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호랑이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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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남호섭
출판사항창비, 발행일:2022/04/30
형태사항p.115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570111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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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과거와 현재, 나와 우리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시


시와 동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다른 소재와 독특한 발성으로 동시의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동시를 꾸준히 선보여 온 남호섭 시인의 청소년시집 『이제 호랑이가 온다』가 출간되었다. 아이들의 ‘세상 구경’ 이야기를 담은 동시집 『벌에 쏘였다』(창비, 2012) 이후 10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는 자연의 순리, 과거와 현재의 삶이 만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 이야기, 그리고 산청 간디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추억 등 ‘눈으로 읽고 귀로 들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일상의 평이한 언어가 실린 감성적인 목소리로 들려준다. 따뜻한 서정 속에서 “단호한 단어나 빛나는 문장 대신 오밀조밀 혀를 내미는 이야기들”(송선미, 해설)이 오래도록 가슴속에 여울진다.


곰 한 마리가

지리산을 탈출했다


사람들 마을에 둘러싸여

섬처럼 갇혀 있던

지리산


끊어진

산길을 잇고

고속 도로를 가로질러


곰 한 마리가

백두산으로 뻗은

길을 찾았다


오소리 너구리 담비

멧돼지도 가고


호랑이가 온다

그 길을 따라

―「백두 대간」 전문(10쪽)



자연과 교감하는 느림의 삶


전통 서정에 바탕을 둔 남호섭의 시는 따뜻하고 편안하다. 어린아이와 같은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은 다사롭고, 자연을 노래하는 숨결은 “산마루에서/햇살 쏟아지”는 봄날 “골짝이 부풀고/폭포가 터”(「첫나들이폭포」)지듯 생동하는 기운으로 활기차다. 시인은 언제나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봄 숲」)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긋나긋 들려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깃든 삶의 오묘한 이치를 일깨운다. “지붕 없이/사는 새들”과 “지붕 없이/못 사는 사람들”이 “지붕 아래/같이”(「지붕 2」) 사는 모습에서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즐거움을 느끼고, “느릿느릿/꽃 피는 봄 길”을 걸으며 “팔랑팔랑 나비 뒤로/작은 꽃들 웃는” 모습도 눈여겨보고 “쉬엄쉬엄 가/대지의 조용한 목소리”(「나는 느리다」)에 귀를 기울여 보며 ‘느림의 삶’을 누리기도 한다.


나뭇가지마다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


한 편 한 편

눈으로 읽다가

한 편 한 편

귀로 듣다가


푸드덕,

이야기 밖으로

날아가는 멧비둘기

―「봄 숲」 전문(46쪽)


환경과 생태, 자연의 회복


시인의 노래는 비단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연을 찬미하는 한편으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로 날로 황폐해져 가는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사람은 동물에게/값을 매기고//값이 높은 순서대로/동물은 멸종”(「멸종」)하는 실상을 우려한다. 시인은 “날이 흐리고 비가 올 때는 짐승 떼처럼 운다”(「탑 밑에 사는 할배」)는 밀양의 고압 송전탑과 일본의 “후쿠시마 핵 발전소가 폭발하고” 난 뒤 “가까스로 살아남은 개와 고양이들만” “핵먼지 뒤집어쓴 동네를 지키고”(「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있는 처참한 장면을 보여 주면서 생태계 파괴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다.


탑이 섰다

높이는 백 미터

76만 5천 볼트 전기가 흘러가는 탑이 섰다

(그 밑에서는 형광등을 들고 서 있기만 해도 불이 켜진다)

밀양 할배 할매들이 십 년을 싸웠지만 마을마다 고압 송전탑이 섰다


(…)


탑은 날마다 운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올 때는 짐승 떼처럼 운다

―「탑 밑에 사는 할배」 부분(14쪽)


그런가 하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제자의 입을 빌려 “우리도 지구한테는 벌레 같은 존재”(「벌레처럼」)와 다름없음을 일깨우고, 대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자본주의의 탐욕과 물질문명의 무분별한 횡포 앞에 죽어 가는 지구의 모습을 똑바로 보게 한다. 그리고 “뒤란에 옮겨 심은 도라지”가 “봄 가뭄에/물 몇 번 준 것뿐인데” 때가 되면 “보라는 보라대로/하양은 하양대로//제 빛깔 그대로”(「도라지꽃」) 피어나듯이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터전을 온전히 보존하는 일임을 잊지 않는다.


