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하루 한 페이지, 어휘와 지식을 함께 늘리는 습관을 제안하는 교양 일력
언어와 교양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고, 풍부해질수록 더 깊이 사고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지요. 다른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한 번 내 것으로 만들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루 영어교양』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사용해 관용어가 된 영어 표현과 말 속에 숨어 있는 문화 상식을 하나로 꿰어 전하는 책입니다. 달달 외거나 주마간산하기보다 하루에 한 쪽, 말 한 마디와 짧은 이야기 한 편씩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하지요.
동양 문화권에 속한 우리가 불교에서 유래한 표현이나 중국의 고사성어에 익숙하듯이 서양에는 서양 문화를 이루는 두 축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서 유래한 표현이 많습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우리말로는 ‘사면초가’, 영어로는 ‘between Scylla and Charybdis’라고 합니다. 두 표현은 각각 사마천의 『사기』와 고대 그리스의 전설에서 유래했지요. 이 표현들을 글자 그대로 외우려면 부담이 되지만 이야기로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쓸 수 있습니다. 의미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며 덤으로 교양도 키울 수 있지요. 이 책에는 이런 전설을 비롯해 신화, 성경, 고대 로마의 역사, 중세 철학자와 신학자 들의 논쟁, 근대 초기 토머스 모어나 셰익스피어 등이 발표한 시와 소설,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떠돌던 소문 등에서 유래한 표현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말은 끝없이 변하기에 지금도 어디선가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고 있겠지만, 많은 사람의 입에 계속하여 오르내릴 만큼 깊은 울림을 주는 표현만이 시간이라는 체로 걸러져 어휘 저장고에 담깁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속담, 오래된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 등은 문화와 역사의 결정체라 할 수 있지요. 짧은 한마디로도 견문과 상식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낯선 언어와 새로운 지식은 꾸준함과 시간의 힘을 빌려 뭉근하게 쌓아올릴 때 더 견고해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껴 보길 권합니다.
말은 생각에서 태어난다
독특한 단어의 탄생 배경으로 이해하는 낯선 문화권의 사고방식
이 책에는 겉과 속이 다른 말, 즉 관용구를 이루는 각 단어의 뜻을 알아도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옵니다. ‘black sheep’(검은 양), ‘show a leg’(다리를 보여 줘), ‘butter someone up’(누군가에게 버터칠을 하다) 같은 말들이지요. ‘black sheep’에는 로마 시대 장례 문화에서 시작된 검은색에 대한 편견이 숨어 있습니다. ‘show a leg’가 왜 ‘서두르다’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는지 살피다 보면 19세기 영국 해군의 문화와 맞닥뜨리게 되지요. ‘butter someone up’이라는 단어를 들여다보면 귀한 정제 버터를 들고 신상 앞에 나가 복을 구하던 고대 인도의 기복 문화가 엿보입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영어와 서양 문화를 다루지만 국내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익힌 국내 저자가 썼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렇게 쌓은 어학 지식을 십분 활용해 번역가로 일하는 저자는 해외의 어떤 저자보다 우리 독자들의 사고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있지요. 영어 문화권에서는 자연스럽지만 국내에서는 어색한 표현, 그에 얽힌 더 독특한 배경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가려 뽑아 이 책을 엮었습니다. 고전 전문 번역가로 일할 만큼 영어의 달인이 되었지만 저자 역시도 이 책을 쓰며 영어를 이렇게 배웠더라면 좀 더 재미있게 공부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낯선 문화가 생소해 좀처럼 영어가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분들, 영어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단어와 숙어를 외우기부터 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무언가 알게 되면 관심이 가고 거기서부터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열망이 생기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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