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대한민국 대표 과학자와 커뮤니케이터가 말하는
우주, 생명, 미래에 관한 최신 과학들
현대 과학의 최첨단 이슈를 가져와서 그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며, 과학을 보는 대중의 눈높이를 한 단계 더 높여 주는 책.
―장은수(출판 평론가)
궁극의 물리 이론은 무엇일까?
시간과 공간에도 최소 단위가 있을까?
생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노화는 치료할 수 있을까?
인공 지능이 과학자를 대신하게 될까?
누가 알았을까. 스파이크 단백질, mRNA(전령 리보핵산) 등 과학 전문 용어가 흔한 단어가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과학의 위상과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제 세계는 조금씩 일상 회복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바이러스의 폭정에 대항할 수 있었던 최고의 무기는 모두 과학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과학이 삶에 적용되고 도움이 된 사례들은 빙하 꼭대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그 아래 거대한 진짜 과학이 숨어 있다.
하지만 인문계와 이공계라는 이분법에 익숙한 우리 사회 문화에서 과학은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부국강병과 경제 성장을 가져다주는 유용한 분과 학문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존재 의미와 가치, 미래 전망은 과학이 다룰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넓게 퍼져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내는 지적 활동이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 온 궁극의 질문들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역할도 못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이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궁극의 질문들: 현대 과학의 최전선』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최전선에서 던지는 질문들이 과거 사제와 철학자, 사상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거대한 미스터리, 궁극의 질문들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광막한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파 신호에서 외계 지성체의 존재를 탐색하던 천문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이름 높은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가 엮고, 김상욱, 김범준, 장대익, 정지훈, 조천호, 송기원, 하리하라 등 과학 연구 현장에서, 과학 대중화의 현장에서 맹활약 중인 과학자들과 과학 저술가들이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어떤 질문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고, 그 질문들이 인류의 지식 발전에,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 온 궁극의 질문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선명하게 밝혀 준다.
이 책을 따라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간다면 질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주, 생명, 인간의 기원과 가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궁극의 질문들이다. 진짜 과학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라. 현대 과학의 최전선에서 궁극의 질문을 향한 답을 찾아가고 나아가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명현, 김상욱, 김범준, 장대익, 정지훈, 조천호, 하리하라 등
이 시대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 19명이 던지는 20가지 질문
과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매달린 질문이 작디작다는 것은 과학 밖의 사람들이 볼 때 의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막상 과학의 최전선을 들여다보고는 실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과학의 최전선에서 튀어나오는 날것의 최신 정보에 일반인들이 함께 열광하고 경이로움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작은 질문에 대한 자그마한 성과가 과학자들의 영혼을 사로잡은 궁극의 질문을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과학사적, 문명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성과를 온전히 향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의 최전선에서 각축하는 작은 질문들을 한데 묶어 주는 ‘궁극의 질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현, 「들어가며」에서
