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스킬’이 아니라, 태도와 자질에 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예일대출판사에서 출간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교사를 위한 교육서 『훌륭한 교사는 이렇게 가르친다』 개정판. 이 책의 저자들은 남동부 빈민가 초등학교 교실에서부터 아이비리그의 대학원 세미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학생을 가르친 경험을 기반으로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 열 가지를 제시한다.
가르침의 주체인 교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책은 가르치는 행위를 예술과도 같은 창조적 활동으로 바라보며, 교사의 태생적인 자질과 후천적으로 개발한 능력에 무게를 둔다. 교사의 인간적인 면모가 가르치는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법에 관한 정보와 관심에 비해 빈약하다는 현실이 집필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교사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배움, 권위, 윤리, 질서, 상상력, 연민, 인내, 끈기, 인격, 즐거움과 같은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작 하나하나를 가만히 뜯어보고, 어떻게 실천하고 드러낼 것인지 곰곰 생각해보면 난해한 개념이 되기 쉽다. 이러한 한계를 알고 있기에 저자들은 각 요소를 사회과학적 이론이나 체계적인 구조로 설명하지 않고, 각각의 요소가 가르치는 사람의 인격적 속성에 자리 잡으면 어떻게 될지 조용히 풀어낸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사람은 없다고 다독이며 가르치는 일을 동경하고 좀 더 잘 가르치고 싶어하는 이들을 응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 가르침이라는 너른 마당에서 약동하는 열 가지 요소
이 책은 가르침의 요소를 배움, 권위, 윤리, 질서, 상상력, 연민, 인내, 끈기, 인격, 즐거움 총 열 가지로 나누어 한 가지씩 차례차례 짚어간다. 각 요소의 기본적이고 개괄적인 설명을 먼저 제시한 다음, 특징을 몇 가지로 추린 요약 정리와 함께 핵심이 되는 문장을 강조함으로써 한눈에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열 가지 요소 가운데에는 서로 비슷해 보이는 용어도, 교육 분야에서 듣기에는 다소 구시대적으로 여겨지거나 생소한 용어도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먼저 바람직한 정의를 내려 보편적인 오해를 바로잡고, 그다음에 이 요소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예를 들어 ‘권위’는 오늘날에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서 ‘권위적인 교사’라는 표현을 들으면 대개 경직되고 무서운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권위는 교사의 지식과 경험에 기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므로, 강압적으로 행사되는 힘과는 전혀 다른 특질이라고 구분한다. 이와 비슷하게 질서를 다룬 장에서 훈육의 필요성을 역설할 때, 저자는 훈육과 체벌을 엄격히 분리해 설명하며 체벌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 시대와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르침의 본질
이 책은 가르침의 요소를 둘러싸고 다양한 변용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일러준다. 때로는 교사가 자기의 무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교사의 권위를 확립하는 데 보탬이 되는 등, 책을 읽다 보면 반드시 ‘직진’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용어의 의미를 확장하거나 재정립하기도 한다. ‘윤리’와 ‘인격’의 경우, 학생에게 이루어지는 윤리와 인격 교육뿐 아니라 학생의 발전과 목표 달성을 장려하는 태도까지 윤리적 가르침이라 일컫는다는 점에서 교사의 직업윤리를 포괄하고 있다. 또한 연민은 학생에게 무조건 온정을 베풀어 목표를 낮게 잡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학생이 높은 기준의 과제를 수행하며 새로운 배움에서 겪는 수고를 이해하자는 의미로 쓰인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가르침의 요소를 지키면서도 여러 갈래로 변화하고 대응해나가는 가르침의 역동성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정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오랜 세월에 걸쳐 두루 읽힐 만한 가치를 지닌다.
■ 훌륭한 교사나 완벽한 가르침의 유형은 유일할 수 없다
각 장 마지막에 배치한 여러 교육자의 사례는 현실에서의 난관을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된다. 학생이 교사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관해 질문을 던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여 수업을 발전시킬 기회로 삼는지, 창의적인 교수법과 가르침을 향한 열의가 접목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구체적인 실천 요령과 함께 담아냄으로써 훌륭한 가르침에 이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교직에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교육자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이의 이야기는 가르침에 관한 시야를 넓혀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논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부족한 교육자라도, 다른 가르침의 요소는 성공적으로 실천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쉬운 강의를 추구하던 교수는 학생에게 호감을 얻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잘 알았으며, 엄숙주의를 고수한 교수는 스스로도 꾸준히 연구에 몰두한 덕에 훗날 관련 분야에서 활약하는 학생을 여럿 배출했다.
결국 이 책은 완벽한 가르침이나 완벽한 교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한 방향과 가르침의 과정에서 스스로 개발해야 할 인격적인 요소는 삶의 지혜처럼 전달될 뿐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본문 도입부에서 가르침을 예술이라고 지칭한 것과 맞닿아 있다. 가르침은 자기 외부에서 만들어진 무엇을 습득하기보다는 내면에서 갈고닦은 것을 밖으로 내보이는 과정에 가까우며, 따라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보다 교사 개개인의 자기표현이 중요하기에 예술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교사나 완벽한 가르침의 유형은 저마다의 인격적 특성과 잠재력만큼이나 무한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제임스 M. 배너 주니어
미국의 역사학자이다.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6년부터 1980년까지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가르쳤으며, 미국문명프로그램과 지속교육프로그램의 의장을 맡았다. 1980년에 교수직을 사임한 뒤 미국 인문학진흥협회를 설립해 회장을 맡고 출판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지은이 : 해럴드 C. 캐넌
미국 맨해튼빌대학에서 고전학 교수와 학장을 지내다가 은퇴했으며, 연방인문학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국장을 역임했다.
옮긴이 : 유성상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대학 입학 이래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의미와 실천에 매달려 살고 있다.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아도, 이 일이 인간의 가장 중요한 모습임을 새삼 깨닫고 있다. 교육 실천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나가는지, 한국의 교육이 지금과 같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좀 더 행복한 배움을 위해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등을 애써 찾고 있다. 저서로 『배움의 조건』 『인권과 학교교육』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교사가 되려 합니다』 『한국교육은 왜 바뀌지 않는가?』 『스쿨: 미국 공교육의 역사 1770~2000』 『PRIZE : 교육이 미래라고 믿는 당신에게』 등이 있다.
목 차
추천사 | 개정판 서문 | 초판 서문
시작하며
배움
권위
윤리
질서
상상력
연민
인내
끈기 인격
즐거움
마치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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