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순식간에 서로를 아주 싫어하게 하는 방법을 내가 알고 있다고.”
“정말 그런 방법이 있어요? 그게 뭔데요?”
“나만 아는 비밀이야! 그러니까 셋이서 사이좋게 놀아.”
싹둑! 싹둑! 싹둑! 가위가 허공을 가르자
약속이라도 한 듯 세 사람은 ‘흥’ 소리와 함께 각자 흩어져 버렸다.
진짜로 절교 가위였던 것이다!
◆ 여러분, 친구 관계 때문에 힘든 적 있나요?
최근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아동 문학계에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은영 작가의 신작, 《절교 가위》가 마루비 어린이문학 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우리 집에 예쁜 핑크 가위가 있답니다.
어느 날, 싹둑! 가위질을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가위로 종이 대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라 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을 하자 예쁘고 귀여운 가위가 조금 더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작가의 말’ 중에서
주인공 다운이는 어느 날 길을 가다 우연히 세 명의 언니들이 다투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버리고 간 작고 귀여운 핑크색 가위를 갖게 된다.
가위에 쓰인 선명한 글씨, ‘절교 가위’이 가위를 사용하는 즉시 친했던 친구들은 서로에게 등을 돌리며 가 버리는데……. 과연 다운이는 친구들과의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을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 궁금하고 신기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다 같이 놀면 되잖아!
다운이의 동생 다로는 서로 자기하고만 놀자는 친구들 때문에 고민이다. 다운이의 엄마 역시 가까이 지내는 이웃들과의 관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상해 한다. 그런 동생과 엄마를 보며 다운이는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4학년인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단짝으로 지내는 유리를 떠올리며 흐뭇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학원을 가고 있던 다운이는 앞서 가던 중학생 언니들이 옥신각신 다투더니 그 중 한 명의 언니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어 셋 사이의 허공에 대고 가위질을 하는 걸 목격한다. 작고 귀여운 가위로 장난을 치는 줄로만 알았던 다운이는 눈앞에 벌어지는 일에 깜짝 놀라고 만다. 가위질과 동시에 갑자기 세 명이 모르는 사람들처럼 획 돌아서 가버렸기 때문이다. 다운이는 가위질을 한 언니가 휴지통에 버리고 간 가위를 슬그머니 꺼내 든다.
“그냥 평범한 가위 같은데…….”
다운이의 시선이 가위 표면에 적힌 글자에 멈췄다.
‘절교 가위?’-본문 중에서
◆ 싹둑! 싹둑! 싹둑! 절교 가위
다운이는 힘들어하는 동생 다로를 위해 절교 가위를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다로에게 달려가던 도중에 아파트 앞에서 다투는 친구들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게 되고 마음 약한 다운이는 허공에 대고 가위질을 한다. 싹둑! 싹둑! 싹둑! 가위질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 사람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흩어져 버린다.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한 거지?
가위 든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다운이가 눈을 깜박거렸다. -본문 중에서
절교 가위의 위력을 실감한 다운이는 이번엔 재석이와 민찬이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다로를 위해서도 싹둑! 싹둑! 싹둑! 그러자 이번에도 역시 셋 다 콧방귀를 뀌며 돌아서 가 버린다.
“둘 다 괜찮은 거야?”
“응. 지긋지긋한 관계가 끝나서 그런지 아주 행복해.”
엄마가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
“나도!”
다로도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자 다운이 마음이 살짝 가벼워졌다.
‘휴, 괜히 걱정했잖아. 그래, 매일 싸우는 관계라면 싹둑 잘라 버리는 편이 나을지 몰라!’
-본문 중에서
◆ 나만 빼놓고……, 유리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함없을 것 같던 다운이와 유리 사이에 전학생 지민이가 끼어들었다. 유리와 지민이는 서로 똑같은 우정 핀을 머리에 꽂고서 보란 듯 둘이서만 팔짱을 끼고 다닌다. 심지어 셋이 있을 때도 지난 밤 둘이서만 나누었던 톡 이야기를 한다. 남들의 문제로만 알았던 우정 삼각관계에 다운이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절교 가위를 꺼내든다. 그리고는 서로 밀치는 아이들 사이에도, 눈을 흘기며 싸우는 아이들 사이에도, 사과하라며 소리 지르는 아이들 사이에도 …… 싹둑, 싹둑, 싹둑, 어느새 교실은 조용해지고 평화가 찾아온다.
딱딱하게 굳은 아이들 얼굴을 조심스레 둘러보며 다운이는 생각했다.
‘엄마와 다로처럼 우리 반 아이들도 곧 행복해지겠지.’ -본문 중에서
◆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서로 친했던 아이들은 이제 떨어져 각자 다른 친구들과만 어울린다. 그뿐 아니라 서로 가까이 다가가려 해도 무슨 일인지 몸이 스스로 알아서 밀려나 버린다. 교실 여기저기서 몸이 밀려나는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하다.
“어쩜 이럴 수가 있지?”
다로가 어깨를 들썩였다.
“왜 그래?” “내가 재석이랑 민찬이 곁에만 가면 몸이 뒤로 쓱 밀려 나 버려.” -본문 중에서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휴대폰을 걸어도 신호음만 들리다 바로 뚝, 끊어져 버린다.
“다른 번호는 다 연결되는데, 유독 그 친구들 전화만 걸었다 하면 끊겨 버리네. 혹시나 하고 집전 화로 걸어도 마찬가지야.”
엄마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본문 중에서
관계를 끊는 건 쉬웠지만 다시 잇는 건 어렵다는 걸 알게 된 다운이. 과연 다운이는 친구들의 관계를 어떻게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까? 이야기가 끝으로 가면서《절교 가위》는 점점 더 새로운 전개와 더불어 뜻밖의 결말을 보여 준다. 이 새로운 판타지 동화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이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은영
제14회 동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은상을 수상하고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톡톡, 등을 두드려 주며 ‘넌 혼자가 아니란다.’라고 말해 주는 글 말이에요.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기억을 파는 향기 가게》《거꾸로 가족》《숲의 아이, 스완》《친구 주문완료》《진짜 친구 만들기》《갑자기 가족》《여우가 된 날》《쌍둥이 아파트》《고양이 엄마》《처인성의 빛나는 밤》《으스스 된장마을의 비밀》《쪽지 싸움》《우리 집 물건 괴물》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김현주
어릴 적부터 낙서하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림 그리기에 푹 빠져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언제나 유쾌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들과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신통방통 시계 보기』, 『투명한 아이』, 『혼자서도 잘해요』, 『작은 전나무』, 『호랑이와 메아리』, 『무조건 내 말이 맞아!』 등이 있으며,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 에세이 『나는 너를 닮고 싶다』가 있습니다.
목 차
2. 우정 삼각관계
3. 신기한 가위
4. 톡 끊어버리고 싶어!
5. 나만 아는 비밀이야!
6. 싹둑! 싹둑! 싹둑!
7. 서운한 마음
8. 안 돼!
9. 다가갈 수가 없어!
10. 미안해요
11. 화해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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