『궁극의 질문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자, 과학 저술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구성 요소를 찾는 고에너지 물리학자에서부터 우주와 4차원 시공간의 거대 구조를 밝혀내려는 천문학자는 물론이고, 생명의 기원에서 죽음이라는 질병의 치료까지 생명 현상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생물학자들, 수천 킬로미터 지각 아래 마그마의 꿈틀거림을 연구하는 화산학자에서 지구 온난화의 위기 상황을 분석하는 기후학자까지, 종교와 과학의 갈등과 동행의 역사를 탐구하는 종교 문화학자에서 과학 연구의 영역에서 인간의 역할을 인공 지능이 대체할 미래를 전망하는 미래학자까지 21세기 새로운 지식인들이 펼치는 유쾌한 지적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명현 대표를 필두로, 힉스 입자로 우주 탄생 초기의 급팽창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만들어 낸 박성찬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 입자 물리학과 천체 물리학을 연결한 입자 천체 물리학과 우주론 연구로 많은 업적을 쌓은 김항배 한양대 교수, 양자 역학과 양자 정보학의 대중화로 이름 높은 김상욱 경희대 교수, 국내 끈 이론 연구의 대표자 중 한 사람인 김낙우 경희대 교수, 새로운 형식의 과학 글쓰기를 시도하며 은하을 연구하고 있는 지웅배 연세대 연구원, 『송기원의 포스트게놈 시대』라는 책으로 분자 생물학과 합성 생물학의 최근 이슈를 소개하고 그것이 야기할 윤리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하는 송기원 연세대 교수, 『종의 기원』을 새롭게 번역해 한국의 다윈주의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에보클래스라는 비대면 학습 플랫폼 개발로 새로운 교육 모델을 연구하고 있는 장대익 서울대 교수, SF 작가로 여러 상을 수상한 젊은 과학자 해도연 작가, 과학 블로그를 시작으로 수많은 과학책과 시리즈를 발간한 ‘믿고 보는 과학 작가’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 한국 영장류학 박사 1호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기후 위기 문제를 한국 사회의 중심 이슈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 조천호 경희대 교수, 백두산 대폭발과 발해 멸망의 관계를 연구하며 백두산 폭발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린 소원주 박사, 과거 공룡을 멸망시켰듯이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를 근지구 위협 천체를 분석하는 지구 방위 사업의 한국 책임자 문홍규 한국 천문 연구원 책임 연구원, 진화 심리학을 한국 사회에 제대로 소개한 전중환 경희대 교수, 복잡계 물리학으로 우리 사회 문제에 새로운 통찰을 던져 준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종교와 과학을 인간의 문화적 행위로 보고 그 동행 가능성을 모색하는 김윤성 한신대 교수, 복잡계 과학으로 도시 인구와 시설이 어떻게 분포해야 하는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망 설계를 위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 손승우 한양대 교수, 인공 지능과 디지털 화폐가 대두하는 시대, 누구보다 빨리 한국인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대중과 함께 탐색하는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 비전 책임자, 모두 19명이 20개의 ‘궁극의 질문들’을 던진다. 「알쓸신잡」, 「다빈치노트」, 「차이나는 클라스」 같은 다양한 미디어에서 대중에게 놀라운 정보와 통찰을 전달해 준 이들이 이 책 한 권을 위해 뭉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끈 이론, 합성 생물학, 양자 컴퓨터, 네트워크 과학 등 복잡다기한 과학 정보와 지식에 풍성한 상상력을 더해 줄 일러스트레이션이 이 책에는 곁들여져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섬세한 그림으로 사랑받는 밥장 작가, 여행 드로잉 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미영 작가, 흥미진진하고 감성적인 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토끼도둑 작가의 그림이 20개의 질문들에 맞춰 그려져 있다. 이 그림들은 깊은 과학의 바닷속을 헤매고 있을 독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을 이끌어 줄 것이다.
끈 이론, 합성 생물학, 양자 컴퓨터,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최전선에서
과학 너머의 과학, 지식 너머의 깨달음을
퍼 올리는 과학자들의 궁극의 질문들 20가지!
21세기의 핵심 교양은 과학이다. 오래된 질문과 동시대적인 해답을 목격하면서, 과학을 교양으로 받아들이고 동시대를 호흡하면서 과학을 문화로 향유하고 교양으로 내재화하는 데 이 시리즈가 작게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 이명현, 「들어가며」에서
『궁극의 질문들』은 4부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우주의 시작과 끝, 가장 큰 물체와 가장 작은 물체라는 물질세계의 궁극을 탐사하는 물리학자들과 천문학자들의 질문들이 담긴 1부 「우주의 끝」, 생명의 정의는 무엇이고 진화의 핵심은 무엇이며 이 생명은 궁극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지를 탐색하는 생물학자, 진화 철학자, 우주 생물학자들의 질문들이 담긴 2부 「생명의 시작과 끝」, 물질에서 생명이 진화한, 아직은 유일한 천체인 지구와 그 지구 생명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 3부 「우리 행성의 끝」, 궁극의 질문들이라는 무거운 짐을 과학이 떠맡을 수 있는지 시험하는 문제들을 다룬 4부 「과학의 끝」. 이 4부 19장을 통해 저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궁극의 질문들 19가지를 던지고 그 질문이 탄생한 맥락과 앞으로의 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 책의 서문 격인 「들어가며」에서는 ‘궁극의 질문들’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모두 20개의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또 말미에는 저자들이 직접 고른 핵심 과학 키워드 50개 가까이가 정리되어 있는 「용어 해설」이 첨부되어 있다.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와 그 정확한 의미를 굵고 짧게 해설하고 있는 「용어 해설」을 정독하는 것만으로도 현대 과학 최전선을 조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우주의 끝」
우주의 끝에서는 세상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물질을 포함한 우주가 무대다. ‘물질을 이루고 있는 최소 단위는 무엇일까?’, ‘시공간으로 이루어진 4차원도 최소 단위를 가지고 있을까?’, ‘모든 것을 설명하는 궁극의 물리 이론은 있을까?’ 등 우주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우주 속에서 인류가 알아낸 사실은 무엇이고 앞으로 질문해야 할 것은 무엇일지 천천히 따라가 보자.
