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다
이 책은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한 인간의 처절한 노력과 탐구의 기록이자 불안을 정면으로 대면하는 용감한 삶의 고백이다. 피터슨은 불안에 잠식당했을 때의 가장 절망적인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불안 장애와 함께하는 삶은 걱정과 공포가 인간적 유대를 밀어낸 고독의 방과 같다는 것이다. 불안은 개인을 타인의 필요에 둔감하고 자신에게만 정신을 몰두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감정적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한다. 불안과 그 부산물들 속에서 스스로 기만자가 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불안이 항상 부정적인 면만 가진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이 보여 주는 세심함과 굳건한 태도는 그들을 더욱 아끼게 만들기도 한다. 오랫동안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피터슨은 치료사나 의사보다 친구들에게 더 의존한다. 연애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불안의 경험은 상대방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상대방에게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비춰져 사이가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지기도 한다. 불안이 친밀감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5년 넘게 불안 장애를 안고 산 피터슨은 이제 불안 장애를 완치시키겠다는 헛된 희망은 버렸다. 불안은 작년에는 나빴다가, 올해는 좋아지고,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나이가 들면 불안이 점차 약해진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는다. 하버드 의대의 론 케슬러는 〈불안은 차츰 소진되는 경향〉이 있어서 〈평생 불안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불안이 고개를 쳐들면 약물에 의지하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고,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해 본다.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상을 정돈하며 살아간다. 피터슨에게 불안 장애의 치료 목적은 기묘한 증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끌어안고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고, 무시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불안과 자신을 떼놓기엔 너무 단단히 얽혀 있고, 그 악전고투의 경험이 지워진다면 현재의 자신도 지워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피터슨에게 불안하다는 것은 매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무른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의 인생은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앤드리아 피터슨 Andrea Petersen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 미시간 대학교를 졸업했다.『월 스트리트 저널』에 심리학, 건강, 신경 과학, 여행 등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18년 동안 기자와 편집자로 일하며 통신, 제약, 인지 과학, 노화 등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다루었다. 2007~2008년 정신 건강 저널리즘을 위한 로절린 카터 펠로십 수여자로 선정되었다. 현재 남편과 딸 피오나와 함께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다.『불안은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는 피터슨의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안을 안고 사는 삶의 적나라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가족이 잠든 집에 방화를 시도한 친할머니, 여러 번의 연애에서 깨달은 상대방의 헌신과 현실적인 어려움, 자신을 꼭 닮은 어린 딸에게서 발견한 불안의 전조 등 개인의 내밀한 부분까지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저자는 불안의 생물학적 기제와 불안 장애의 위험하면서도 흥미로운 모습을 묘사한다. 이전 시대의 불안에 대한 기괴한 치료법, 과도한 육아 방식과 아동기 트라우마의 문제점, 향정신성 약물과 비약물 치료법의 비교, 정신 질환에 대한 유전자의 영향, 길거리 마약 〈스페셜 K〉로 잘 알려진 케타민의 사용 등 불안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과 연구 현황도 자세히 다룬다. 자신의 일상을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이 책은 어딘가 뒤틀린 듯한, 하지만 상쾌하리만큼 솔직한, 그리고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불안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이다.
옮긴이 : 박다솜
번역가. 사전 속 발음 기호에 매료되어 수집하듯 여러 외국어를 공부했고,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진학해서 문장을 도해하고 단어의 품사를 정확히 판정하는 기술을 배웠다. 번역을 시작한 이래 매일 영어와 한국어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스릴을 즐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관찰의 인문학』, 『죽은 숙녀들의 사회』, 『여자다운 게 어딨어』, 『원더우먼 허스토리』, 『독립 수업』,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부른다』,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요즘 애들』 등이 있다.
목 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1 예상 되는 고통
불안을 정의하다
2 광대 공포증과 세상의 종말
유년기의 불안
3 할머니의 광기
불안의 유전학
4 인지 행동 치료에서 노래방까지
불안의 비약물 치료법
5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음
불안을 위한 약물
6 일방적인 연락, 비행기, 우유부단함
직장과 길 위의 불안
7 고독의방
사랑과 우정과 불안
8 딸에 대한 걱정
불안한 부모의 육아
9 외출 금지로 살기
불안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다
주
감사의 말
찾아보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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