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석수장이 가비의 인생행로를 비롯해 건지골에서 돌을 깨어 먹고 살아가는 돌쟁이들의 삶과 양근땅 상심나루 근처에서 배를 타는 사공들의 밑바닥 인생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윤찬모 작가의 역사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소재에 대한 치열한 연구를 통해 성취한 역사적인 현실감을 바탕으로 시대상과 서민들의 삶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가비는 인조반정에 가담해 공을 세웠다가 역모로 몰려 죽은 과리(이괄) 장군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숨어 사는 인물이다. 그가 사랑하던 낭이와 그의 아들 동패와 단패, 송녀, 딸애 등 밑바닥에 놓여있는 서민들의 삶과 인생행로가 독자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읽는 내내 가슴 한복판을 관통하는 서글프고 처연한 감정은 소설의 전반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기되는 서민들의 삶에 결부된 계급 구조적 비극성 때문이다.
제목 『여울넘이』가 의미하는 것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턱없이 낮거나 폭이 매우 좁아서 물살이 거칠게 흐르는 것을 말하는데, 어느 날 현종 임금의 어머니인 왕대비마마가 승하하자 조정에서는 왕대비의 대여를 육로가 아닌 수로를 통해 영릉이 있는 여주로 모시기로 한다. 그 바람에 원주, 여주, 제천, 충주, 영월 등지로 가는 수로와 연결되어 세곡과 여러물목들을 싣고 한양으로 운송하는 수로인 큰여울에 있는 바위를 깨어 배가 여울을 잘 넘을 수 있도록 물의 흐름을 바꾸어 놓아야만 한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가비를 비롯해 건지골의 석수장이들이 총동원 되어 불가능에 가까운 대탄바위를 깨기 시작한다. 그러자 상심나루에서 뱃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던 주민들은 나루가 없어지면 생계에 막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직감하면서 이를 막으려고 계략을 꾸민다. 그 과정에서 발행하는 여러 부류의 갈등 즉, 계급대 계급, 집단 대 집단 그리고 백성들과 조정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작가는 이 많은 갈등의 연결고리를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다. 동시에 소설의 이야기를 받치고 있는 세부적인 서술을 통해 한 시대 삶의 실상과 풍속도를 충실하게 보여준다. 각자 처해 있는 위치에서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악과 선이 치열하게 다투는 과정이 박진감 있게 전개되면서, 대탄바위를 깨는 격변의 현장에서 겪어야 하는 민초들의 삶과 애환 그 숨겨진 속사정을 세밀화로 그리고 있다.
대탄의 돌을 깨는 일을 두고 백성과 조정, 석수장이들의 갈등 관계가 심화되어 가는 과정을 작가는 힘 있는 자와 권력이 없는 자들의 첨예한 대립구조 현장으로 삼아 미적 감성이 넘치는 섬세한 문장과 긴급하게 몰아치는 심리묘사로 상황을 직조하고 있다. 관습적 가치의 기준이 두서없이 무너지는 변혁의 상황에 희생자는 역시 민초들이라는 것을 소설은 구체적 이야기 구조를 통해 보여준다, 이들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그 자체가 한 시대의 역사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이 소설은 당당하게 증명하고 있다. 거칠고 망망한 인생의 강에 있는 여울을 강한 불굴의 의지로 수없이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연속적 행위가 바로 ‘여울넘이’인 것이다.
※ 이 작품은 조선왕조의 <현종실록>과<인선왕후산릉도감의궤>, <인선왕후국장도감수로의궤>를 참고하였음.
작가 소개
윤찬모
경기 양평 출생
2009년 월간 문학저널에 소설부문 등단
발표한 작품은 단편집 잠을 먹는 꿈이, 장편 여울넘이, 구름 속에 잠수함, 조선의 발바닥, 별종소리 등이 있으며, 양평의 향토사록 양강유록을 편술함.
공무원문예대전 입상, 월간 문학저널 작품상, 창작문학상. 잔아문학 특별상.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조선의 발바닥
제39회 일붕문학상 별종소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목 차
가비와 낭이
동패와 단패
골세
총호사의 고민
대사공(代沙工)들
낭청 정동설
세곡선단
침몰
예선군
나그막
대탄바위
여울넘이
거슬러 오르는 사람들
고쳐 쓰고 나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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