1. 물질의 최소 단위를 찾는 모험의 끝은?: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넘어서
박성찬(연세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이론 물리학자 박성찬 교수는 입자 물리학이 나아가는 최전선에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우리를 과거 원자론에서 시작해 입자 물리학이 쌓아온 표준 모형의 세계로 안내한다.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 그 끝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재까지 발견된 입자가 모든 물질의 기본 입자일까?” 박성찬 교수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한다. 기본 입자가 최소 단위일 수도, 끈 이론 또는 양자 중력 이론이 설명해야 할 수도 있다. 최소 단위를 찾는 모험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학자들은 에너지를 높여 감에 따라 자연에 내재하고 있는 새로운 층위의 구조를 발견해 왔다. 지금 우리가 기본 입자라고 이해하고 있는 층위 아래에 또 새로운 구조가 없다고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전자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아래에 더 본질적인 입자나 끈 혹은 또 다른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수준에서는 물리학 실험의 한계 때문에 그 구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분명히 열려 있다. -27∼28쪽에서
2. 시간과 공간에도 최소 단위가 있을까? 플랑크 시간과 공간의 수수께끼
김항배(한양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항배 교수는 “종이에 그은 선은 연속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철학적일 수 있을 질문을 물리학 이야기로 끌어 온다. 일상생활에서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시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물질 모두 연속적인 것처럼 보인다. 김항배 교수는 물질은 연속적이지 않으며 원자 단위로 끊어진다고 설명한다. 그가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시공간의 연속성에 대한 질문이다. 시간과 거리의 최소 단위가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대신 김항배 교수는 블랙홀 지평선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
입자는 연속인 물질을 만들 수 없다. 종이 위에 연필로 그은 직선은 실제로는 연속이 아니다. 크기를 가진 잉크 분자들이 불연속적으로 이어진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위치만 있고 넓이도 길이도 크기도 없는 수학적 점과 실제 입자의 차이가 드러난다. 입자에는 수학이 아니라 물리학이 적용된다. 특히 물질을 불연속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은 양자 역학의 원리이다. -31쪽에서
3. 양자 역학의 두 번째 정보 혁명은 어떻게 오는가? 양자 컴퓨터의 최전선
김상욱(경희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상욱 교수는 양자 역학이 가져온 변화를 혁명이라 부른다. 양자 역학이 낳은 발명품 중 하나는 트랜지스터며 우리가 쓰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김상욱 교수는 양자 역학이 가져올 두 번째 혁명이 남아 있다고 예측한다. 기존의 트랜지스터가 0과 1로 구별되는 정보만을 다뤘다면, 이제는 0도 아니고 1도 아닌 애매한 생태, 중첩까지 다루는 양자 컴퓨터를 기대한다. 양자 컴퓨터의 개념과 역사, 원리를 다룬 김상욱 교수의 친절한 설명 뒤에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질문이 따라올 것이다. “양자 컴퓨터가 만들어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라고 말이다.
양자 튜링 머신 혹은 양자 컴퓨터라는 아이디어는 이처럼 순수하게 이론적인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도이치는 최초로 양자 역학적 알고리듬을 고안했다. 그의 양자 알고리듬은 입력을 0과 1의 중첩 상태로 받을 수 있다. 중첩 상태란 앞서 말한 대로 0과 1을 동시에 갖는 상태다. 하지만 도이치의 발견은 10년 가까이 무시된다. ‘양자 알고리듬? 그래서 어쩌라고?’ -42∼43쪽에서
4. 궁극의 물리 이론은 무엇인가? 표준 모형 너머를 꿈꾸는 끈 이론
김낙우(경희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낙우 교수는 표준 모형 이론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껏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정밀한 이론이라 부른다. 그는 표준 모형이 답하지 못한 문제들에 주목했다. 표준 모형은 ‘왜?’라는 질문에 가장 취약하다. 김낙우 교수는 양성자가 전자보다 무거운 이유, 유사한 성질을 갖는 쿼크와 렙톤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이유, 암흑 물질의 존재 등 표준 모형이 풀지 못한 숙제를 하나씩 소개한다. 그리고 끈 이론으로 고개를 돌린다. 표준 모형이 설명하지 못한 문제를 끈 이론이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일상에서 전후, 좌우, 상하 세 방향을 체험하는데, 이것이 공간의 3차원이다. 여기에 시간 1차원을 더한 4차원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공간에 방향이 더 있지만 그것이 너무나 작게 말려 있어서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세계는 5차원 이상이 된다. 그런 고차원 세계에서 한 가지 입자였던 입자도 저차원 세계의 우리에게는 마치 한 무리의 입자군처럼 보일 수도 있다. -49∼50쪽에서
