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화를 내고, 중독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인간의 감정과 마음에 관한 시적(詩的)이고 통찰력 있는 분석
오랜 시간 벼리고 다듬어 쓴 간결하고 빛나는 문장
독자들의 이어지는 찬사! 정신과 의사들이 강력 추천하는 책!
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화를 내고, 중독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지은이가 우리의 여섯 가지 감정을 주제로 쓴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병리이자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가 어떻게 (가장 정의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사실 책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무궁하고 난해한 주제를 다루기에는 얇은 편이다(물론 책이 두껍다고 해서 마음이라는 주제를 망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책은 아주 두꺼운 책이다. 화려하고 현란한 이론적 개념이나 틀 대신 지은이 자신이 이 고단한 현실을 살면서 느끼고, 겪고 자신의 몸을 통과해낸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우울과 불안과 분노와 중독이라는 감정은 지은이의 어린 시절 기억과 젊은 날의 방황과 일상에서의 감정선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글 속에서 그 어떤 고상하고 수준 높은 이론적 개념보다도 더 진하고 설득력 있게 정체를 드러낸다.
타인의 감정과 마음을 해석하는 사람, 의사라는 권위자의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삶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내고 자신이 딛고 선 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두껍게 씌어진’ 책이다(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의 표현을 빌려왔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정신과 마음에 대해서, 타인의 무의식에 대해서 해석하고 분석한 그간의 숱한 책들이 정작 지은이 자신의 삶과 감정과 무의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에 인색했다면 이 책은 결을 달리한다(우리 사회의 문화적 배경도 한몫했다고 본다. 자기 자신의 감정과 무의식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부끄럽고도 힘든 일이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자 당신의 이야기이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우리의 마음에 대해 체계적으로, 그러니까 이론을 내세우고 결론을 내고 적절한 스토리와 살을 붙여서 통합적으로 마음을 이해하고자 하지 않는다. 감정과 마음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던 이론가들과 정신분석가들의 개념 그리고 최신 과학적 성과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사실 좀 부수적이다. 우울과 사랑이 아주 미묘한 경계선을 가지는 것처럼, 분노와 수치가 동전의 양면인 것처럼, 중독과 사랑이 어둠과 빛처럼 맞닿아 있듯이 책의 내용은 인간의 마음이라는 정의하기 어렵고 모호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내밀한 내적 고백과 환자들의 목소리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모자이크처럼 붙이고 연결한다. 우울을 의지로 억지로 억누르려 시도하는 사람들처럼, 불안해하지 말자고 하면서 자꾸 불안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 깊은 곳의 결핍을 뱃속의 기갈을 채우려 끊임없이 뭔가를 채우려는 중독자들처럼 억지로 틀을 만들어 끼워 넣고, 통합을 생각하고, 빈틈을 채워 넣으려 하지 않는다. 지은이 말마따나 우리의 마음과 감정은, 정상과 병리는, 우울과 사랑은, 균형과 불균형은 정확하게 경계가 나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삶 속 괴리와 모순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따뜻한 시선, 깊고 오래된 생각, 간결하고 빛나는 문장
“질병이 없는 상태가 건강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삶은 아니다.” 우리의 삶과 감정에는 온갖 불투명하고, 고통스럽고, 병리적이고, 모순적인 것들이 들러붙어 있지만, 그것을 없애버리면 삶이라고 할 수 없다. 지은이가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과 나눈 수많은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끌어올린 내적인 자기 고백을 인간의 마음을 탐구했던 사상가와 예술가의 생각들과 ‘연결’해 그려낸 그림은 맺음말에서 보여주는 파울 클레의 자화상과 닮아있다. 서로 부조화하는 것 같은 여러 색깔과 조각들이 전체적으로는 미묘하게 균형을 갖는 자화상 말이다.
작가 소개
김건종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련받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었다. 고향인 남쪽 바닷가 마을에 내려와 작은 의원을 열고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퇴근하면 두 아들과 놀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마음의 여섯 얼굴』 『우연한 아름다움』 『바라;봄』을 썼고, 『자아와 방어기제』 『정신적 은신처』 『수치어린 눈』 『황홀』 『충분히 좋은 엄마』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피글』과 『리딩 위니코트』를 감수했다.
목 차
추천의 글 아주 두꺼운 책_박한선 6
머리말 11
첫 번째 얼굴: 우울 19
두 번의 우울 삽화∥너무도 강력한∥우리는 감정에 명령할 수 없다∥우울할 능력이 없는∥대를 건너 넘어가는 우울∥상실, 우울 그리고 쿨함∥약이 당신의 삶을 흐릿하게 만들지 않나요?∥지극히 서구적인 문화적 발명품∥혼란이자 깨달음, 고통이자 받아들임∥무의식이 보내는 메시지∥오랫동안 마음이 비어버린 결과∥깊은 나, 표면의 나∥고독이 미덕은 아니다
두 번째 얼굴: 불안 63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불안하기 위해서∥내면의 불안을 병리화하기∥불안에 대한 불안 때문에 불안한∥우리 마음에는 부정형이 없다∥오이디푸스 콤플렉스∥위니코트의 불안∥엄마의 눈 그리고 수치∥느낄 수는 있지만 겪을 수는 없는∥두려운 낯섦
세 번째 얼굴: 분노 101
상처받은 마음이 있다∥분노 중독∥시기심, 공격자와의 동일시∥우리 엄마는 착해요∥좌절이 알려주는 것∥죽을까 봐 두려워하지 않고, 죽일까 봐 걱정하지 않고
네 번째 얼굴: 중독 129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자꾸 하고 싶은∥중독은 블랙홀처럼∥자아를 잃어버린 좀비∥뇌가 만든 아편∥욕망은 욕망에 대한 욕망∥열정과 중독 사이∥중독 권하는 사회
다섯 번째 얼굴: 광기 159
미쳤다는 것은 무엇일까?∥광기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멀쩡하다∥어른이 되는 일∥현실과 상상 사이∥균질한 광기는 없다∥광기의 내면∥어쩌면 지나치게 생생하게 삶을 경험하는… ∥광기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순간, 꿈∥우리는 언제나 환각을 겪고 있다
여섯 번째 얼굴: 사랑 197
결코 꿈도 꾸지 못한 감정 속으로∥나를 만져줘요, 엄마. 그래야 내가 여기 있잖아요∥성욕과 섹스∥친밀함과 성적 흥분과 미묘한 공격성이 뒤섞인∥자존감의 근원∥낭만적 사랑∥사랑의 여러 얼굴
맺음말 229
미주 240
그림 및 사진 출처 244
찾아보기 259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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