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모래 언덕에서 복닥복닥 살아가는
희귀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동시 그림책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에는 낯선 풍경이 있습니다. 넓은 바닷가 옆에 펼쳐진 거대한 모래 언덕이에요. 바로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 사구’입니다. 그곳에 가면 사막처럼 모래와 잡초만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걸어가 보면 수많은 동식물이 살아가는 터전임을 깨닫게 됩니다. 동물과 식물이 복닥복닥 살아가는, 커다랗고 생명력 넘치는 집인 거지요.
이 책에는 동시 열여섯 편이 담겨 있는데, 제목 〈표범장지뱀, 너구나!〉도 이중 하나입니다. 시의 주인공은 모두 신두리 해안 사구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입니다. 표범장지뱀, 금개구리, 맹꽁이, 물자라, 갯그령, 통보리사초, 참골무꽃……. 이름도 모습도 생소한 동식물들이 많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 가운데 멸종 위기에 놓인 것들이 꽤 있습니다. 종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이 지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생명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친근한 동시와 역동적인 수채화에 담긴
모래 언덕 동식물의 사계절
이 책 속에 담긴 시들은 친근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시 속 화자는 수십 개의 알을 등에 이고 있는 물자라를 보며 육아 휴직 중인 이모부를 떠올리고, 보리 사촌인 통보리사초를 보면서 자신의 사촌 언니를 떠올리지요. 동식물의 삶이 우리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친밀감이 듭니다.
큼지막한 판형에 담긴 그림도 시원시원합니다. 모래 언덕처럼 넓고 커다란 종이 위에 신두리 해안 사구에 사는 동식물들의 모습이 귀엽고 재미나게 그려져 있지요. 바닷물을 흠뻑 머금은 듯 물기 가득한 색채, 힘 있는 붓터치에 동식물들의 생김새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바닷바람에 모래가 휩쓸려 가는 장면, 개구리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소리, 허공에 휘청휘청 흔들거리는 갯쇠보리가 오감으로 느껴집니다. 풍요로운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이 생생한 그림을 보며 살아 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봄여름가을겨울의 흐름에 따라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계절이 조금씩 바뀌어 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듯, 신두리 해안 사구의 동식물들도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환경의 모습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생명의 뿌리가 흔들리는 시대에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작은 생명들 이야기
우리는 주위가 벽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누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지 잘 알지 못하지요.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웃들이 있었음을,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기쁘고 슬프고 바쁘고 외로운 존재임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벽 너머로 시야가 넓게 트이고, 함께 살아가는 크고 작은 생명들에게 관심을 갖게 합니다.
이 책의 시를 쓴 유미희 작가는 그동안의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꿈꿔 왔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신두리 모래 언덕에 사는 친구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다 함께 행복한 지구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지금처럼 환경이 나날이 파괴되면, 신두리 해안 사구의 동식물도 사라지고 언젠가는 우리도 사라질 수 있어요. 생명의 뿌리가 흔들리는 위기의 시대, 우리가 눈여겨보고 귀하게 보호할 것은 이 책 속의 동식물들 같은 작지만 소중한 생명들 아닐까요? 그 생명들이 살 수 있어야, 우리 인간도 이 지구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유미희
도서관과 학교에서 시와 그림책을 통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연필시 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제41회 한국동시문학상, 서울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대산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등을 받았어요. 지은 책으로 동시집 《뭘 그렇게 재니?》, 《오빤 닭머리다!》, 《내 맘도 모르는 게》, 《고시랑거리는 개구리》, 《짝꿍이 다 봤대요》, 그림책 《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 《메뚜기 탈출 사건》이 있습니다.
그린이 : 장선환
대학에서 미술교육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화가,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줄을 섭니다》, 《파도타기》, 《내가 할 거야》, 《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 《우리가 도와줄게》, 《아프리카 초콜릿》, 《안녕, 파크봇》, 《갯벌 전쟁》, 《아빠 새》, 그린 책으로 《태어납니다 사라집니다》, 《붉은 눈의 라엘》 등이 있습니다.
목 차
바람 | 표범장지뱀, 너구나! | 바쁘다 바빠 | 통보리사초 | 갯메꽃 | 우리도 그래 | 참골무꽃 |
갯방풍꽃 | 금개구리의 자랑 | 갯쇠보리 | 누구 줄래? | 종다리 둥지 | 고라니 | 갯그령 가마니 |
멧토끼에게 | 두웅습지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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