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SF 소설계가 이제껏 알고 있던
여성 히로인 가운데 가장 그럴듯하다”
- 어슐러 K. 르 귄(‘어스시 연대기 시리즈’ 작가)
“오필리아처럼 살 수 있다면
나는 늙을 날을 기꺼운 마음으로 기다리겠다”
- 이다혜(《씨네21》기자, 작가)
소외된 인물의 깊고도 아름다운 내면을 그려낸 독보적 SF작가
엘리자베스 문의 대표작 《어둠의 속도》, 《잔류 인구》 동시 출간
엘리자베스 문은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어온 SF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책 《어둠의 속도》는 자폐인의 시선으로 삶의 정상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독자의 시야를 끊임없이 변화시킬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결선에 올랐고, 출간 이듬해인 2004년 네뷸러상을 수상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잔류 인구》는 70대 여성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상이 정한 쓸모와 무쓸모의 경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로커스상, 휴고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장편 부문 최종 결선에 모두 오른 바 있다.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소수자성 문제를 SF 장르 안에서 풀어내온 문의 대표작 《어둠의 속도》와 《잔류 인구》의 출간은 기존 SF 틀을 허물고, 독자들의 시선을 또 한 번 바꾸어놓을 것이다.
경계와 위험, 쓸모와 필요 사이에 선
외계인과 인간 여성 노인의 극적인 마주침
지구를 떠난 인류가 40년째 거주하는 콜로니 3245.12. 이곳은 주인공 오필리아가 정착 초기부터 일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살아온 곳으로, 그에게는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는 이곳에서 두 번의 대홍수를 겪었고, 남편과 자식들의 죽음을 견뎌냈으며, 살아남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헌신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생이란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며 평온하게 늙다가 시나브로 죽음을 맞이할 일만 남아 있을 줄 알았다. 콜로니 거주를 관리하는 기업 심스 뱅코프가 사업권 상실을 이유로 새 행성 이주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른 주민들은 기업의 통보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효율적인 이주를 위해 저온 수면 탱크에 직접 발을 들이는 반면, 오필리아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 바로 콜로니에 기꺼이 남아 ‘잔류 인구’가 되기로 결심한 것. 이제 그는 그 어떤 요구도, 충고도, 폭력도 가해지지 않는 혼자만의 세상을 기꺼이 즐기기로 한다. 이 낙원의 유일한 주인이 아님을 깨닫기 전까지는……. 과연 오필리아는 갑자기 들이닥친 낯선 외계인들을 물리치고 다시 평화로운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들은 대체 무엇을 바라고 40여 년 만에 오필리아라는 여성 노인에게 접근한 것일까?
쓸모없음, 가치 없음의 시선을 기꺼이 부수고
스스로 ‘잔류 인구’가 된, 70대 노인의 행성 생존기
엘리자베스 문은 언제나 경계 바깥에 선 소수자에게 시선을 두는 작가다. 사회가 제시하는 ‘정상’과 ‘비정상’의 정의를 기꺼이 무너뜨리고, ‘쓸모’와 ‘효율’을 최고의 덕목으로 취급하는 오늘날에 치명적인 균열을 일으킨다. 《잔류 인구》는 그런 작가의 세계관이 집약된 SF소설이다. 저자는 주인공으로 효율적인 이주 정책과 행성 소거에 걸림돌로 취급되던 여성 노인 오필리아를 등장시킨다. ‘젊음’, ‘남성성’, ‘생산성’, ‘자녀 출산의 주체’로 대표되는 이른바 건강한 주민들은 이주 우선대상이나, ‘나이 듦’, ‘여성’, ‘무생산’의 대표인 오필리아에게는 이주 비용을 따로 지불하라는 명이 떨어진다. 이야기는 오필리아가 이 부당한 이주 행렬에서 벗어나 몰래 숲에 몸을 숨기면서 급변한다. 그의 탈주에 누군가는 “대피명령 위반”이라며 윽박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이도 많은 양반이 혼자 돌아가실 거라고요!”라고 비난하지만, 오필리아에게 명령과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에게 잔류는 “가족과 사회적 의무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 곳”을 채우기 위한 ‘선택’일 뿐이다. 홀로 남은 그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스스로 옷을 벗고, 비즈 목걸이로 자신을 장식하고,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낸다.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한다. 그를 통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기준은 소멸하고, 오필리아는 오롯한 삶의 주체가 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세상이 세운 주류의 시선에서 기꺼이 빠져나오는 한 여성 노인의 숨 가쁜 탈출기라고 할 수 있다.
경계와 위험, 쓸모와 필요 사이에 선
외계인과 인간 여성 노인의 극적인 마주침
저자는 ‘인류와 외계생명체의 첫 만남’이라는 역사적인 이벤트를 과학자도, 정치인도 아닌 70대 주부인 여성 노인에게 쥐어준다. 오필리아는 세상이 필요없다고 정의내린 자신의 능력, 예컨대 돌봄능력, 타인을 향한 이해, 인내심 등을 활용해 인류학자들도 소화해내기 어려운 외계인과의 접촉을 멋지게 해낸다. 오필리아와 외계 생명체, 서로를 두렵고 혐오스러운 존재로 여기던 두 개체가 점차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둥지 공동체’로 나아가는 모습은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움과 혐오가 아닌 오직 사랑뿐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오필리아는 이후 다시 찾아온 인간과 외계인을 이어주는 교두보 역할로까지 나아가는데,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끊임없이 질문받는다. 인간과 비인간의 기준은 무엇인가? 말이 통한다고 해서 소통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상과 비정상, 권리와 자격은 누가 정하는가? 독자들은 받아든 질문에 스스로 답을 던지면서 타인을 향한 새로운 시선과 이해의 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엘리자베스 문
1945년에 태어나 텍사스 토박이로 자랐다. 라이스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해병대에서 기술병으로 3년 동안 근무하다가, 다시 텍사스대학교에 들어가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 뒤로 응급의료원, 교사, 합창단 지휘자, 지역신문 칼럼니스트 등 여러 직종에서 다채롭게 일하기도 했다.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소수자성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문은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어온 SF작가로 유명하다. 2003년에 출간된 그의 대표작 《어둠의 속도》는 자폐인의 시선으로 삶의 정상성에 대해 질문하여 “모든 독자의 시야를 끊임없이 변화시킬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결선에 올랐고, 출간 이듬해인 2004년 네뷸러상을 수상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잔류 인구》는 70대 여성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상이 정한 쓸모와 무쓸모의 경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로커스상, 휴고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장편 부문 최종 결선에 모두 오른 바 있다. 그 밖에도 30여 권의 작품을 출간하는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2007년, SF문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로버트 A. 하인라인상을 수상하였다.
옮긴이 : 강선재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번역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테라피스트》, 《우리 사이의 그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공역), 《나를 찾아줘》, 《타인들의 책》, 《세 길이 만나는 곳》 등이 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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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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