거리가 나타난 건가? 아래를 내려다 본 아람이는 깜짝 놀라고 만다. 엄지손가락만 한 사람이 자기보다 큰 자루를 어깨에 메고 낑낑대고 있는 게 아닌가. 세상에, 진짜로 난쟁이 똥자루가 나타난 거다. 소원을 들어주는 웃음사탕을 가지고 말이다.
“그럼 혹시 나에게도 웃음 사탕을 줄 수 있어? 나도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어.”
아람이가 똥자루를 바라보며 말했어.
“웃음 사탕을 아무에게나 줄 수는 없지. 소원은 간절하고 간절하고 아주 간절해야 해.”
“엄청 대박 무지 간절해. 하늘만큼 땅만큼 저 우주만큼 엄청엄청 간절하다고.”
아람이는 팔을 있는 대로 크게 벌려 휘젓다가, 두 손을 꼭 모으고 턱 밑으로 가져갔어. 그리고 간절한 눈빛으로 난쟁이를 바라봤지. -본문 중에서
어린이들이 판타지에 환호하는 건 어른들이라면 절대 안 된다고 했을 세상을 아주 작고 실천 가능한 조건만으로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 아람이 역시 소원대로 난쟁이 똥자루가 준 웃음 사탕을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먹는다.
◆ “어제까지는 작았는데요, 오늘 커진 거예요.”
마침내 아람이는 거인이 되었다.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큰 사람! 아람이에게 꼭 맞는 커다란 옷도 헬리콥터로 실어오고 방송에도 나오고 아람이는 하루아침에 일약 유명스타가 되었다. 학교 친구들은 아람이를 올라타 미끄럼놀이도 하는가 하면 그동안 아이들을 놀리는 건우 패거리도 혼내 준다. 모두들 거인이 된 아람이를 최고라며 좋아해 준다. 하지만 아람이의 마음은 꼭 좋은 것만 아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운동장에 있는 거 답답하지 않아?”
태우가 운동장을 빙 둘러보며 물었어.
“괜찮아. 너도 있고, 밤이 되면 엄마, 아빠도 찾아오고.”
“나는 네가 작았을 때가 가끔 생각 나. 네가 커진 다음부터 신나는 일이 많기는 한데, 분식집에서 같이 떡볶이도 먹을 수 없고, 같이 운동장을 달릴 수도 없고. 학원에 가도 네가 없으니까 좀 심심해!”
태우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니 아람이는 괜히 미안해졌어. -본문 중에서
거인이 되어 좋은 점도 많았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조금씩 느껴가는 아람이. 평범함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으며 성장해 간다.
◆ 오름 학원 화재발생, 별빛 초등학교 아이들 다수가 건물에 갇혀 있는 상황!
태우와 다니던 오름학원에 불이 났다는 속보 앞에 아람이는 운동장을 벗어나 뒤뚱뒤뚱, 아슬아슬 커다란 몸을 움직여 불이 난 학원에 도착한다. 이미 와있는 소방대원들과 도움을 주기 위해 몰려둔 이웃들. 아람이는 주차된 차들을 옥상으로 옮겨 소방차가 들어가게 길을 내준다. 하지만 정작 불을 끄고 아이들을 구해내는 건 소방대원 아저씨들과 크든 작든 키와는 아무 상관없는 이웃들이다.
“아람이는 물끄러미 사람들을 내려다봤어.
키가 큰 사람도, 키가 작은 사람도 아람이가 보기에 모두 똥자루를 메고 있던 난쟁이 같았어.
조금 더 커 봤자, 조금 더 작아 봤자 거기서 거기로 보였지.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들을 구해 낸 소방관들과,
화재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힘을 보탰던 사람들의 마음은 따뜻하고 큰 것이었어.
자로 잴 수 없을 만큼 아주아주 큰.” -본문 중에서
◆ 이제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어요.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 아람이는 이제 원래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원래대로 돌아가면 또다시 난쟁이 똥자루라고 놀림을 받겠지만 아람이는 이제 그런 놀림을 받아도 아프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왜냐하면 아람이는 마음이 큰 멋진 어른이 될 자신이 있었어.
멋진 어른이 되는데 키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까.”-본문 중에서
이 판타지 동화의 결말은 이미 예견한 대로다. 익숙한 결말이며, 현란하고 화려한 복선도 없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현실이고 삶이라는 것을 소박한 판타지를 통해 어린이들 마음에 더욱 진솔하게 가닿는다. 주어진 현실은 갑작스럽게 바뀌지 않으며 설령 바뀐다 해도 그만큼의 고통을 수반한다. 따라서 우리는 주어진 내 몫을 덤덤히 성실하게 해쳐나갈 때 비로소 세상은 나의 바람대로 내 앞에 와있을 것이다. 판타지처럼.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양진
노을이 아름다운 대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동서커피문학상’과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여덟 살 우주》 《녹색 인간》 《오만평과 삐쩍멸치》 《꽃방귀》가 있습니다.
그린이 : 정용환
홍익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개성 있는 콘셉트 와 캐릭터,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그림책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슈퍼독 개꾸쟁』으로 네이버 오디오 클립과 함께한 초등학생이 뽑은 '제1회 이 동화가 재미있다' 대상을 수상했으며, 쓰고 그린 책으로 『쿠나와 슈가의 과학 학습기』가 있 고 그린 책으로 『로봇 일레븐』, 『복제인간 윤봉구』, 『유튜브 스타 김은동』, 『뚱뚱이 초상권』 등이 있습니다.
목 차
2. 웃음 사탕/ 17
3. 거인이 되다/ 32
4. 아람이 최고!/ 44
5. 작은 것이 좋아/ 56
6. 아이들이 위험해/ 64
7. 진짜로 중요한 것/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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