선생님, 파종을 하고 날마다 밭에 가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옥수수 보며 뿌듯했습니다 드디어 옥수수가 태풍을 이겨 내고 수염이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농사꾼으로 첫 수확이에요 가끔가다 꿈틀거리는 벌레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살아 있는 유기농 인증 마크라고 생각해 주세요 우리도 지구한테는 벌레 같은 존재 아니겠습니까?


왜 아니겠니 한울아!

네가 보내 준 옥수수

꼭꼭 씹어 먹고 있다

한 마리 벌레처럼

―「벌레처럼」 전문(98쪽)


과거에서 현재로 걸어오는 역사의 인물들


시집 3부에서는 다양한 역사 인물을 만날 수 있다. ‘덕유산 호랑이’로 불렸던 의병대장 문태서(「덕유산 호랑이」),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를 죽이려고 폭탄을 던졌던 강우규(「백발노인 강우규」),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손기정(「기차표」), 현대 음악의 5대 거장으로 꼽히는 윤이상(「윤이상의 요강」),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화가」) 등 ‘거기-과거’의 인물에게 숨과 살을 불어넣어 ‘지금-여기’로 불러낸다. 이어서 ‘지리산 할아버지’ 우종수(「우종수 약전」), ‘이남이, 하나코, 렁 훈’이라는 세 개의 이름으로 고단한 삶을 살다 간 일본군 위안부 이남이 할머니(「세 개의 이름」),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원폭 피해자 2세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김형률(「김형률」), 창원 지방 법원 소년부 천종호 판사(「지갑」)의 사연도 들려준다.


1919년 9월 2일 해 질 무렵 서울역 광장에서 폭탄이 터진다 새로 부임해 오는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를 환영 나온 총독부 관리들 군사령관 헌병대장 그리고 이완용 백작이 흙바닥에 납작납작 엎어진다 생쥐들처럼 구멍을 찾아 헤맨다 간신히 살아남은 사이토는 겁에 질린 눈알만 떼굴떼굴 굴린다 말들이 날뛰고 육군 소장이 쓰러지고 경찰서장이 피를 흘리고 구경꾼들이 혼을 빼고 흩어지는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오는 오직 한 사람 흰머리에 흰 수염 하얀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던 그 사람

―「백발노인 강우규」 전문(61쪽)


사실에 기반하여 인물을 조명하는 남호섭의 시는 간단명료하다. 더러는 생략하기도 한다. 사건을 극적으로 각색하거나 이야기를 덧붙여 부연 설명하지 않으며, 사사로운 감정도 얹지 않는다. 그저 사실 그대로 무심한 듯 담담하고 냉정하게 기록할 뿐이다. 이를테면 “고 앙증맞은 요강 뚜껑을 열고/쫄쫄쫄 볼일을 보던 꼬마”가 왜 “영영 집에 돌아오지 못했”는지, 왜 “윤이상이란 이름을 쓸 수 없어 ‘도천테마공원’이라고 했는”(「윤이상의 요강」)지 말하지 않는다. 일제를 찬양하던 신문이 “사죄하는 말 한마디 없어도 아직껏 잘 팔리고 있”(「신문」)는 까닭에 대해서도 침묵한다. 이야기 속의 여백을 채우고 역사적 진실을 캐내는 것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시인은 독자 스스로 과거의 현장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면에 숨은 역사의 모순을 깨닫게 한다.


