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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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임영석
출판사항시와에세이, 발행일:2022/06/01
형태사항p.118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191419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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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생의 방향성을 감지하는 나침반으로서의 시조



임영석 시인의 시조집 『입꼬리 방정식』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임영석 시인은 1985년 『현대시조』로 등단 이후 시집과 시조집, 시론집, 산문집 등 깊고 폭 넓은 문학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시조집은 정형의 율격과 안정된 시상을 담아 우리 문학의 적통을 오롯이 잇고 있는데 다양하고 섬세한 감각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교섭하며 창출하는 시 세계를 잘 보여준다.


하회탈 입꼬리는 방정맞기 그지없다

그 방정식은 희로애락이 만 갈래로 얽혀 있어

살 만큼 살아온 나도 풀지 못하는 문제다


어느 것은 촐싹대고 어느 것은 능글맞고

똥구멍에 털 나도록 울다가 웃었다가 

가슴에 멍든 세월을 다 감추고 있었다


자세히 바라보면 그놈이 그놈인데

고단한 삶의 말을 풀었다가 감는 것이

처녀가 애를 낳아도 말 못 하게 만든다


당연히 있어야 할 턱을 턱! 버리고도

억지로 웃게 하고 가슴을 쥐어짜니

하회탈 입꼬리 속엔 방정식이 너무 많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징 치고 장구 치고 

별신굿을 해보지만, 산 넘고 강 건너온

풍문은 어쩌지 못해 입꼬리만 더 길어진다

―「입꼬리 방정식」 전문


생은 질문과 물음표를 감추고 있다. "하회탈 입꼬리"속 "희로애락이 만 갈래로 얽혀 있어/풀지 못하는" 질문을 맞이한다. “자세히 바라보면 그놈이 그놈” 같은 사람들과 “하회탈 입꼬리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표정은 물음표로, “그 문제를 풀기”엔 “입꼬리만 더 길어”진다. 시인이 살아온 인생이 그랬고 우리의 인생도 그러했을 것이다. 질문과 물음표로 가득한 세상을 하회탈의 입꼬리로 삶에 대한 느낌표를 찾았는지 또 다른 물음을 던져준다. 오랜 시간 관찰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시인만의 독특한 사물과의 대화법이다.

시조는 정형의 율격과 안정된 시상을 담아내기 적합한 시 양식이다. 산문화된 복합성의 시대에 시조의 미적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정형이라는 외적 강제성으로 인해 시조는 어렵고 또 재래적인 양식을 거듭한다는 부당한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임영석 시인의 시조는 우리 문학의 적통을 오롯이 잇는 양식이며, 미래적 가능태를 희망으로 품고 있는 장르이다.


내 몸의 점들은 다 내 어머니의 글들이다

어머니가 글을 몰라 점자처럼 찍어놓고

평생을 어루만지며 읽으셨던 글이다


남들은 흉(凶)점이라 빼라고 말하지만

저승에 가 다시 만날 어머니를 생각하면

이 점이 아니고서는 찾을 수가 없을 거다


내 나이 스물둘에 저승 가신 어머니가

이순(耳順)이 넘은 나를 단번에 찾으려면

이 점을 그대로 둬야 알아볼 수 있을 거다


눈가에 찍힌 점과 등 뒤에 찍힌 네 점,

무엇을 말하려고 써놓았는지 모르지만

어머니 손끝 아니면 읽을 수 없는 글이다

―「점(點)」 전문


임영석 시인은 “시조라는 바다를 항해하다 보니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서 고립의 아픔도 겪었고, 어떻게든 살아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절명(絶命)의 순간을 겪으며” 나름의 길을 찾아간다고 「시인의 산문」에서 고백한다. 또한 그동안의 ‘시조 항해일지’를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시조라는 바다를 항해하며 내 몸이 산산이 부서질 수 있다는 위험을 잘 알고 있다. 모험을 하지 않으면 그 어느 곳도 갈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의 별빛들을 좌표로 삼으며 “부표처럼 시조집을 묶으며 점을 찍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세상의 무수한 ‘점(點)’과 ‘새소리’와 ‘살구나무’와 ‘별’과 ‘달’과 ‘황태’와 ‘맹꽁이’와 ‘슬픔’은 구만리 안갯속을 헤치며 노를 저어가는 ‘방정식’의 해답일 것이다. 

작가 소개

임영석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1985년 『현대시조』로 등단하였다. 시집 『이중창문을 굳게 닫고』, 『사랑엽서』, 『나는 빈 항아리를 보면 소금을 담아 놓고 싶다』,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고래 발자국』, 『받아쓰기』, 『나, 이제부터 삐딱하게 살기로 했다』가 있다. 시조집 『배경』, 『초승달을 보며』, 『꽃불』, 『참맛』, 시조선집 『고양이 걸음』, 시론집 『미래를 개척하는 시인』과 산문집 『나는 지금 지구별을 타고 태양을 한 바퀴 돌고 있다』 등이 있다. 제1회 시조세계문학상, 천상병귀천문학상, 제38회 강원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목 차

시인의 말·05


제1부


점(點)·13

맹꽁이 소리·14

수첩·15

수륙도(水陸圖)·16

세월 앞에서·17

황태덕장에서·18

별을 보며·19

내가 가장 잘한 일·20

어느 날 문득 나도·22

맛·23

다짐·24

무반주 첼로 곡을 들으며·25

내 삶의 목록·26

유리창·28

빈자일등(貧者一燈)·29

세월을 걷어내면·30

살구나무와 새, 그리고·31


제2부


서운암·35

입꼬리 방정식·36

천 살 먹은 아이·38

새소리를 듣다가·39

반송(返送)·40

악장(樂章)·42

촛불·44

비행기 소리·45

지하 1층, 지상 4층·46

탁발행(托鉢行)·47

해가 쓰는 해답들·48

내 마음이 가난하여·49

동방삭(東方朔) 설화·50

치악산 유람기·52

독버섯, 이라는 말·54

서로서로·55


제3부


슬픔이 빠지면 너무 싱겁다·59

명적(鳴鏑)·60

꽃이 펴도 문제다·61

가을 산에서·62

왜 자꾸만 슬플까·64

꿈의 이동 통로·65

하늘·66

종이학을 보며·67

입춘지절(立春之節)에·68

칼바람·69

혼맞이의 노래·70

백담계곡에 쌓인 돌은 탑인가 뿔인가·72

슬픔을 꺼내다·74

내 삶의 온도·76


제4부


새소리 한 묶음·81

성당 종탑을 보며·82

밤바다 풍경·83

낮달, 혹은 반달·84

이미 봄이 와 있는데·85

월하독백(月下獨白)·86

어느 산골 이야기·88

누에·89

7월, 부론강에서·90

화엄(華嚴)·91

달과 등대·92

숲에서·93

봄꽃·94

찰랑찰랑·95


시인의 산문·97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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