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의 원제, ‘무지를 향한 열정’passion for ignorance은 라캉이 불교의 ‘무명번뇌’를 정신분석학에 접목한 개념이다. 라캉은 정신분석 상담을 하러 온 환자들이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실제 진실을 맞닥뜨리면 그것을 외면하고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며 그것을 “무지를 향한 열정”이라 표현했다.
살레츨은 이 개념을 가지고 지금 우리의 삶의 조건들을 들여다본다. 코로나 시기 각국 정상들이 보여 준 무지한 행태에서부터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믿고 공유하는 사람들의 마음,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선진국 시민들의 마음, 자신의 병을 외면하는 불치병 환자의 마음, 사랑에 빠졌을 때 상대의 단점을 보지 않으려는 연인의 마음, 아이의 죽음을 외면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 여성을 갈망하면서도 무시하고 혐오하는 남자의 마음 등이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이다. 살레츨은 알고 싶어 하면서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우리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얻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심리적 이득과 해악을 파헤침으로써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레나타 살레츨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마르크스주의적 라캉주의 철학자로 라캉주의 정신분석학과 독일 관념론, 비판이론의 철학적 유산을 결합한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주로 법·범죄학·정신분석학을 결합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 범죄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런던 대학교 버크벡 칼리지 교수로 있으면서 런던 정치경제대학, 뉴욕의 카도조 로스쿨 등에서도 정신분석학과 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The Tyranny of Choice(2010), 『불안들』On Anxiety(2004), 『성관계는 없다』Sexuation(공저)(2000), 『사랑과 증오의 도착들』(Per)versions of Love and Hate(1998), 『사랑의 대상으로서 시선과 목소리』Gaze and Voice as Love Objects(공저)(1996), 『자유의 전리품』The Spoils of Freedom(1994) 등이 있다.
옮긴이 : 정영목
번역가로 일하며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축의 시대』, 『프로이트』, 『미국의 목가』, 『제5도살장』, 『문학이론』, 『눈먼 자들의 도시』, 『불안』, 『마르크스 평전』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공역)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분)을 수상했다.
목 차
서론 9
1 무지의 여러 얼굴 23
2 빈 무덤 | 전쟁에서의 무지?망각?부인 55
3 몸속의 비밀 | 유전자에 관한 지식과 무지 87
4 병을 부인하는 사람들 121
5 맹목적 사랑에 빠진 사람들 153
6 무시에 대한 두려움 | 인셀부터 사칭자까지 181
7 빅데이터라는 망상 205
결론 239
감사의 말 249
옮기고 나서 251
미주 254
참고문헌 279
찾아보기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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