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반공 이데올로기처럼 덧씌우는 ‘포퓰리즘’ 담론을 넘어,
주권자의 뜻이 정치와 사회 등 모든 영역에 관철되는
‘민주주의의 확장’에 대해 고찰
▶ 이재명 경기도지사 강력 추천: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향해 가는 훌륭한 지침서”
▶ 경기연구원 기획,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와 학자가 집필
▶ 주권자의 집단지성으로 열어갈 새로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대안 제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성찰과 논의
다양한 개인을 포용하는 집단지성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민주주의
시민이 자기 일상의 삶과 직결된 문제와 정책 수립에 참여
세계적 포퓰리즘 현상의 시사점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갈 지혜
2016년에는 세계 정치사에 기록될 굵직한 일이 여럿 일어났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가,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에서는 촛불혁명이라는 대사건이 일어났다. 영국과 미국의 사례는 포퓰리즘이라는 용어로 해석되기도 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이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은 그 중심에 시민들,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버려진 사람들’이라 불린 쇠락한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브렉시트를 이끌었고, 미국에서는 가난한 서민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한국에서는 가족, 친구, 동료들끼리 광장에 모여들었다. 전 세계에서 일상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시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일상의 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포퓰리즘이 민주주의적인가, 반민주주의적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포퓰리즘 혹은 포퓰리즘적 현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면서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보다 객관적으로 포퓰리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시민은 자신들의 일상의 삶이 정치라는 공간을 통해 정책으로 지켜지기를 원한다. 그들의 요구와 주장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민들의 요구와 주장이 계속되는 맥락을 살펴봐야 할 것이며, 나아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그 진정한 주체인 ‘민(인민, 민중, 시민 등)’이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를 어느 정도 실천하고 있는가에 따라 평가받는다. 일상에서 민주주의가 실천된다는 것은 더 많은 ‘민(인민, 민중, 시민 등)’들의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평등이 실현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더 많은 ‘민’들이 자신들의 일상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며, 동시에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포퓰리즘이 제기하는 문제 역시 일상의 민주주의로의 확대, 즉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평등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포퓰리즘의 정치사상적 맥락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관통하는 민중 참여 방식
포퓰리즘은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등장하여 20세기 후반의 ‘새로운 포퓰리즘’으로 진화했다. 이는 엘리트에 의해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민중에게 목소리를 되돌려준다고 약속하는 이데올로기이자 운동으로 존재했다. 정치 앨리트와 기득권층의 일방적 평가와는 별개로 포퓰리즘은 오늘날 사회적 현상이자 정치적 세력이고, 지난 두 세기의 역사적 사실이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 포퓰리즘은 장기 16세기 근대/식민 자본주의 세계체제로부터 구조화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모순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해석된다. 라틴아메키카에서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와 적대하지 않는다. 포퓰리즘의 인민은 불평등과 배제의 민주주의, 허울뿐인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를 구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의 편견 속에 존재하는 포퓰리즘은 민중의 참여에 대한 기득권의 반작용이 만들어낸 가상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포퓰리즘은 포퓰리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포퓰리즘들’로 존재하며 포퓰리즘들을 가로지르는 하나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사상의 맥락에서 살펴볼 때 포퓰리즘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으며,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대 그리스와 현대 중국, 우리나라의 정치사상에서 포퓰리즘의 존재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포퓰리즘의 시원은 고대 아테네의 민중선동가 혹은 민중지도자로 불리었던 ‘데마고고스’에서 찾을 수 있다. 민주정을 혐오하던 앨리트주의자였던 그리스 학자와 정치가들은 이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였는데, 포퓰리즘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는 이로부터 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포퓰리즘이 가진 독재의 경향을 줄이려는 시도였으며 고대 엘리트주의자들 역시 민중의 정치 참여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현대 중국에서도 포퓰리즘적 성격을 찾을 수 있다. 개혁개방 이후 양극화로 인해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를 겪게 된 중국 정부는 민본주의에서 그 해결책을 찾았으며 민본주의적 성격을 띠는 중국의 포퓰리즘은 중국식 사회주의의 내용이 되었다.
