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구텐베르크 이후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한 출판산업
디지털 혁명은 출판계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 책은 혁명적인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출판산업의 변화를 다룬다. 500년 넘게 이어온 출판산업은 그동안 출판사가 원고를 선별하고, 채택된 콘텐츠를 종이에 인쇄한 후, 책이 나오면 서점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산업 전반이 디지털로 전환함에 따라 그동안의 관행을 더 이상 고수할 수 없게 되었다. 작가들은 출판사라는 문턱 높은 문지기를 통과하는 대신 온라인상에서 예비 독자들과 먼저 교류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고, 종이 인쇄책은 전자책, 오디오북 등 다양한 매체로 진화했으며, 책을 유통하는 도서소매업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온라인서점으로 극적으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은 기존 출판사들과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강력한 기술 대기업 사이에 일어난 격렬한 갈등이다. 그중에서도 아마존의 막강한 힘에 대해 집중 분석한다. 이 책은 출판산업이 붕괴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도서 공급망의 중개자가 강력한 기술 회사로 점점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에서는 콘텐츠 위주의 출판사들과 달리 고객의 기호와 구매 이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상품화함으로써 정보 자본으로 무장한 기술 회사에 주목하면서, 출판계와 기술 회사 사이의 적대관계에 깔려 있는 경제 논리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최근 20년간 출판계를 지배한 공포와 예상 밖의 전개 과정을 다각도로 추적
이 책은 출판산업의 다른 많은 변화에도 주목한다. 사실 디지털 혁명 초기만 하더라도 출판계에서 가장 우려한 것은 전자책의 등장이었다. 음악산업에서 디지털 다운로드가 CD를 대체한 것처럼, 영상산업에서 넷플릭스가 TV 프로그램을 잠식한 것처럼, 출판산업에서도 전자책이 인쇄책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자책은 그 자체로 대변혁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원인에 대해 전자책은 책의 ‘형태’를 바꾼 것이 아니라 책을 제공하는 ‘포맷’을 바꾼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후 디지털 혁명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출판업계를 변화시켰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혁명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앤디 위어의 책 『마션』을 든다. 개인 블로그에 연재한 ‘마션’이라는 이야기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대박 영화로까지 이어진 것은 한 세대 전만 해도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출판산업이 열린 공간이 되면서 출판계에는 새로운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했고, 이들이 전통적인 관행을 파괴하고 그동안의 작업방식에 도전함에 따라 출판계는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디지털 혁명 이후 예측불허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온 출판계의 변화를 광범위하고도 세밀하게 포착한다.
자가 출판, 크라우드펀딩, 오디오북 등 새로 등장한 다양한 출판 모델 분석
이 책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새롭게 부상한 출판 모델로 자가 출판, 크라우드펀딩, 오디오북 등을 면밀히 다룬다. 먼저, 자가 출판은 기존에도 존재하던 출판 형태이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더욱 강력해졌다. 이 책은 자가 출판이 다양한 플랫폼과 출판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그동안 출판사라는 전통적인 문지기에게 거절당했던 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구독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모델로, 아마존의 킨들 언리미티드가 대표적인 형태이다. 구독 서비스는 전자책 사용자가 매월 일정한 구독료를 지불하면 서비스 내에 있는 책에 무제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크라우드펀딩은 전통적인 출판 모델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책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인해 더 이상 책을 출판하고 나서 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책을 위한 시장을 찾고 나서 책을 출판하는 시스템이 가능해졌다는 데 주목한다.
오디오북은 인쇄된 글과 말로 된 글 사이에 다른 종류의 관계를 생성하고 있다. 이 책은 오디오북이 도서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애초의 토대였던 인쇄책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성을 지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출판사의 생존 과제는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것
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화두는 콘텐츠가 너무나 흔해져 버린 오늘날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도서출판산업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해답은 출판사들이 고객인 독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서점을 고객으로 삼던 출판사들은 이제 최종 고객인 독자에게 집중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맞고 있다. 오늘날 출판사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독자와 직접 소통해서 독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 책은 출판사들이 거대 기술 기업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혁명으로 새롭게 구축된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며, 서점과 같은 중개자를 고객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최종 고객인 독자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출판사들은 디지털 혁명을 기회로 삼아 콘텐츠 창작자인 작가와 콘텐츠 소비자인 독자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 제공자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존 B. 톰슨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여러 기업의 수많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80번이 넘는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풍부하고 정확한 자료를 토대로 급변하는 영미 출판계의 현실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출판계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오늘날처럼 콘텐츠가 풍요한 시대에 출판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콘텐츠 창작 산업인 출판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근원적으로 성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존 B. 톰슨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이자 케임브리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1975년 영국의 킬(Keele)대학교에서 사회학 및 사회인류학 학위를 받은 후 1979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현대사회에 매체가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상과 현대 문명(Ideology and Modern Culture)』, 『디지털 시대의 책(Books in the Digital Age)』, 『문화 상인(The Merchants of Culture)』 등이 있다.
옮긴이 : 전주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그룹에 입사했다. 대우그룹의 특별 장학생으로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어바나-섐페인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7년부터 대우그룹 해체 직전까지 대우전자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술정책 과정 초빙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신기술, 기술 혁명, 도서 변천사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목 차
제1장 | 전자책의 불안한 증가
제2장 | 책을 다시 창조하다
제3장 | 기간도서 전쟁
제4장 | 구글이라는 문제
제5장 | 아마존의 부상
제6장 | 가시성 투쟁
제7장 | 자가 출판의 폭발
제8장 | 크라우드펀딩 도서
제9장 | 북플릭스
제10장 | 새로운 구술
제11장 | 소셜미디어에서의 스토리텔링
제12장 | 오래된 매체, 새로운 매체
결론 | 유동적인 세계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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