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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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신민주, 노서영, 로라
출판사항한겨레출판, 발행일:2022/02/25
형태사항p.223 46판:20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040772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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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최악과 차악만을 던져주는 사회에서 ‘이대녀’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세상이 부여한 이름 따위 거부하는
20대 여자들의 정치적 말하기

정치의 영역에서 이름만 남아버린 ‘이대녀(20대 여자)’는 정치를, 사회를, 그리고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할까? 이대녀는 ‘이대남(20대 남자)’과 함께 2021년 4월에 실시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탄생했다. 이대남의 정치적 요구에 정치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던 것과 반대로, 이대녀의 표심은 분석의 대상으로도 여겨지지 못했다. 물론 정치의 영역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주목받지 못한 것은 비단 2021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이대녀는 중년 남성 중심의 정치판에서도, 청년 담론에서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여성의 문제를 축소하고 파편화하는 페미니즘 백래시는 이대녀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주변부로 밀어냈다. 그러나 젊은 여성은 정말 정치에 무감하고 무능한가?
《판을 까는 여자들》은 90년대생 이대녀인 신민주, 노서영, 로라가 껍데기만 남아버린 이대녀에게 스스로 ‘이름 너머의 입체성’을 불어넣는 책이다. 급증하는 20대 여성의 우울·자살, 20대 여성이 가장 안전하게 느끼는 정치적 공론장으로서의 트위터, 탈코르셋과 같은 생활 밀착형 정치부터 알페스 금지법, 군대 내 폭력, N번방 사건 등의 사회 이슈 그리고 제20대 대선까지. 세 명의 이대녀들은 다양한 사회 현안을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대녀가 차별과 혐오에 맞서 많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정치적 주체임을 선언한다.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소외됐던 젊은 여성들의 정치적 요구와 목소리를 한데 모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청년 여성이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전체 이대녀를 분석하고 도식화하여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리기보다 다양한 이대녀들이 스스로 나서서 말할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을 요구하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이대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인의 탄생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 자신을 대변하기 위해 판을 까는 것이 더 쉬웠기 때문이다.”_8~9쪽

“그러나 우리는 계속 우리의 정치를“
외로워도 슬퍼도 나아가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대녀들

“우리는 슬픔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몫과 말들을 찾았다.”(p.101) 정치인들이 남초 사이트에서 이대남의 입장을 대변할 때도, 국회가 혐오의 목소리에 응답할 때도, 이대녀의 표심이 ‘사표’ 이상으로 해석되지 못했을 때도 젊은 여자들은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외로워도 슬퍼도 기꺼이 변화를 만들고 자신을 대변하는 정치를 실현했다. 이 책은 낡아빠진 판은 걷어차고 새로운 판을 깔고자 하는 “오만하고 건방지고 되바라진” 이대녀들이 스스로 엮어낸 투쟁사(史)다. 청년 이슈는 기성세대에 의해 분석되어 왔다는 점, 여성의 목소리는 흩어져왔다는 점에서 ‘이대녀의, 이대녀에 의한 책’은 소중하다.
현재 기본소득당에서 피디로, 여성주의 의제기구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노서영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여진 대학가 총여학생회 폐지의 흐름 속에서 총여학생회 재건을 위해 학내 투쟁을 했다. ‘삼대녀’를 코앞에 둔 우울증 환자이자 정치 덕후 트위터리안인 신민주는 과거 의원실 보좌직원으로 일하며 충격적일 만큼 여성 비율이 낮은 국회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정책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직장인 대열에 합류했으나 이내 “모두가 그렇게 버텨내야만 유지되는 세계”(p.78)를 떠나버린 로라는 365일 온갖 분야의 ‘덕질’을 수행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성폭력과 성차별, 열악한 노동 환경의 문제를 짚어내며 “일하면서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 세계”(p.78)가 도래하기를 희망한다.
이뿐만 아니라, SNS 해시태그 운동, N번방 강력처벌 촉구 시위 등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이대녀들이 분투한 흔적을 엮어내고 해석한다. 뿌리 깊은 여성혐오의 시선들을 꼬집고 대학·국회·일터·언론·군대에 만연한 소수자 배제의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마침내 “페미니스트들이 섬처럼 서서 여성혐오와 성차별의 파도를 마주하고 있는”(p.23) 사회 너머로 뻗어나가는 목소리를 기록한다.