5.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 우주는 매일매일 조금씩 더……
지웅배(과학 저술가, 연세 대학교 은하 진화 연구 센터 연구원)
지웅배 연구원은 인류가 가진 우주에 관한 개념을 추적한다. 20세기 초, 사람들은 우리 은하가 전부인 줄 알았다. 지웅배 연구원은 천문학자들의 발견에 따라 점차 확장되는 우주를 소개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을 우주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가 바라보는 우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둘러싸인 물결치는 세상이다. 변화하는 우주 속에서 그는 ‘마지막’을 생각한다. 지웅배 연구원은 우주 최후의 날을 상상하며 질문한다. 깜깜한 어둠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주의 미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이처럼 우주는 매일 밤 조금씩 덜 아름다워지고, 어두워져 가는 방향으로 나이를 먹어 가고 있다. 매일 밤 모든 순간의 우주는 우리가 눈에 담을 수 있는 가장 밝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62쪽에서
2부 「생명의 시작과 끝」
생명의 시작과 끝에서는 생명 과학의 최전선에서 알아낸 사실과 연구를 바탕으로 생명의 본질과 기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어디서부터가 물질이고, 어디서부터가 생명일까?’, ‘죽음이란 질병은 치료할 수 있을까?’ 등 생명의 정의와 기원, 생명 과학의 도전 과제를 엿볼 수 있다. 또 드넓은 우주에서 ‘우리는 혼자일까?’를 질문하며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 떠난다.
6. 어디서부터가 물질, 어디서부터가 생명?: 생화학의 입장에서 본 생명
송기원(연세 대학교 생화학과 교수)
송기원 교수는 궁극의 질문으로 “어떻게 물질에서 생명이 만들어졌을까?”를 꼽는다. 생명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송기원 교수는 생명 현상을 나타내는 구조물인 생명체의 구성 물질과 특성을 통해 생명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엿본다. 다음 단계는 막대한 유전 정보를 읽고 해석하던 연구 활동에서 벗어나 이제 직접 생명의 책을 쓰고 만들어 봄으로써 생명의 본질과 기원을 이해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생명의 기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기원 교수는 존재의 비밀과 의미를 찾아가는 영적인 여행이 아닐까 하고 자문자답한다.
합성 생물학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같은 응용 분야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생명 창조의 비밀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즉 경쟁 기업의 제품을 뜯었다가 재조립함으로써 특허 기술을 알아내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처럼, 물질을 가지고 인공 생명체를 만들어 봄으로써 물질에서 생명으로의 급격한 변화, 즉 생명 창조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해하려는 것이다. -70쪽에서
7. 다윈의 진화론은 지금도 과학의 최전선일까?: 『종의 기원』이 남긴 세 가지 선물
장대익(서울 대학교 자유 전공학부 교수)
장대익 교수에게 진화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이론으로 대체된 프톨레마이오스 천문학이나 고전 역학과는 다르게 여전히 활발히 논의되는 살아있는 과학이다. 장대익 교수는 이타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 진화학과 발생학이 만난 이보디보(Evo-Devo), 문화 진화론 등 다윈의 진화론이 현대 과학의 최전선에서 어떤 발견을 이끌었는가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그의 질문은 하나다. 다윈이 선물한 진화론은 언제까지 과학의 최전선에서 꾸준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여전히 우리는 다윈의 어깨 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똑같은 호메오박스들이 초파리뿐만 아니라 심지어 쥐나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초파리의 발생 과정에서 배아의 전후 축을 결정하는 염기 서열은 포유류의 척추와 골격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도 같은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즉 유사한 염기 서열이 계통적으로 동떨어진 종에서도 매우 유사한 기능을 하게끔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82쪽에서
8. 우리는 혼자인가?: 태양계 제2생명과 우주 생물학의 최전선
해도연(과학 저술가, SF 작가, 국가 기상 위성 센터 연구원)
해도연 작가가 던진 질문은 심오하면서 동시에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렇게 드넓은 우주에 우리는 혼자일까?” 인류는 또 다른 생명체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탐사선을 보냈다. 해도연 작가는 천문학자들이 어떻게 외계 행성을 찾고 있는지,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어떤 곳인지 설명한다. 이어서 ‘거주 가능한 행성’은 몇 개가 있을지 추측하고, 그곳에서 생명의 흔적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예측한다.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흔적을 찾고 있다. 그는 2030년대가 끝나기 전에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한다.
