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지속의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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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최은주
출판사항은행나무, 발행일:2021/09/13
형태사항p.167 46판:19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737065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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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삶일까, 죽음일까?


하루가 다르게 몸이 굳고, 주름이 늘고, 탄력은 없어진다. 우리는 그렇게 매일 조금씩 죽어간다. 우리는 우리와 바로 붙어 있는 우리의 ‘육체’를 통해 예정된 죽음을 감지한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삶일까, 죽음일까? “어차피 내려올 걸 산에는 왜 올라가?”라는 뭇 사람들의 조소처럼, “그래봐야 죽을 걸 뭣하러 애쓰냐”는 허무주의가 작동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을 ‘무’가 아닌 삶의 핵심으로 삼을 수 있다 말하고 있다. 우리는 오히려 날마다 죽어가고 있다는 인식을 통해 순간순간 삶을 날카롭게 인식하게 된다. 이것은 죽음의 부정적 측면이 아니라 삶의 이면인 죽음이 주는 삶에 대한 효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르주 바타유는 ‘죽음 없이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우리 삶에 대한 극한의 설정으로, 죽음 없이 무한정 살아간다면 삶의 가치나 의미는 중립화되고 삶은 생동감을 잃어버릴 것이다. ‘죽음’이라는 필연적 사건이 없다면 오히려 우리 삶은 영원한 권태에 빠질 것이다.


죽음의 기능, 삶과의 화해


마르케스의 소설(<물에 빠져 죽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에서는 연고 없이 죽은 남자를 발견한 동네 사람들이 바지를 만들고 셔츠를 만들어 준다. 이청준의 《축제》에서는 장례의 절차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벌이는 일종의 잔치임을 보여 주고, 정서적으로 사람들을 결합시킨다. 오열하기도 하고 곡을 하기도 하지만 웃기도 하고 떠들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한다.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에서는 남겨진 아내가 남편의 죽음을 생각하며, 그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춤을 배우고 코미디를 배운다. 저자는 바로 이것이 애도라 말한다. 죽은 이의 사랑을 자신의 지속되는 삶으로 이어 가는 것, 아끼던 이의 죽음에 대한 자기 인식을 통해 비로소 자기 삶을 다시 맞는 것?이것이 죽음의 기능이자 의미이다.


삶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죽음’의 의미!


저자는 죽음을 ‘미지의 두려움’으로 치부하고 세련된 병원 시설에, 상조 회사의 체계적인 장례 절차에 숨겨두어선 안 된다고 역설한다. 모든 인간은 결국 부패한 시체가 될 운명을 갖고 있으나 동시에 유한한 시간성에 대항하고자 하는 영원에 대한 의지가 있다. 이는 동시에 인간이 갖는 삶에의 의지이기도 하다. ‘죽음’이라는 한계상황을 마주하며 오히려 삶의 자유를 인식하고 삶의 순간순간에 성실하게 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죽음이 가져다주는 위험, 공포, 유한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를 삶의 총체로 받아들여 삶을 사랑하고 온몸으로 살아내야 한다.


한번 읽으면 결코 배신하지 않는 반려인문학
은행나무출판사 〈배반인문학〉 시리즈 출간!


인문학의 효용은 궁극적으로 나에 대한 관심, 나다움에 대한 발견에 존재한다. 또한 인문학은 스스로 성숙한 삶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 근본의 힘을 제공한다. 〈배반인문학〉 시리즈는 이처럼 ‘나’를 향한 탐구, 지금 나에게 필요한 질문과 그것을 둘러싼 사유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지금 나는 무엇을 보고,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현대철학과 사회의 화두인 ‘몸’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필진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선정해, 일상 속 인문학적 사유를 쉽고 명료하게 펼쳐낸다.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배반인문학〉의 다채로운 사유의 항해에 몸을 실어보자.

작가 소개

최은주
건국대학교에서 영미문학비평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몸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난민을 둘러싼 언어·이동·공간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관련 논문으로 '경계 횡단의 언어와 환대 (불)가능한 장소', '정치적으로 전유되는 이주·국경에 대한 고찰' 등이 있다. 그동안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에드거 앨런 포,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고, 이를 바탕으로 《책들의 그림자》, 《런던 유령-버지니아 울프의 거리 산책과 픽션들》을 펴냈다. 또한 질병과 나이 듦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질병, 영원한 추상성》, 《나이 듦, 유한성의 발견》을 썼다. 이외에도 《내 몸을 찾습니다》, 《인류세와 에코바디-지구는 어떻게 내 몸이 되는가?》 등 몇 권의 공저가 있다.

목 차

들어가며 죽음을 넘어서게, 두렵지 않게 6
금지된 죽음 8
삶의 법칙 14
죽음을 넘어서 17

1장 죽음과 예술
위험한 턱 22
망가뜨린 죽음 38
삶을 위한 타협 45

2장 죽음 의식
버림과 비움의 시간 58
뜻밖에 얻은 기쁨 65

3장 죽음 곁의 삶
친숙한 죽음 76
보이지 않는 죽음 82
홀로 맞이하는 죽음 86
죽어도 좋아 91

4장 타인의 죽음
이카로스의 죽음 102
이카로스를 돌아본다는 것 107
한나의 물음 118
타인의 얼굴 129

5장 나의 죽음
결코 멈출 수 없는 것 139
위대한 유산 146
영원한 삶, 현재 158
인명 설명 160
참고문헌 166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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