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간 가치의 변화 속, 시의 미래를 바라보다
포스트휴먼의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 시의 가치를 되묻고 성찰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한 책이 출간되었다. 중앙대학교에서 함께 시를 읽고 연구해 온 여섯 명의 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출간한 ????아직 오지 않은 시-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미래????는 지금의 현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빠른 속도로 변화해가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시 담론 연구서가 발간된 것이다.
전통적인 인문학에서는 인간과 인간다움, 휴머니즘의 가치를 중시해 왔지만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포스트휴먼 시대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오랫동안 인간, 인간성이라고 여겨왔던 가치들을 의심하고 되묻게 되었다. ‘포스트휴먼’이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게 되었지만 시 담론과 시 교육 담론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담아낸 책이 거의 없었다. 시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논의하고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 말하는 책이 현 시점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저자들은 합의하며 지금의 시대에 짚어야만 하는 시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인지를 탐구하며 모색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이 책을 통해 인간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가 의심받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시를 왜 읽어야 하며, 어떤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졌다. 총론에 해당하는 제1부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그리고 시’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비관주의와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넘어서, 다가올 포스트휴먼 시대에 시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논의하였다. 타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공감의 원리로서 시 교육의 필요성과 그 구체적인 역할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포스트휴먼 시대에 대비한 인문학으로서의 역할을 시 교육이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함을 제안했다. 「인공지능 시대 시의 윤리와 시적 정의-인공지능인문학을 위한 제언」에서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한 축을 이루는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적 쟁점을 시의 역할과 관련해 점검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윤리를 사유한다. 「포스트휴먼 시대 시 교육의 역할과 방향-새로운 시대의 윤리를 표방하는 시 교육 내용에 대한 시론」에서는 포스트휴먼 시대 시 교육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시 교육의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 고민하였다.
제2부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변화’에서는 전통적 시론의 개념적 틀을 벗어나 변화하는 시를 다각도로 살펴보며 포스트휴먼 시대에 읽고 가르쳐야 하는 시의 내용과 형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2부에 실은 다섯 편의 글은 각각 비주체, 젠더, 감정, 언어, 이미지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의 시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포스트휴먼 시대 시에 요구되는 가치와 지향을 전망한 글이다. 「세숫비누 일곱 개의 인간」은 시의 주체가 아니라 ‘비주체’가 힘을 갖는 방식에 주목하며 시의 비주체에 권력을 부여하려 시도한 글이다. 인간과 물질의 수직적 구분을 거부하는 최근의 시에 주목하며 인간이란 범주 안에서 주체로 당연시되어왔던 것들에 대해 성찰하였다. 「죄성(罪性)을 극복하는 비인간의 ‘나’들」은 ‘젠더’ 문제에 천착하여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 퀴어와 같은 소수자들이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부여받은 죄성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최근의 시적 경향을 살핀 글이다. 「상실을 다루고, 나누고, 간직한 채 넘어서(지 않)기」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흔들리고 넘어지는 나약한 인간 존재에 주목하며, 상실과 그로부터 파생된 일련의 ‘감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본 글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의 우리 시가 시대의 격변이라는 곤혹 속에서도 어떤 자리를 지키며 연대의 방식을 모색해 왔는지 밝히고 있다. 「관계성을 고민하는 생성의 언어」는 시라는 장르에 기대어온 윤리성이 시적 ‘언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인간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이해하고자 한 글이다. 시가 타자와의 관계적 고민을 통해 생성적인 시의 전개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불순한 혼종들을 위한 잡상(雜想/象)」은 포스트휴먼 시대 시 ‘이미지’의 변화에 대해 분석한 글이다. 인간 아닌 존재의 고유한 생기를 그려내는 시를 통해 포스트휴먼 시대의 시가 인간 중심적 재현을 벗어나 새로운 이미지와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3부 ‘플랫폼의 변화와 미래의 독자’에서는 최근 문학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포스트휴먼 시대와 관련지어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였다. 3부에 실린 두 편의 글 「플랫폼의 변화와 시의 미래」, 「당신은 어떤 독자입니까?」는 문학장의 변화의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플랫폼의 변화와 독자의 변화가 추동하는 시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작가 소개
공현진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강사.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전 연구보조원. 주요 저서 『다시 읽는 백석 시』.