차세대 탐사선과 초거대 망원경의 활약이 절정에 이르고 나면 2030년대가 끝나기 전에 ‘우리는 혼자인가?’라는 오랜 질문에 부분적으로나마 대답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대답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대답이 어디를 향하고 있든, 그것은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시선과 우주 속 우리를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 모두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92∼93쪽에서
9. 지적 생명체 진화의 끝은? SETI 관점에서 본 지성의 진화
이명현(천문학자, 과학책방 갈다 대표)
이명현 천문학자는 한국형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 프로젝트(SETI)를 맡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가진 외계 문명이 있다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는 인공적인 전파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외계인들이 통신을 한다면 분명 인공 신호를 낼 것이라 믿었다. 이명현 천문학자는 이들의 신호를 받는 것이 어쩌면 미래 인류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뒤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결국 지구 문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지구 문명의 미래조차 가늠하기 힘든 시절이지만 외계 지적 생명체의 발견은 우주의 지적 문명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그들의 존재 유무와 생존 기간에 대한 이해는 결국 우리 지구 문명의 지속 기간을 가늠할 수 있는 거울이 될 것이다. -102쪽에서
10. 죽음이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생명 과학이 도전하는 죽음의 비밀
이은희(과학 저술가,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는 세포의 삶과 죽음을 사람의 인생으로 비유했다. 세포의 죽음과 탄생이 있기에 역설적이게도 우리 몸이 유지될 수 있다. 이은희 작가는 세포의 사멸 과정을 탐색하고 DNA 손상과 변형을 일으키는 원인을 소개한다. 끊임없는 세포의 탄생과 죽음의 사이클 위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세포 노화 현상이다. 그리고 질문을 던진다. “만약 세포의 노화가 오류이고 질병이라면, 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 인간의 노화도 치료가 가능한 대상일까?” 이은희 작가가 세포의 죽음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세포의 죽음과 탄생이 건강과 질병을 가르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라 말한다.
데이비드 싱클레어와 매슈 러플랜트가 2019년에 펴낸 『노화의 종말』에 따르면, “인간의 노화는 자연스러운 운명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라고 생각하는 인간 수명 증진 프로젝트의 연구진들은 이 노화 세포들이야 말로 진화상의 오류이며 이들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인류 최고의 난제인 불로장수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리라고 주장한다. -110쪽에서
3부 「우리 행성의 끝」
우리 행성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희망일까 절망일까, 경이로운 생물다양성이 번성한 물리적 토대,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에 관한 질문이 준비됐다. ‘섭씨 2도인가, 섭씨 1.5도인가?’, ‘소행성은 죽음의 사신인가, 생명의 천사인가?’ 등 기후 변화와 지구 위 생명체를 위협하는 것들을 내다보는 질문들은 우리의 시야를 생명을 넘어 거시적 행성계로 넓혀 줄 것이다.
11. 왜 생명은 그토록 다양한가?: 그 신비와 상실에 대하여
김산하(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김산하 박사의 시선은 놀라울 만큼 다양한 지구상 생물을 향해 있다. 수많은 과학자가 생물다양성이 갖는 생태적 기능을 탐구했다. 생물다양성은 진화에서 비롯된 하나의 부수 현상에 불과한 것인가, 다양성 자체가 생태계의 작동 원리를 관장하는 하나의 결정 요인인가. 김산하 박사는 종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밝히기에 생태계의 기전이 너무 복잡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생명의 다양성을 기능주의적 시각이 아닌 ‘상실’의 시각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물다양성이라는 당연한 대전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말이다.
