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새 표지를 입고 다시 태어난 <벌거벗은 임금님>
김서정 작가의 색다른 시선과 소윤경 작가의 강렬한 그림이 만나 태어난 <벌거벗은 임금님>은 안데르센이 전하고자 했던 주제와 풍자와 해학이 주는 즐거움을 새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보통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하면 뚱뚱하고 땅딸막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지곤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옷을 좋아하는 임금에 맞게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멋쟁이로 그렸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옷을 좋아하는 멋쟁이 임금'이면서 동시에 '허영 가득한 임금'의 모습을 더욱 드러냈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실루엣과 그를 바라보는 군중들의 모습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책의 주된 배경도 중세나 전통 사회의 모습이 아닌 TV나 애완동물, 신문, 오토바이와 자동차들 같이 현대 모습을 반영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책을 읽으며 친근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상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신문과 함께 임금님이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 앉아 있다. 신문 기사에는 임금님 행차에 대한 기사가 있고, 임금님은 신문 기사를 읽고 나서 민망한듯 얼굴이 붉은 채 앉아 있다. 안데르센이 쓴 원래 이야기에는 없는 장면이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보면서 안데르센이 쓴 이야기 이후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00년을 이어 온 진실의 힘
안데르센이 태어난 지 200년이 넘었다. 200년을 지나오면서 안데르센의 동화는 많은 아이들을 웃고 울리며 커다란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고 있다. 이렇게 안데르센의 동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극적인 재미와 감동, 교훈적이면서 주제의식이 녹아 있는 이야기, 유려한 문체와 문장 때문이다.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감동적이고 슬픈 이야기도 많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도 많다. 특히 <벌거벗은 임금님>은 풍자와 해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옷감이 안 보인다고 말하면 바보라고 놀림 받을까 두려워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와중에 한 아이가 자신의 눈에 보이는 대로 "임금님이 벌거벗었어!"라고 말하자 모두 웃음 바다가 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이야기다.
임금과 신하, 어른들 모두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데, 순진한 어린아이가 진실을 외친다. 어린아이의 눈이 진실을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벌거벗은 임금님>은 어린이 예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어른들도 말하지 못하는 진실을 자신처럼 어린 아이가 외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커다란 즐거움을 얻는다. 또한 이 작품에는 어른들의 거짓과 가식을 꾸짖고 있다. 어른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진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남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도 임금은 벌거벗은 채 행차를 계속한다. 이처럼 <벌거벗은 임금님>에는 거짓과 가식적인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숨어 있기 때문에 오늘에도 커다란 즐거움을 안겨 주는 것이다.
옷을 좋아한 안데르센의 이야기
안데르센은 <벌거벗은 임금님>을 어떻게 쓰게 되었을까?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벌거벗은 임금님>은 온전한 창작이 아니다. 남부 유럽 지방에서 떠돌던 이야기에 안데르센이 새 옷을 입힌 것이다. 안데르센은 어릴 때부터 옷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나무 인형에 자기가 직접 바느질해서 만든 옷을 갈아입히며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 심지어 아버지가 죽고 옷감 공장에 들어가게 된 안데르센은 자투리천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했다고 한다. 안데르센이 옷을 좋아한 것은 옷을 보면 사람의 됨됨이나 형편, 관심사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안데르센의 손에서 태어난 <벌거벗은 임금님>은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서정
동화 작가이자 평론가, 번역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뮌헨대학에서 공부했다. 지금은 중앙대학교 '김서정동화아카데미'에서 동화와 그림책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동화 『앤티야, 커서 뭐가 될래?』, 『용감한 꼬마 생쥐』, 『두 발 고양이』, 『두로크 강을 건너서』 등이 있고, 『용의 아이들』, 『공룡이 없다고?』, 『그림 메르헨』, 『공주의 생일』, 『안데르센 메르헨』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 상을 받았다.
그린이 : 서윤경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파리국립8대학에서 조형 예술을 전공하고, 회화 작가로 여러 차례의 개인전과 전시에 참가했다. 그림책 『내가 기르던 떡붕이』, 『레스토랑 sal』, 『콤비 combi』, 『호텔 파라다이스』를 쓰고 그렸고, 동화 「다락방 명탐정」 시리즈,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거짓말 학교』, 『벌거벗은 임금님』, 『내가 형이랑 닮았다고?』, 『각시각시 풀각시』, 『건방진 도도군』, 『소심쟁이 김건우』, 『아기도깨비와 오토 제국』, 『거짓말 학교』 등이 있습니다.
원작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안데르센은 덴마크의 오덴세에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라는 이름은 안데르센이 루터교회에서 세례 받을 때, 대부모(代父母)가 붙여 준 이름이다. 안데르센의 집안은 할머니가 병원에서 청소부로 일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안데르센의 성장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독실한 루터교회 신자인 어머니는 안데르센에게 예수를 공경하는 순수한 기독교 신앙을 심어주었고, 아버지는 인형극과 독서를 통해 어린 그에게 옛날이야기와 <아라비안 나이트>를 자주 들려주며 상상력과 교양을 심어 주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가장의 자리가 비게 되자 안데르센 소년은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빨래를 대신해주는 일을 했다.
1819년에는 연극배우의 꿈을 품고 코펜하겐으로 갔으나, 변성기 이후 목소리가 탁해지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더구나 가난 때문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서 문법과 맞춤법이 엉망인 그의 연극대본은 극단 주에 의해 반송되었기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극심한 마음의 고통에 시달렸다. 다행히 그의 작가로서의 재능을 알아본 국회의원 요나스 콜린의 후원으로 라틴어 학교에 입학했으나, 안데르센이 시를 쓰는 것을 싫어하는 교장과의 갈등 때문에, 5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1828년 코펜하겐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몇 편의 희곡, 소설을 쓰면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드러낸 안데르센은 《즉흥시인》(1834)으로 문학계의 호평을 받았다. 1835년부터 본격적인 동화 저작에 들어갔는데, 어른들도 읽을 정도로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1872년까지 발표한 총 160여 편의 동화 작품은 모두 유명해졌다. 62세 때 그는 고향 오덴세의 명예시민으로 받들어졌으며, 그가 1875년 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는 그 장례식에 덴마크 국왕과 왕비가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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