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신앙과 현실』 (Glaube und Wirklichkeit)
- 그리스도교적 사유를 위한 작은 기여 -
- 판넨베르크 재단과 종문화사 전 도서 출판 계약 -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Wolfhard Pannenberg, 1928-2014)는 바르트와 불트만, 본회퍼와 틸리히의 뒤를 잇는 세계적인 신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부모님은 교회와 다소 거리를 두고 계셨고, 따라서 그는 어린 시절 교회 교육과는 무관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스스로 신학의 길을 걸어 간 특이한 이력을 소유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는 베를린, 괴팅엔, 바젤, 하이델베르크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폰 라 트의 구약신학에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바젤에서는 바르트에게서 배우기도 했다. 1953년에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중세 신학자 둔스 스코투스의 예정론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1954년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1955년에 유비와 계시의 관계를 교수자격논문으로 작성하여 제출한다. 교수자격논문은 수정 보완하여 2007년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1958년에서 1961년까지 부퍼탈신학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하여, 1961년에서 1967년 마인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1967년에서 1994년 은퇴할 때까지 뮌헨대학교 개신교 학부에서 교수로 봉직했다. 또한 시카고대학(1963)과 하버드대학(1966), 클레어몬트신학대학(1967)에서 방문교수를 지냈다.
판넨베르크는 1961년에 동료들과 함께 『역사로서의 계시』(Offenbarung als Geschichte)을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신학계에 뚜렷하게 각인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전 신학자들의 계시 이해를 한편에선 수용하면서도 계시 인식의 방법을 비판한다. 그에게 계시는 헤겔과 바르트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자기계 시(Selbstoffenbarung)로서 하나님 자신이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하나님은 계시의 주체이면서도 계시의 내용이다. 하지만 그에게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성서 증언에 따르면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이며 매개적으로 인식된다. 하나님은 역사를 매개로 해서 자신을 드러내며, 역사의 진행 과정 속에서 늘 새롭게 자신을 드 러낸다. 역사 속에서 인간은 하나님을 경험하고 표현한다. 판넨베르크는 기존의 계시 인식 방식을 주관주의적이고 영지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하나님이 현현하고 인간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객관적 지평으로서 역사 전체를 주목한다. 따라서 인류사는 하나님 현현의 역사로서 계시사이고 하나님 경험의 역사로서 종교사이 다. 하지만 이러한 하나님 현현이나 하나님 경험 자체가 아직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아니다.
판넨베르크는 일찍이 현대과학과의 대화도 시도한다. 하나님은 인류의 주님일 뿐 아니라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시라면, 우주와 자연, 세계의 이해에 있어서 이를 다루는 자연과학과의 대화가 그리스도교 신학에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조직 신학』에서 태초의 창조(creatio originalis)에서부터 창조의 완성(creatio nova)에 이르는 거대한 창조와 구원의 역사를 삼위일체론적 창조론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자신의 신학체계 속에서 그는 자연과학과의 대화를 시도하는데, 이 또한 70년에 출간한 『자연의 신학에 대한 숙고』(Erwägung zu einer Theologie der Natur)에 실린 논문 「우연성과 자연법칙」에서 줄곧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였다.
이처럼 판넨베르크는 이미 60-70년대에 중요한 신학적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착상과틀, 내용적 깊이를 갖추고 있었고, 이후에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작업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크다고 하겠다. 이후 출간된 그의 방대한 저서들에 비하면 작은 책자에 불과하지만, 신학자 판넨베르크가 일생동안 붙잡고 지냈던 중요한 신학적 사유의 단초들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신론, 계시론, 성령론, 인간론을 비롯하여 자연과학과의 대화, 현실이해, 민족주의의 문제, 당시 독일 정치의 현안과 윤리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꽤 광범위한 영역의 주제들이 나열되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볼프하르트 판넬베르크
1928년 10월 2일 독일 슈테틴(현재 폴란드의 슈테친)에서 세무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루터교에서 유아세례를 받았지만, 유년기에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부모로 인해 신앙생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18세 무렵 강한 종교적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후에 그는 이 체험을 “빛 체험”이라 불렀다. 그는 이런 체험을 학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철학자들과 종교 사상가들의 다양한 책을 읽었다. 고등학교 때에는 문학 교사의 권유로 기독교를 깊이 탐구하여 “지성적 회심”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기독교가 최선의 종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어린 시절 클래식 음악에 심취하여 피아니스트나 혹은 카라얀(Herbert von Karajan)과 같은 지휘자가 되고 싶었다. 그는 15세 때 도서관에서 니체의 『음악의 정신으로부터 비극의 탄생』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을 경험하였을 뿐만 아니라 군인으로 전쟁의 끝에 가담하게 되면서 결국 전쟁포로로 1945년 여름을 맞았다. 포로 생활 이후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 1946년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이후 1947년 베를린대학교에 입학하여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베를린대학교에서 3학년을 마치고 1950년 여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계속 공부하였다. 그는 교의학과 관련된 많은 신학서적들을 읽었으며, 성서 해석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철학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다. 그는 1953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둔스 스코투스의 예정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1958년 부퍼탈대학교 조직신학 교수(1958~1961)로 3년 뒤에는 마인츠대학교(1961~1968)로 옮겨 교의학을 강의했다. 1963년 시카고대학에 초빙되어 교환교수로만 한 학기를 머물렀다. 그리고 1968년 뮌헨대학교 교수(1968-1994)로 초빙되어 은퇴할 때까지 강의했다.
판넨베르크의 계시 사상은 K. 바르트와 역사를 정신과 자유가 계시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헤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는 역사가 하나님의 자기계시라는 헤겔의 역사관을 그대로 수용하는 한편,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기적(proleptic) 사건이며 역사는 그 예기적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견해는 강한 바르트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은 물론 불트만을 지지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로부터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헤겔좌파, 마르크스와 에른스트 블로흐에게 철학적 뿌리를 가지는 몰트만도 은연중에 판텐베르크를 비판했다.
옮긴이 : 박영식
Konvivenz der Relgionen(Frankfurt 2006), 『고난과 하나님의 전능』(동연출판사, 2012/2019), 『그날, 하나님은 어디 계셨는가』(새물결플러스, 2015)를 저술했고, 공저로는 『기독교의 이해』(서울신학대학교, 2011), 『교회에서 알려주지 않는 기독교 이야기』(자리, 2012),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동연출판사, 2016), 『소수자의 신학』(동연출판사, 2017)이 있으며, 『한스 큉의 유대교』(시와진실, 2015)와 『몰트만 자서전』(대한기독교서회, 2011)을 공역했다. 그 외 『신앙과 현실』(종문화사, 2022)을 번역했고 다수의 논문이 있다.
목 차
서문
1장 우리의 삶은 하나님 손에 있는가?
2장 성서의 현실이해
3장 생명의 영
4장 인간 - 하나님의 형상?
5장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계시되는가?
전제: 숨어계신 하나님
하나님의 현현들?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자기증거
하나님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계시된다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계시의 보편성
하나님 인식과 경험
계시와 신앙
6장 예수의 역사와 우리의 역사
신앙과 통찰
역사학적 연구
초역사?
역사의 통일성
서구의 역사의식
부활소망의 진리
7장 그는 우리의 하나님일 것이다
8장 하나님의 계시와 근대의 역사
계시와 역사 - 대립인가?
보편성과 잠정성
민족적 사유
서구의 교회분열
유럽 문화의 세속화
자본주의가 산업사회로 발전함
의회 민주주의
유럽과 그 외의 세계
9장 민족과 인류
10장 정치적 현안과 그리스도교 윤리
출처
역자 후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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