멸종은 언제나 일어나는 것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멸종은 원래의 자연적 빈도에 비해 100∼1,000배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지구 전체의 종 수는 약 800만, 그중 무려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그마저도 매일 평균 300개의 신종이 발표되는 것을 감안하면 과소 평가된 수치일 수밖에 없다. 2017년에 ‘발견된’ 신종 타파눌리오랑우탄처럼, 발견되자마자 멸종 위기인 종도 허다하니 말이다. -119∼120쪽에서
12. 섭씨 2도인가, 섭씨 1.5도인가?: 지구 가열과 기후 위기의 최전선
조천호(경희 사이버 대학교 기후 변화 특임 교수)
조천호 교수는 위기 경보를 울리고 있다. 인류는 전쟁, 재난, 금융 위기, 팬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겪고도 회복했지만, 기후 위기는 차원이 다른 위기라고 그는 경고한다. 생태계가 망가지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 제1대 국립 기상 과학원 원장을 맡았던 그는 누구보다 기후 위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던진 궁극의 질문은 인류의 향방을 가를 질문이다. 조천호 교수는 말한다. “선택은 우리의 것이다. 지구 가열 1.5인가, 2도인가.” 미래 기후는 자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앞으로 얼마나 줄일 것이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과학을 무시했고, 우리 앞에 놓인 합리적인 선택을 외면했다. 지금부터 감축을 시작하면 전년에 비해 매년 15퍼센트씩은 줄여야 2050년에 탄소 중립이 실현된다. 1998년 IMF 외환 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산업 위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5퍼센트 줄었다. 즉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IMF 시절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견뎌야 한다. -129쪽에서
13. 일본 거대 지진은 백두산 분화의 방아쇠일까?: 화산학과 지진학의 최신 질문들
소원주(과학 저술가,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 저자)
소원주 박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의 화산이 잠에서 깨어났다고 말한다. 그는 일본의 화산학자 다나구치 히로미쓰의 주장을 인용하며 지진과 화산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동일본 대지진이 백두산에도 영향을 줬다는 주장에 주목했다. 그는 책에서 “백두산은 1,000년에 1번 대규모 분화를 한다. 마지막 분화는 946년이었다.”라고 말한다. 2005년 백두산 지하 6킬로미터 위치에 있던 마그마가 3킬로미터까지 상승하며 천지 목구멍 밑까지 올라왔다. 소원주 작가의 질문은 한국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언제’를 예측할 수 있는가다.
백두산은 압력이 낮고 마그마가 모여들기 쉬운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화산이다. 백두산에서는 소규모 분화는 100년에 한 번, 대규모 분화는 1,000년에 한 번 빈도로 일어났다. 현재 946년 대분화로부터 이미 1,000년 이상이 경과했고, 백두산 지하에는 1,000년분의 마그마가 모여 있을 것이다. -138쪽에서
14. 소행성은 죽음의 사신인가, 생명의 천사인가?: 근지구 천체 연구의 최전선
문홍규(한국 천문 연구원 책임 연구원)
문홍규 연구원은 지구상 생명체에 지대한 영향을 준 사건의 주인공으로 소행성을 꼽는다. 소행성은 생명의 기원을 밝혀 줄 후보이기도 하다. 문홍규 연구원은 2019년 NASA가 운석에서 유전 물질의 일부를 검출했다는 사실을 예로 든다. 고생대와 중생대에는 소행성 충돌이 지구 생태계를 완전히 뒤바꿨다. 지금도 여전히 소행성은 떨어진다. 문홍규 연구원은 소행성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죽음의 사신처럼 우리의 숨통을 조여올 것인가, 풍요와 번성을 가져다주는 생명의 천사가 될 것인가.” 그리고 말한다. 그 답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바닥에 쓰러져 누운 피해자보다, 벽에 남은 혈흔이 그가 겪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훨씬 귀중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을 곱씹어 보면 참 적절한 비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구 같은 태양계 행성들은 소천체들이 충돌과 파괴, 합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뒤,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녹아 뒤섞이고 오염돼 원재료는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렵게 됐다. 한편 소천체들은 행성들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장구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바람과 화산, 생태계의 변화를 겪지 않아 시원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39∼140쪽에서
4부 「과학의 끝」
과학의 끝에서는 과학과 다른 사회 요인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찰한다. 사회는 종교, 예술, 인문학과 함께 활발히 움직이며 과학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 ‘종교의 끝은 과학일까?’, ‘과학은 꼭 인간의 것일까?’ 등의 질문을 통해 과학을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고민해야 할 대상으로 끌어 올린다.
15. 새로운 통섭은 어떻게 가능한가?: 통섭의 최전선
전중환(경희 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전중환 교수는 인류 지성을 이루는 모든 영역, ‘예술’, ‘종교’, ‘인문학’, ‘사회 과학’, ‘자연 과학’을 아우르는 통섭을 고민한다. 통섭을 처음 주장한 에드워드 윌슨은 “과학이 인문학을 집어삼키려고 한다.”라는 반발을 샀다. 전중환 교수는 과학의 틀을 그대로 가져와 인간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하는 식의 접근은 틀렸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 가진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는 새로운 틀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궁극의 질문은 “어떻게”이다.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며 협력하기 위해, 통섭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이다.