프랑스는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에 4년간 점령당했다 해방되자마자 독일 편에 섰던 민족 반역자 수만 명을 감옥에 보내고 수천 명을 사형에 처했다 그리고 독일 점령 아래서 15일 이상 발행한 신문을 모조리 폐간시켰다 ‘언론인은 도덕의 상징이기 때문에 첫 심판대에 올려 가차 없이 처단해야 한다’ 드골 대통령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35년 동안 일본에 점령당했다 그러나 민족 반역자로 처벌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본군 입대는 조선인의 의무다 황국 신민이 된 사람으로 그 누가 감격치 아니하며 그 누가 감사치 아니하랴’라는 사설을 썼던 신문도 멀쩡했다 사죄하는 말 한마디 없어도 아직껏 잘 팔리고 있다

―「신문」 전문(60쪽)


경계를 넘어서, 오래 남을 시


남호섭 시인은 1992년 제1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하며 동시 작가로 등단한 뒤 세 권의 동시집을 펴내는 동안 시와 동시의 경계를 허물고 동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선보이는 『이제 호랑이가 온다』는 청소년시집이다. 청소년시집이라곤 하지만 꼭 청소년만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청소년 화자가 등장하는 일도 드물고, 시인 자신이 화자로 나서기도 한다. 시인이 “하고 싶은 내 얘기를 학생들과 나눈다는 심정으로 그저 썼을 뿐, 나에게는 ‘동시’와 ‘시’의 경계가 없었다.”(시인의 말)라고 말했듯이 이 시집도 마찬가지로 ‘시’와 ‘청소년시’의 경계도 없고 뚜렷한 대상도 없다. 어린이가 읽어도 좋고 어른이 읽어도 좋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시집이다. 하얀 종이에 “적힌 말(시)은 오래 남아 적은 사람(시인)을 기억”(송선미, 해설)할 것이다.


지리산 불일폭포 뛰어내릴 때

어린 물방울 형제는 몰랐다


앞으로 열 번 백 번

더 뛰어내려


천 번 만 번

흩어졌다 다시 뭉쳐도


되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이 시작됐다는 것을

―「먼 길」 전문(47쪽) 

작가 소개

남호섭

진짜 학교에 다니기 싫었는데 학교를 다녔고, 학교를 벗어나지 못해 선생까지 했다. 그래서 다행히도 학교 다니기 싫고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 심정을 이해하는 선생이 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학생과 선생이 ‘사랑

과 자발성’으로 만나 지금 여기서 행복할 수 있는 대안 교육 운동에 작은 힘이나마 보탰다. 그리고 학교에서 다 못 한 말은 시로 옮겼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시를 쓰고자 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했고, 그동안 동시집 『타임캡슐 속의 필통』, 『놀아요 선생님』, 『벌에 쏘였다』 등을 펴냈다. 제1회 서덕출문학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목 차

제1부 봄날의 경고

백두 대간

첫나들이폭포

봄날의 경고

탑 밑에 사는 할배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멸종

늑대가 돌아오면

망명 1

망명 2

풍년새우

지붕 1

지붕 2

지붕 3


제2부 이번 시즌은 망했다

이번 시즌은 망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

낮은 문

목욕탕에서

숟가락

도라지꽃

폭풍 전야

사랑

돌고 돈다

기다립니다

세 사람

독사보다 무서운

봄 숲

먼 길


제3부 세 개의 이름

기차표

지갑

라과디아 판사

윤이상의 요강

화가

간디

호랑이 시식회

신문

백발노인 강우규

덕유산 호랑이

우종수 약전

세 개의 이름

김형률


제4부 나는 느리다

어느 교장 선생 훈화 말씀

전설 1

전설 2

안아 주었다

시인 1

시인 2

시인 3

보길초등학교 돌담

망덕 포구

첫사랑 1

첫사랑 2

나는 느리다

벌레처럼


해설

시인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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