한국 정치사상에서도 포퓰리즘의 형태가 발견된다. 영어 단어 people에 대응하는 우리말 개념은 민(民), 인민(人民)이다. 그밖에도 백성(百姓), 국민(國民), 사민(士民), 신민(臣民), 시민(市民)도 일정한 의미에서 people의 대응 개념이다. 인간, 인민, 공공성을 근본에 두는 한국정치사상의 전통에서 (인)민은 정치에서 가장 귀한 자산이자 정치와 정권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원천으로 인정받았다. 애민(愛民)과 외민(畏民)의 마음으로 수혜자 범위를 최대한 넓히는 정책 실행은 과거로부터 국가의 마땅히 할 일이다. 이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는 것은 반민주 반정치적인 책동이다.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민주적 대중정치
민주주의적인 동시에 반민주주의적인 포퓰리즘의 양가성 극복하기
포퓰리즘을 이해할 때 민주적이면서도 반민주적인 양가성을 전제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와 인민이라는 몸통을 공유한다. 그러나 인민에 대한 독특한 해석 때문에 민주주의와 다른 존재로 갈라져 나간다. 우파 포퓰리즘이 확산되며 병리적 현상으로 전락한 사례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는 게 합리적이다.
포스트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포퓰리즘 현상은 대의민주주의로 상징되는 민주주의의 한계를 인식한 바탕에서 새로운 정치 문법, 정치 방식, 다른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민, 국민, 평범한 사람들, 보통 사람들, 노동자, 농민, 빈민,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사회적 자원분배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포함되는 새로운 민주주의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포퓰리즘은 정치적 선동이 아닌,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 등에 관한 ‘불안’과 위기에 대한 대응이며 기존 민주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포퓰리즘 현상이 우파나 권위주의로 빠지지 않고,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포퓰리즘을 민주적으로 재구성하고 시민 주도 정치를 재활성화해야 한다. 다양한 개인으로서의 시민이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제약 없이 들리며 정책적으로 반영될 때, 더 민주적인 민주주의의 지속이 가능하다.
배타적 연대와 포퓰리즘의 결합으로 등장한 복지 쇼비니즘이 아닌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포퓰리즘적 동원과 포용적 연대의 구축으로부터 시민이 주체가 되는 아래로부터의 복지정치가 한국 복지국가에 필요하다. 그리고 일상의 민주주의로의 확대를 통해 민주주의를 재구성하고 더욱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치로서 ‘피플-이즘’으로의 의미 확장이 시도되어야 한다.
작가 소개
윤비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논문으로 “Das Komische, das Moralische und das Politische. Der Pfaffe Amis in der Gedankenwelt der Stauferzeit”(2020), “Ptolemy of Lucca's Distrust in Politics and the Medieval Discourse on Government”(2017), “The Fox atop Fortune’s Wheel: Machiavelli and Medieval Realist Discourse”(2016) 등이 있음.
목 차
추천사
발간사
프롤로그 일상의 민주주의로의 확대
제1부 도입
제1장 (한국)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포퓰리즘이 던지는 질문 / 윤비
1. 포퓰리즘이 던지는 문제들
2.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와 포퓰리즘
3. 피플, 민주주의, 포퓰리즘
제2부 사상적 배경과 흐름
제2장 서양 정치사상에서 인민의 실존과 정치적 문제성 / 이상원
1. 민주주의, 포퓰리즘 그리고 인민의 문제
2. 현대사상에서 제기된 존재의 질문과 인민
3. 근대 정치사상에서 바라본 인민의 공존 가능성
4. 고대 정치철학이 제기한 인민의 자유와 우애의 문제
5. 인민의 정치적 실존과 참된 민주주의의 지향
제3장 고대 데마고고스의 정치술과 참된 정치술 / 황옥자
1. 최초의 포퓰리스트, 고대 데마고고스
2. 데마고고스의 정치술과 모호성
3. 참된 정치술과 민주주의, 대중, 데마고고스
4.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73
제4장 현대 중국에서의 포퓰리즘과 민본주의의 동거 / 김현주
1. 혁명의 주체가 된 ‘민’과 민본주의, 민주주의
2. 중국에서 민본주의가 다시 조명 받다
3. 중국식 포퓰리즘과 중국식 사회주의의 동거
4. 중국식 포퓰리즘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질문
제5장 한국 정치사상에서 people의 대응 개념과 그 의미, 그리고 포퓰리즘 / 안효성
1. people에 해당하는 동양 고대의 명칭들
2. 전근대 한국사에서 people의 대응 개념들과 지위
3. 한국 정치사상과 민본주의, 그리고 민주주의
4. 지금 한국의 포퓰리즘 관념에 대한 성찰
제3부 역사적 전개
제6장 라틴아메리카 포퓰리즘과 인민 / 김은중
1. 들어가며: 견지망월, 견월망지
2. 라틴아메리카 포퓰리즘에 대한 네 가지 관점
3. 인민이란 무엇인가
4. 나가며: 라틴아메리카 포퓰리즘이 던져주는 시사점
제7장 유럽과 미국 포퓰리즘의 역사적 조망: 보나파르트주의에서 트럼프주의까지 / 장문석
1. 글을 열며
2. 19세기 유럽과 미국의 포퓰리즘
3. 20세기 유럽과 미국의 포퓰리즘
4. 21세기 전환기의 ‘새로운 포퓰리즘’
5. ‘새로운 포퓰리즘’의 시대 대서양 양안에서는…
6. 글을 맺으며 166
제4부 대표의 한계
제8장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와 대중정치의 모색 / 심승우
1.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그림자?