좋은 발상은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 발상이 얼마나 좋은지가 중요할 뿐이다. 발상을 낸 사람이 어느 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통섭의 두 번째 물결은 과학자와 인문학자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인간의 의미, 가치 그리고 문화를 온전히 밝혀내기 위해 활발히 소통하고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 통섭은 쌍방향 도로다. 혹은 터널 공사다. 과학
과 인문학이 산의 양쪽 끝에서 각자 터널을 파고 들어가서 중간 지점에서 행복하게 만난다. -160쪽에서
16.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 통계 물리학의 최전선
김범준(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범준 교수가 바라보는 사회는 조금 특이하다. 통계 물리학자인 그의 시선에서 사회는 수많은 사람으로 구성된 거대하고 흥미로운 시스템이다. 김범준 교수는 사람을 하나의 입자라고 가정한다면 사회 역시 물리계로 보는 것이 가능하며, 개인이 상호 작용을 통해 만드는 복잡한 패턴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또한 앞으로 물리학이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예측한다. 금융 위기의 파급이나 감염병의 확산과 같이 사회 현상을 이해하려는 시도 속에 통계 물리학의 최전선이 숨어 있다. “물리학으로 사회를 설명할 수 있을까?” 그의 대답은 ‘예.’와 ‘아니오.’ 둘 다이다.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통계라는 방법론의 망치를 손에 든 통계 물리학자는, 어떤 것이든 많이 모여 있어 통계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라면 재미있어 한다. 모여 있는 것이 물리학의 입자든, 사람이든, 아니면 데이터든 말이다. 통계 물리학 교과서는 많은 ‘입자’로 이루어진 물리계를 다루지만, 통계 물리학 연구자들은 많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사회라는 시스템에도 흥미를 느낀다. -162쪽에서
17. 종교의 끝은 과학일까?: 코로나19 시대에 진단하는 종교의 미래
김윤성(한신 대학교 디지털 영상 문화 콘텐츠학과 교수)
김윤성 교수는 종교의 미래를 두 갈래 길로 예측한다. 개별 종교의 변화 또는 새로운 종교의 출현이다. 두 가지 길 모두 과학과 크게 연관되어 있다. 김윤성 교수는 과학 기술의 발달이 종교에 미친 영향과 그 변화를 살펴보고, 21세기에는 과학 기술의 영향이 더욱 커지리라 생각한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우주’, ‘생명’,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전통적인 종교관을 크게 변화시켰듯이 말이다. 데이터교나 인공 지능 종교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시한다. 그에게 궁극의 질문은 이것이다. “종교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그곳에 과학이 있을까?”
현대 과학은 놀라운 발견과 발명 들로 우주, 생명, 인간을 다시 정의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이 숙제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종교의 미래는 이 숙제 풀이에 좌우될 것이다. 현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식어 버린 채 끝날지 아니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할지 알 수 없지만, 불교처럼 윤회론으로 쉽게 숙제를 마친다면 별 유익이 없다. 그보다는 인간도 생명도 흔적 없이 사라질 우주의 종말에 비추어 신과 인간의 관계를, 생명과 인간의 의미를 다시 쓰려 하는 가톨릭 및 개신교 현대 신학자들의 분투가 더 흥미롭다. -174∼175쪽에서
18.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네트워크 과학의 최신 질문들
손승우(한양 대학교 응용 물리학과 교수)
손승우 교수는 구글의 성공 요인에는 ‘네트워크 과학’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구글의 검색 엔진이 타사의 검색 엔진과 달랐던 독보적인 점은 문서의 연결 구조, 바로 네트워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손승우 교수는 데이터가 쌓여감에 따라 네트워크 연구가 더욱 발전할 것이며, 생물 데이터, 사회 데이터, 기술 데이터 등 각 분야에서 축적돼 네트워크 연구를 확장하리라 예측한다.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곳은 구글이다. 손승우 교수의 질문은 다시 구글로 돌아간다. “구글은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데이터와 네트워크는 세상을 어디까지 예측할 수 있을까.
이처럼 네트워크 과학에서는 네트워크를 이루는 요소의 내용보다는 네트워크 구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 특징을 이해하고자 한다. 노드 하나하나의 특징이 아닌 연결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인터넷 구조에서 찾은 연결선 수 분포는 우리 몸 안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들의 상호 작용 연결망에서도 보이고, 지인 관계를 표현한 사회 연결망에서도 나타난다. 항공망과 세계 무역망, 소프트웨어들 사이의 의존성도 동일한 보편적 특징을 보인다. -182쪽에서
19. 과학은 꼭 인간의 것일까?: 과학에서 인공 지능의 역할
정지훈(모두의연구소 최고 비전 책임자)
정지훈 모두의 연구소 최고 비전 책임자는 인공 지능을 과학자의 훌륭한 조수이자 조력자로 본다. 그가 제시한 사례는 인공 지능이 과학자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뛰어넘기까지 한다. 인공 지능 ‘알파 폴드2’가 연구 대회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장 먼저 경고한 것도 캐나다 블로닷 사의 인공 지능이다. 그는 막대한 시간과 반복 작업이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에 인공 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공 지능은 과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알파폴드와 같은 기술이 대중화되어 사용된다면, 분석 실험을 주로 하는 과학자들의 일은 없어질까? 아니면 더 고도화될까? 아마도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공존하게 될 것이다.
