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우리는 ‘감정’에 얼마나 자유로운가
소라의 이야기를 듣고 대신 펄펄 뛰면서 화내 주고 위로해 주는 친구 성경이. 반면 바른말 잘하는 윤호는 말도 안 되는 벌을 왜 받아들인 거냐며 정곡을 찌른다. 그리고 소라에게 건넨 상자 하나. 일종의 ‘감정 보관함’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감정을 적어 넣으면 된다는 것이다. 감정을 표현하면 나쁜 걸까? 감정을 왜 어두운 상자 속에 가두어야 하는 걸까?
자기 안의 감정 때문에 당황하고, 아프고, 힘든 십 대. 사춘기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란 쉽지 않다. 사실 말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다. 부모는 생활에 쫓겨 바쁘고, 형제자매는 없으며, 코로나 시대라 친구 만나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소설은 감정 보관함이라는 독특한 비책을 통해 독자가 자기 안의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전한다. 불편한 감정들을 통제하기에 앞서 자신의 감정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표현도 옳게 할 수 있다. 여러 감정 반응으로 고민하는 십 대라면 누구든 공감하며 위로받을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고 자유로이 행복을 찾아가길 바란다.
* 관계의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학기 초라 서로서로 서먹서먹하게 여길 때지만, 툭 하면 비대면 수업에다가 짝이 없도록 의자가 배치된 탓에 소라는 반 아이들과 친해지기 어렵다. 더욱이 진로와 입시, 성적과 경쟁을 앞에 두고 서로를 돌아보기란 녹록지 않다.
그런데도 학교 성적만큼이나 청소년에게 중요한 문제는 바로 인간관계이다. 학교 모둠, 동아리, 모바일 메신저 단톡방 등 어릴 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집단과 무리 속에 소속되어 생활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시기 청소년들은 다른 이의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 그러므로 관계에 관한 건강한 시선과 자신감을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감정 보관함》은 집과 학교에서 나를 든든하게 지지해 줄 관계를 애타게 찾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너무나 외롭고 힘들어 쉽게 자신을 탓하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이고, 그들의 관계 문제를 해결해 줄 해법을 유쾌하고 명쾌하게 제시한다. 소설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뜨거운 감정을 사랑하고, 무수한 관계의 고리를 어떻게 맺어가고 풀어갈지에 관한 혜안을 얻게 될 것이다.
* ‘나’만의 일이 아닌 ‘모두’의 문제를 말하다!
빨대를 물고, 한 손을 든 상태로 비굴하게 필기하던 모습. 그때 느낀 수치심이 끊임없이 재생되자 소라는 용기를 내어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기로 마음먹는다. 처음에는 능구렁이처럼 바라보며 의사 표현을 하지 않던 반 친구들도 서서히 소라에게 힘을 실어 준다. 소라가 벌인 사건, 소라를 둘러싼 사건이 소라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문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학내 체벌이 금지됐지만, 훈육과 체벌의 경계는 아직 모호하다. 특히 체벌, 교내 폭력, 따돌림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한 학교 현장에서 제도적 개입을 넘어 청소년 스스로 자신만의 존엄성을 지키고 다른 이를 존중할 수 있는 기본기를 충분히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교권과 학생 인권을 서로 적대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서로 간의 오해와 갈등, 이해를 밀도 있게 그리며 독자에게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체벌은 개인의 문제인지, 불합리하고 부당한 것을 그대로 가만히 두고 보아도 되는지. 독자는 소설 속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며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해 볼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긍정적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주변의 잘못된 일에 관해 적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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