2. 대의민주주의 원리와 포퓰리즘
3. 대의정치의 위기와 포퓰리즘 낙인
4. 나오며
제9장 포퓰리즘은 왜 그리고 어떻게 몹쓸 것이 되었나? / 박성진
1. 들어가며
2. 포퓰리즘은 왜 ‘몹쓸 것’이 되었나?
3. 포퓰리즘은 어떻게 ‘몹쓸 것’이 되었나?
4. 나오며
제10장 다른 민주주의의 재등장 / 백미연
1. 포퓰리즘은 정치 문법이다
2. 민주주의 vs. 민주주의
3. 다른 민주주의의 재등장
제11장 포퓰리즘, 민주주의와 한 몸이면서 분리된 / 김주호
1. 포퓰리즘, 민주주의적이면서도 반민주주의적인
2.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어디서 만나고 어디서 갈라지는가?
3. 포퓰리즘의 양가성,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4. 포퓰리즘의 양가성, 왜 여기서 출발해야 하는가?
제5부 민주주의의 다양성
제12장 민주적 포퓰리즘과 정치의 재구성 / 이승원
1. 포퓰리즘 계기
2. 포퓰리즘 특징의 재해석과 정치의 복원
3. 민주적 포퓰리즘을 위한 반성과 정치의 재구성
제13장 결사체 민주주의 재건을 통한 민주주의 위기의 극복 가능성 / 장석준
1. 민주주의의 위기 시대
2.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에 대한 저항: 21세기 초의 반란과 그 선례인 20세기 초의 반란
3. 대중 중심 사회주의의 문제 제기와 결사체 민주주의
4. 결사체 민주주의를 통한 민주주의의 위기 극복 가능성
제14장 포퓰리즘을 넘어 ‘강한 민주주의’로 / 김만권
1. 팬데믹, 포퓰리즘, 지방자치
2. ‘지구적 시장’ 속에 외로워진 개인들
3. 변화를 요구한 ‘포퓰리즘’, 병리적 현상으로 전락하다
4. 펜데믹이 드러낸 당대 포퓰리즘의 무능과 지방자치의 가능성
5. ‘포퓰리즘’을 넘어 ‘강한 민주주의’로
제15장 실천적 시민과 민주주의 지속 / 김성하
1. 시민의 목소리
2. 새로운 틀에 대한 요구
3. 더 민주적인 민주주의
4. 시민의 실천과 민주주의 지속
제16장 연대의 두 얼굴과 한국 복지국가의 미래 / 남재욱
1. 들어가며
2. 연대의 두 얼굴: 포용적 연대와 배타적 연대
3. 한국 복지국가와 포용적 연대
4. 어떻게 포용적 연대를 형성할 것인가?
제6부 마무리하며
제17장 포퓰리즘을 넘어 피플-이즘으로 / 좌담회
1. 포퓰리즘에 대한 개념 정의는 가능한가?
2. 포퓰리즘과 민주주의의 관계는 무엇인가?
3. 피플-이즘의 의미는 무엇인가?
4. 피플-이즘은 새로운 정치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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