분석 실험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경우와 꼭 필요한 경우가 나뉘게 될 것이고, 상당 부분은 인공 지능이 처리하겠지만, 인공 지능도 어려워하는 문제를 풀거나, 인공 지능의 결과를 바탕으로 더 나은 분석 실험 방법을 고안하거나, 실험 방식을 바꿔서 과거에 알지 못했던 것을 더 잘 알게 되기도 할 것이다. -191쪽에서
한 권으로 응축된 현대 과학의 진면목!
이 시대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펼치는 과학의 향연
우주의 끝을 항해하며 던지는 질문, 생명의 시작에서 끝을 조망하며 던지는 질문, 우리의 행성 지구의 끝에서 던지는 질문,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다루는 도구이자 무대, 과학을 향해 던지는 질문까지 우리를 새로운 과학의 세계로 안내할 질문은 무엇일까? 그 답과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낼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작가 소개
이명현
천문학자, 과학책방 갈다 대표.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천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캅테인 연구소 연구원, 한국 천문 연구원 연구원, 연세 대학교 천문대 책임 연구원을 지냈다. ‘2009 세계 천문의 해’ 한국 조직 위원회 문화 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했고 한국형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SETI KOREA)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했다. 서울 삼청동에 ‘과학책방 갈다’를 열어 작가와 과학자, 그리고 독자들을 잇는 문화 행사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명현의 과학 책방』, 『이명현의 별 헤는 밤』, 『빅히스토리 1: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지구인의 우주공부』 등을 저술하고, 『침묵하는 우주』를 번역했다. 이 외에도 『과학은 논쟁이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2: 이명현의 외계인과 UFO』 등 다수의 공저가 있다.
목 차
들어가며: 과학에서 최전선이란, 궁극이란, 그리고 끝이란
이명현 ・ 007
1부 우주의 끝
1 물질의 최소 단위를 찾는 모험의 끝은?: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넘어서
박성찬 ・ 021
2 시간과 공간에도 최소 단위가 있을까?: 플랑크 시간과 공간의 수수께끼
김항배 ・ 029
3 양자 역학의 두 번째 정보 혁명은 어떻게 오는가?: 양자 컴퓨터의 최전선
김상욱 ・ 039
4 궁극의 물리 이론은 무엇인가?: 표준 모형 너머를 꿈꾸는 끈 이론
김낙우 ・ 047
5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 우주는 매일매일 조금씩 더 ……
지웅배 ・ 057
2부 생명의 시작과 끝
6 어디서부터가 물질, 어디서부터가 생명?: 생화학의 입장에서 본 생명
송기원 ・ 069
7 다윈의 진화론은 지금도 과학의 최전선일까?: 『종의 기원』이 남긴 세 가지 선물
장대익 ・ 077
8 우리는 혼자인가?: 태양계 제2생명과 우주 생물학의 최전선
해도연 ・ 085
9 지적 생명체 진화의 끝은?: SETI 관점에서 본 지성의 진화
이명현 ・ 095
10 죽음이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생명 과학이 도전하는 죽음의 비밀
이은희 ・ 103
3부 우리 행성의 끝
11 왜 생명은 그토록 다양한가?: 그 신비와 상실에 대하여
김산하 ・ 113
12 섭씨 2도인가, 섭씨 1.5도인가?: 지구 가열과 기후 위기의 최전선
조천호 ・ 121
13 일본 거대 지진은 백두산 분화의 방아쇠일까?: 화산학과 지진학의 최신 질문들
소원주 ・ 131
14 소행성은 죽음의 사신인가, 생명의 천사인가?: 근지구 천체 연구의 최전선
문홍규 ・ 139
4부 과학의 끝
15 새로운 통섭은 어떻게 가능한가?: 통섭의 최전선
전중환 ・ 153
16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 통계 물리학의 최전선
김범준 ・ 161
17 종교의 끝은 과학일까?: 코로나19 시대에 진단하는 종교의 미래
김윤성 ・ 169
18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네트워크 과학의 최신 질문들
손승우 ・ 177
19 과학은 꼭 인간의 것일까?: 과학에서 인공 지능의 역할
정지훈 ・ 185
지은이 소개 ・ 193
용어 해설 ・ 205
더 읽을거리 ・ 213
찾아보기 ・ 223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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