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네브행 열차

고객평점
저자안유환
출판사항청어, 발행일:2021/06/20
형태사항p.359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860638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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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크신 사랑의 손길에 붙들린 한 소설가는 20년 동안의 소설 쓰기를 내려놓고 수도 생활에 들어갔다고 했다. 나는 20여 년의 목회 생활을 마치고 비로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얼핏 내가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삶이란 언제나 새로운 자리로 옮아가는 발걸음인가? 10년 가까이 단편과 몇 편의 중편을 쓰면서 언제쯤 장편을 하나 쓸 수 있을까, 이따금 생각했다. 2019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 긴 펜을 들었다. 굳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 첫발을 내디딘 것은 중간에 주저앉지 않고 완주하려는 나름의 각오였다. 이듬해 부활절이 다가왔을 때 한편의 장편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퇴짜’를 맞으면서 퇴고에 퇴고를 거듭했다. 또 한 해가 흘러갔으나 퇴짜는 귀한 독선생이었다. 그동안 소설 제목은 ‘소금기둥’에서 ‘생수의 강’으로, 그리고 ‘주네브행 열차’로 바뀌었다. 세 번째 사순절을 맞으면서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크고 작고, 높고 낮은 모든 집은 땅 위에 세워진다. 소설의 집을 세우는데도 땅이 필요하다. 작가는 누구나 자기만의 터전을 지니고 있다. 그 터전이 작가에게는 소설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자리이다. 장편소설 『주네브행 열차』는 나의 고향에서 출발한다. 내 고향은 영일만을 배경으로 한 아름답고 한적한 농촌이었다. 그 마을에 세워진 교회가 주인공의 눈을 밝혔고, 그는 비로소 ‘사랑’을 펼치려는 확실한 꿈을 꾸게 된다. 그것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은 누룩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그 마을엔 동양 최대의 제철단지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모두 실향민이 되어 흩어지고 말았다. 그의 소명감 중심에는 언제나 ‘땅끝’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학의 나무는 어디까지 자랄 수 있을까? 나의 문학은 달팽이처럼 조금씩 기어올랐다. 자라는 것은 무엇이나 생명을 지니고 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동물도 식물도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자란다. 문학의 체질은 꺼지지 않는 생명력이기에 그 세계를 끊임없이 키워간다. 아무도 그 높이와 깊이와 폭을 한정할 수 없다. 그것은 하늘 끝까지, 바다의 깊은 골짜기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서사문학은 야곱의 사닥다리이다. 우리는 그 사다리를 통해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곳을 오르고, 아무도 내려갈 수 없는 자리에까지 내려간다. 땋은 머리처럼 엮어진 한편의 이야기는 고통이 피워낸 환희이다. 느지막이 밀짚모자를 쓰고 텃밭을 가꾸던 재미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수확을 끝내는 산수의 여명에 씨앗을 뿌리다니! 내일 아침 독자들의 가슴에 정답게 돋아날 새싹을 그리며, 언제나 중심이 될 수 없는 땅끝으로 사랑의 긴 편지를 띄운다.
반세기를 손잡고 걸어온 생의 동반자에게 새삼 무슨 변명으로 위로를 전하랴. 오는 12월이면 금혼(金婚)을 맞는 사랑하는 아내 순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21년 부활절에
白餘 안유환

작가 소개

안유환
1942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다. 신문기자로 12년 동안 일하다 목회자가 되어 23년을 목회했다. 한동안 수필과 시를 쓰다 2012년 『한국동서문학』 신인상을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집 『둥근별』 『그는 언제나 맨발이었다』, 수필집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건드리는 노래』, 시집 『천사들의 휴양지』 『서설』 『그림자의 귀향』, 에세이집 『발틱해의 일출』, 목회서신 『주님의 얼굴을 보는 사람들』 『흔적은 아름다워야 한다』 등 10여 권을 출간했다. 광나루 문학상, 부산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부산 크리스천문학상을 수상했다.

목 차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신앙의 실천을 향한 여로_송명희(문학평론가, 부경대 명예교수)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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