“그러나 죽음의 목격자들은 디지털 성폭력(그리고 성폭력)에 대한 다양한 언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됐던 말들이 터져 나오며 더 많은 것들을 지적한다. 2016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 시위에서 나왔던 “나는 운 좋게 살아남았다”라는 말은, 2018년 혜화역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서 “단 한 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라는 말로 변모했다. 그리고 2019년과 2020년 N번방 사건을 경유하며 “그 방에 입장한 너흰 모두 살인자다”라는 말로 변화했다. 이 말들이 겨냥하는 뜻은 모두 동일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는 구호에서 ‘아무도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_101쪽

“그것은 어리석은 몇 명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흐르는 감성이었다“
여성을 동료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치권에 바치는 통렬한 사회 비판서

제20대 대선을 앞둔 거대 양당 정치인들의 언사 속에서 이대녀는, ‘청년의 경쟁 상대’로 언급되거나 ‘민지’라는 이름으로 정치인들이 MZ세대를 호명할 때만 가끔 등장하는 존재가 되었다. 국회를 포함한 사회 곳곳의 남성 중심 카르텔은 차별과 혐오의 논리로 견고하게 유지되어왔다. 국회에서 여성은 치마를 입어도 바지를 입어도 ‘논란’이 되었고, 여성의 문제가 주목받고 입법화되는 일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러는 동안,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더욱 거세진 백래시의 물결 속에서 정치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는커녕, 남초 커뮤니티의 말들을 무분별하게 공론장으로 끌고 오기를 선택했다. 이는 “동시에 그 반대편에 있는 존재들, 이대녀의 여론을 무시하기로 선택하기도 한 것이다.”(p.59)
이대녀는 기성 정치인들 “머릿속의 표 계산에서 ‘1’로 표기되기 위해”(p.8) 존재하는 것만 같다. 여성을 없는 존재처럼 무시하거나 여성은 유난하다고 부풀려 트집 잡기. 둘 중 무엇이든, 더 쉬운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기를 택한 남성 정치인들의 게으른 전략을 이대녀들은 기민하게 알아차린다. “유권자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주더라도 유권자를 유권자의 위치에만 묶어두려 한다면 좋은 정치라고 할 수 없다”(p.68)는 것을 이대녀들은 알고 있다. 이 책은 여성을 동료 정치인으로 신뢰하거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정치권에 바치는 통쾌한 비판서로, 군 내 성폭력 문제, 다양한 가족의 법제화 문제와 같은 풍부한 사례를 들어 고루한 정치판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을 요구한다.

“누군가 지금 나에게 정치가 뭐냐고 다시 묻는다면, 나는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애쓰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우리의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심문받아야 하는 정치는 성폭력 가해자의 죽음을 추모한 사람들의 것이다. 자신이 했던 정치가 무엇인지 직시해야 하는 건 그들이다. 거기에 성차별이 있고, 안티페미니즘이 있고, 형편없는 성인지 감수성이 있고, 정치가 무엇이냐에 대한 비루한 상상력이 있다.”_202쪽