목 차
책머리에
제1부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그리고 시
인공지능 시대 시의 윤리와 시적 정의-인공지능 인문학을 위한 제언 | 이경수
1. 인공지능과 시
2. ‘알파고’ 이후의 시에 대한 담론
3. 인공지능 시대에 예견되는 시의 윤리
4. 인공지능 인문학으로서의 시적 정의
5. 인공지능 인문학을 위한 제언
포스트휴먼 시대 시 교육의 역할과 방향-새로운 시대의 윤리를 표방하는 시 교육 내용에 대한 시론試論 | 이경수
1. 포스트휴먼 시대와 시
2. 인간/비인간에 대한 새로운 질문
3. 새로운 시대의 윤리를 드러내는 퀴어와 페미니즘 시
4. 자기 안의 결핍과 마주하는 공감의 윤리로서의 시 교육의 가능성
5. 포스트휴먼 시대 시 교육의 가능성
제2부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변화
[비주체] 세숫비누 일곱 개의 인간 | 공현진
1. 필수 미네랄로서의 인간
2. 사물들의 힘-물질도 인간일까?
3. 사물들의 배치-같은 위치에서
4. 겹쳐지는 물질과 인간-되어가는 인간
5. 인간이 아닌 자가 ‘있다’
[젠더] 죄성罪性을 극복하는 비인간의 ‘나’들-포스트휴먼 시대 시와 젠더 | 성현아
1. 인간을 배제하여 완성한 인간다움
2. 비인간-죄성罪性의 존재들
3. 커버링covering 거부하기-괜찮지 않은 것이 괜찮지 않습니다
4. 詩人인 시, 시인 in 시-‘실존하는 청자’로 당한 모욕을 증언하기
5. 서로의 고통을 보증해 주는 공동의 ‘나’들
[감정] 상실을 다루고, 나누고, 간직한 채 넘어서(지 않)기-포스트휴먼-팬데믹 시대 시와 감정 | 황선희
1. 겹겹의 곤혹
2. 어떤 목소리가 있다-상한 마음을 다루고 옆을 발견하기
3. 경험의 간극을 메우는 연민의 상상력과 세월SEWOL의 서정
4. ‘우리’의 확장과 ‘느슨한 연대’의 윤리
5. 결핍을 끌어안는 감정 공동체의 가능성과 의미
[언어] 관계성을 고민하는 생성의 언어-포스트휴먼 시대와 시의 언어 | 윤은성
1. 낯설게하기와 시어의 확장
2. 은폐된 폭력으로서의 아이러니
3. 부당함을 폭로하는 약자의 윤리
4. 타자를 향해 열려 있는 시어로서의 일상어
5. 관계성을 확장하는 ‘듣기’의 시
[이미지] 불순한 혼종들을 위한 잡상雜想/象-포스트휴먼 시대 시와 이미지 | 백선율
1. 포스트휴먼을 위한 새로운 그림
2. 은유될 수 없는 혼종과의 공존
3. 체험하지 않을(못할) 고유한 생기
4. 인간을 배반하는 불순한 상상
제3부 플랫폼의 변화와 미래의 독자
플랫폼의 변화와 시의 미래 | 이경수
1. 창작 주체의 각성과 세계의 붕괴
2.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3. 우리가 읽을 시는 우리 손으로
4. 무엇을 읽고 쓸 것인가
당신은 어떤 독자입니까?-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독자에 대한 단상 | 이경수
1. 독자들의 반란
2. 시의 독자라는 독특한 자리
3. 독자의 위상 변화
4.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변화와 독자의 요청
부록
참고문헌
수록 글 발표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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