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자들-요괴에서 좀비, 영혼 체인지, 포스트휴먼까지 아시아 귀신담의 계보-(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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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최기숙
출판사항현실문화, 발행일:2022/04/04
형태사항p.407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564275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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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귀신은 질문한다

글로벌 시대 ‘귀신’의 새로운 이름, 계류자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귀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영화, 만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는 귀신, 빙의와 같은 사후적 존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귀신은 인간 세상의 부정의와 불완전함을 폭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恨)의 주인공이라는 전통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확장해 변혁과 창신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2010년 저서 『처녀귀신』(문학동네)을 통해 조선시대 문학에 재현된 여성 귀신이 환기하는 정서를 인문학적으로 고찰한 바 있는 저자 최기숙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교수는 이 책 『계류자들』에서 21세기 아시아의 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생령, 요괴, 강시, 좀비 등 여러 사후적·영적 존재들을 ‘계류자들’이라 명명하며 동시대 귀신 서사를 탐구한다. 이 책은 웹툰 〈조명가게〉, 만화 『백귀야행』, 소설 『눈에 보이는 귀신』,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드라마 〈킹덤〉을 비롯해 사후적·영적 존재를 다루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의 콘텐츠를 두루 아우르며 귀신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문화적 상상력을 이해해보려 한다.


이 책은 오늘날 귀신이 국적, 인종, 종교, 지역, 성별 등 경계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과학기술 시대의 귀신이 인간 이후, 즉 포스트휴먼적 상상력을 통해 인간됨의 의미를 되묻는다는 점에서 귀신 콘텐츠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면, 그저 돌아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우리 일상에 스며 있는, 보이지 않는 이웃을 찾아서

귀신은 현실의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고, 인간과 교섭하며 삶을 바꿔낸다. 서구에서 과학기술 기반의 SF 콘텐츠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디자인하는 동안, 아시아에서는 전통 기반의 귀신과 유사 귀신들이 현생의 가치와 방향을 되묻는 성찰적 역할을 지속했다. 귀신은 장르와 매체를 달리해 리메이크될 뿐 아니라, 현대의 새로운 이슈를 품고 새롭게 거듭난다. 소복을 입고 붉은 피를 흘리던 처녀귀신은 전문성과 개성을 갖춘 능력자가 되어 독자 혹은 시청자와 동시대의 갈등을 공유한다. 생사의 경계를 뚫고 잠깐 나타나는 일시적 존재가 아니라, 림보와 같은 임계지를 만들거나 일상 속 경계 지대에 정주하며 지속적으로 현실에 관여하는 계류자의 모습으로 귀환한다.


저자는 21세기 귀신의 특징으로 “임계지(臨界地)라는 상상 공간에 일정 기간 거주한다”(161쪽)는 점을 꼽는다. 예컨대 웹툰 〈조명가게〉에서 조명 가게는 가사 상태의 환자나 죽은 이가 드나드는 일종의 임계지다. 이 웹툰은 그곳에 온 이들의 선택과 염원, 의지를 통해 인간과 삶의 형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 〈원더풀 라이프〉 역시 망자들이 거쳐 가는 림보 같은 곳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하며, 〈싱글라이더〉의 망자들은 호주에서 짧은 순간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기숙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교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전문학과 한국학, 젠더와 감성 연구를 한다. 영역을 횡단하며 글을 쓰는 창의활동가를 지향한다. 저서로 『처녀귀신』(2011), Classic Korean Tales with Commentaries (2018)가 있고, 『제국신문과 근대』(2014), Bonjour Pansori! (2017), 『集體情感的譜系』(2018), 『韓國, 朝鮮の美を讀む』(2021), Impagination (2021) 등의 공저를 서울, 파리, 타이페이, 도쿄, 베를린에서 출간했다. 「조선시대(17세기-20세기 초) 壽序의 문예적 전통과 壽宴 문화」(2012), 「신자유주의와 마음의 고고학」(2014), 「여종과 유모」(2017), 「말한다는 것, 이른바 ‘왈(曰)’을 둘러싼 한글 소설 향유층의 의사소통 이해와 실천」(2021) 외 다수의 논문을 썼다.

목 차

프롤로그: 귀신은 무엇으로 사는가


1장 왜 다시 귀신인가

21세기 아시아 귀신이란?

귀신의 신체, 형상과 재현

감각체로서의 귀신과 젠더

사유체로서의 귀신과 포스트휴먼

아시아 귀신의 행동 미학


2장 관리되는 귀신, 퇴치되는 공포

사망배달부, 저승사자, 호스피스: 〈아파트〉

귀신과 인간의 공조 진화: 〈바리공주〉

신출귀몰 천문의 해석가: 『음양사』

인·귀·요괴의 공존과 경계 분리: 『백귀야행』

글로벌 악령: 〈검은 사제들〉


3장 귀신과 교섭하기, 로맨스와 공생

귀신과 로맨스: 〈주군의 태양〉, 〈오 나의 귀신님〉

귀신과의 공생·동거: 요시모토 바나나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4장 생동하는 귀신, 회생하는 전통

금지된 전통, 살아 있는 영과 귀: 가오싱젠의 소설과 희곡

여자 귀신의 자기계발과 역사 쓰기: 『눈에 보이는 귀신』


5장 중간자 귀신과 생사의 임계지

생사 경계와 중간계: 〈조명가게〉

완전한 죽음의 조건: 〈원더풀 라이프〉와 『우세모노 여관』

귀신, ‘인간-되기’의 통과의례: 〈싱글라이더〉

천년 귀신의 한과 사연들: 〈호텔 델루나〉

현생의 빅데이터 업경: 〈신과 함께: 죄와벌〉


6장 아시아 전통의 귀신

한국 고전의 신선과 귀신: 『어우야담』

중국 고전의 원혼과 귀신: 『원혼지』, 『요재지이』

일본 근대의 귀신담과 그로테스크: 『야창귀담』, 「벚꽃 만발한 벚나무 숲 아래」


7장 귀신의 증식과 포스트휴먼

강시, 부식된 죽음의 유희 은유로서의 좀비: 〈부산행〉, 〈창궐〉, 〈킹덤〉

뱀파이어, 안티-비체와의 조우: 『렛미인』

AI와 안드로이드의 딜레마: 〈그녀〉, 필립 K. 딕의 소설들

귀신의 기시감과 시간여행: 〈말할 수 없는 비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에필로그: 아시아 귀신의 미학과 문화 동력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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