“우리가 이 시기에만 쓸 수 있는 책”
물론 또 악플이 달리겠지만

《판을 까는 여자들》의 저자들이 앞으로의 이대녀를 위해 새로운 판을 까는 역할을 자처했듯, 이 책 역시 이대녀의 모든 것을 담으려 하기보다 이대녀들이 얼마나 다양한 정치적 욕망을 품고 있는지 드러내는 책이다. 균질한 집단으로 말하기에는 그 욕망들이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저자들은 자신이 “모든 이대녀를 대변할 수 있다는 거짓말”(p.6)은 하지 않는다. 그토록 단일하지 않은 목소리들을 하나의 궤도로 이어 올리는 작업은 쉽지 않다. 세 저자들의 솔직한 고민은 이 책의 마지막 구성인 ‘에필로그 인터뷰’에 녹아 있다. “이대녀들이 지금과 완전히 다른 것을 원하고 있”(p.211)다는 공통적인 감각에 기대어,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누가 알아줬으면”(p.222) 좋을 것 같아서 책을 쓰기 시작한 세 이대녀들은 또 악플이 달리겠지만 고민의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각자의 서투른 경험들도, 괴로웠던 이야기도 모두 담긴 이 책은 이 시기에만 쓸 수 있는 책이므로. 이 책을 통해 정치하는 이대녀들이 더 많은 동료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 소개

신민주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무런 조건 없이 월 30만 원씩 꼬박꼬박 받는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 것 같나요?” 운명 같은 질문을 만난 후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기만의 방’에 살고 싶은 평범한 20대로 살다가 2020년, 마침내 은평에 있는 작은 원룸에서 독립의 첫발을 내딛었다. 페미니즘과 기본소득이 자연스러운 세상을 꿈꾸며 기본소득당 창당에 참여했다. 서울시 기본소득당 상임위원장을 거쳐 지금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신의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이라는 슬로건으로 은평(을) 지역구에 출마했다. 《오마이뉴스》, 《여성신문》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썼고, 일상과 정치 이야기를 담은 ‘주간 신민주’를 구독자들에게 메일로 발송 중이다. 《당 만드는 여자들》을 함께 썼다. 장래 희망은 기본소득으로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시며 소설을 쓰는 멋진 비혼 할머니다. 


노서영

신생정당인 기본소득당에서 피디로, 여성주의 의제기구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이대녀. 이전에는 대학 페미니스트 단체에서 상근했다. 다니던 대학에서 총여학생회 재건 활동을 하면서 페미니즘 정치와 좋은 정치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뭐든 만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 책까지 쓰게 된 것 같다. 더 많은 페미니스트 동료들을 만나고 싶다.


로라

취준생 신세의 이대녀. 대학 다닐 때 페미니즘 활동을 하다가 졸업하고는 직장인 대열에 합류했지만, 그만두고 지금은 다른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1년 365일 온갖 분야의 ‘덕질’을 수행하고 있는 자타공인의 ‘오타구’다. 이대녀, 페미니스트, 오타쿠로서 감히 정치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목 차

프롤로그: 구절판을 걷어찰 때 이야기는 시작된다


1부 – 이대녀로 산다는 것

국회 보좌관은 왜 다 중년 남성일까 _신민주

이대녀는 정말 정치에 관심 없을까 _노서영

이대녀가 트위터로 향한 이유 _로라

내 이름은 민지가 아닌데 _신민주

남초 사이트에서 ‘공정한 여론’ 찾기 _로라

여성혐오로 빚은 ‘신남성’들의 정치 _노서영

코로나 시대의 자발적 실업자 _로라


2부 – 백래시에 맞서다

유세차를 탈 수 없다면 트럭을! _신민주

N번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_신민주

누구를 위한 알페스 처벌법인가 _로라

총여학생회를 폐지시킨 권력 _노서영

국가가 차별을 차별이라 말할 때 _노서영

이대녀를 위한 언론은 없다 _로라

‘감히 여자가’ 군대에 대해 말한다면 _노서영

에미야, 국이 짜다 _신민주


3부 – 우리가 가진 이름으로

가족 바깥에 가족을 짓자 _노서영

원피스와 탈코르셋 _신민주

가난한 사람들의 밸런스 게임 _로라

우리 자연사하자 _신민주

가해자의 죽음을 추모한 사람들 _로라

정치판에도 송은이가 필요하다 _신민주


에필로그 인터뷰: 또 악플이 달리겠지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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