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향수, 리본, 모자, 지금까지 이 섬에서 사라진 것들
새, 장미, 소설, 앞으로 이 섬에서 사라질 것들
알 수 없는 힘으로 인해 사물의 존재와 기억이 사라져가는 섬. 주기적으로 ‘소멸’이 일어나면 섬사람들은 그에 관련된 모든 기억을 잃고,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강압적인 비밀경찰에 끌려가 사라진다. 소설가인 ‘나’의 어머니 역시 기억을 잃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이었고, 이미 소멸한 물건을 지하 서랍장에 숨겨두고서 나에게만 남몰래 보여주며 어떤 물건인지 설명해주곤 했다. 그런 어머니가 비밀경찰에 불려갔다가 시신으로 돌아오고, 들새 연구가였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신 후, ‘나’는 가정부 할머니의 남편이자 페리 정비사였던 할아버지와 단둘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아버지의 연구소에서 무릎에 앉아 쌍안경으로 들여다보던 색색깔의 새, 부모님이 젊은 연인이던 시절 자주 찾았던 장미정원의 꽃, 가족의 추억이 담긴 사진 등 주위를 채우던 소중한 존재들이 하나둘 소멸해가는 속에서도 상실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담담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나’는 자신의 소설을 가장 먼저 읽고 평가해주는 담당 편집자인 R씨 역시 소멸한 것에 대한 기억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와 합심해서 집안에 작은 은신처를 마련해 그를 숨기는 데 성공한다. 언젠가 R씨가 숨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리라는 작은 희망에도 불구하고 ‘소멸’을 철저하게 이뤄내려는 비밀경찰의 기억 사냥은 날로 심해져가고, 달력이 소멸한 탓에 추운 겨울날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섬에는 식량과 물자가 점점 부족해진다. 이윽고 소설마저 소멸하면서 ‘나’는 채울 길 없는 공허감을 느끼는데……
피 한 방울 없이 그려낸 고요한 디스토피아
이십 년 넘는 시간을 건너 도착한 오가와 요코의 보석 같은 초기작
『은밀한 결정』은 SF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시공간이 명확하지 않은 배경과 의식주 묘사, 인물 간의 관계 등은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근미래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땅과 바다에서 식량을 자급하고 마을이 하나의 공동체로 기능하던 지난세기의 목가적인 시골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오가와 요코를 작가의 길로 이끌어준 십대 시절의 애독서 『안네의 일기』가 있었다. 자신의 내면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귀중한 자유임을 깨닫게 해준 이 책처럼, 소중한 존재를 부당하게 빼앗기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보자는 생각과, ‘기억이 소멸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는 발상을 하나의 주제로 이어본 것이 『은밀한 결정』의 탄생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강압적인 비밀경찰의 감시하에 책을 쌓아놓고 불태우는 분서 장면, R씨가 은신처로 이동하는 날 큰비가 내려 감시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장면 등은 『안네의 일기』에 대한 직접적인 오마주다.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유대인들은 신발도, 머리카락도, 이름도 빼앗겼다. 그러나 안네가 일기를 남겼듯이 사람의 기억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쓰는 것, 기억하는 것은 ‘순발력’으로 하는 일은 아니지만, 멀리 보면 저항의 일환이 될 수 있다. (……)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짓눌리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실을 덧붙이고 덜어내며 기억하는 것. 그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과 대등하다. 삶을 살아가며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저항이 아닐까.” (오가와 요코, 아사히신문 2020년 10월 7일자에서)
『은밀한 결정』이 영어로 번역 출간되었을 당시, 영미권 독자들 사이에서는 소설 속 비밀경찰의 권위주의적 행보에서 당시 미국의 정치 상황을 비추어보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또한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소멸’이라는 현상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재해처럼 받아들이는 등장인물들의 체념적인 정서는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지배하는 무력감과 궤를 같이하며, 소설 속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등장하는 지진과 해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광경을 연상시킨다. 오가와 요코는 “정치적 고발을 목적으로 (비관적인) 근미래상을 그리려는 의도는 없었고, 오히려 내가 태어나기 전의 과거를 배경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면서 해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나 역시 놀랐다. 내가 그린 소설 속 세계가 지금 현대인이 생각하는 근미래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섬??하다”고 밝혔다. 자연재해, 테러, 전염병 등 예상할 수 없는 위기로 일상이 흐트러짐을 경험한 현대사회에서,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성을 지키는 길임을 우아하게 설파하는 『은밀한 결정』은 출간 후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체 모를 존재의 위협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끊어지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을 강요받는 지금, 미처 말로 하지 못한 생각을 문학이 대신 건져낼 수 있지 않을까. 소설이란 인간에게 이토록 필요한 것입니다.” (오가와 요코, 『은밀한 결정』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오가와 요코小川洋子
1962년 오카야마현 출생.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1988년 『상처 입은 호랑나비』로 가이엔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91년 『임신 캘린더』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2003년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요미우리 문학상과 서점대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올랐다. 2004년 『브라흐만의 매장』으로 이즈미 교카 문학상을, 2006년 『미나의 행진』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2012년 『작은 새』로 문부과학대신상을, 2013년 『작은 상자』로 노마문예상을 수상했다. 다자이 오사무 상, 요미우리 문학상의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쿠타가와상의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오에 겐자부로 등과 함께 전세계에 가장 활발히 번역 출간이 이루어지는 일본 작가로 꼽히며, 200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수훈했다. 2005년 「임신 캘린더」의 영문판이 〈뉴요커〉에 게재되었고, 2008년 해당 작품이 수록된 소설집 『다이빙 풀』로 셜리 잭슨 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1994년에 발표했던 장편소설 『은밀한 결정』의 영문판이 출간되어 재조명받았고,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과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외 작품으로 『세상 끝 아케이드』 『인질의 낭독회』 『완벽한 병실』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호텔 아이리스』 『침묵 박물관』 등이 있다.
역자 : 김은모
일본문학 번역가. 옮긴 책으로 『비탄의 문』 『영웅의 서』 『당신의 능력을 교환해드립니다』 『시소 몬스터』 『범죄 소설집』 『미소 짓는 사람』 『달과 게』 등이 있다.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