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답답하고 꽉 막힌 도시의 빌딩 숲에서 일하는 아빠,
그리고 아빠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짜 숲의 냄새를 맡고 노래 부르며 지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닮은 듯 사뭇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는 아빠와 아이는
날마다 서로의 일상을 확인하고 견주어 보며 안부를 묻지요.
아이를 그리워하던 아빠는 마침내 아이의 숲으로 날아갑니다.
“아빠! 숲에 아침이 왔어.”
다른 듯 닮은 아빠의 숲, 그리고 아이의 숲
숲이 울창한 시골 마을에 사는 아이가 작은 새들이 우는 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눈을 뜹니다. 빽빽한 도시의 빌딩 숲 사이에 사는 아빠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뜨고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먼 곳에 떨어져 지내는 아이와 아빠가 서로 다정하게 안부를 물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도 정해진 길을 따라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는 아빠의 아침, 노래 부르고 숲 냄새도 맡으며 여유롭게 걸어가는 아이의 아침이 대조를 이룹니다. 이런 식으로 페이지마다 왼쪽 면에는 분주한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는 아빠의 숨 가쁜 일상이, 오른쪽 면에는 알록달록 열매를 모으고 새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의 한가로운 일상이 나란히 펼쳐지지요. 이렇게 두 사람이 살아가는 숲의 모습, 그리고 거기서 펼쳐지는 삶의 방식은 사뭇 다릅니다. 하지만 서로의 일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따스하게 위로하는 것도 잊지 않으니, 두 사람의 삶은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 의미를 담아 이 책 속의 여러 장면들은 가운데 접히는 선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대조를 이루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이의 숲에서 뻗어 나온 푸른 잎사귀는 아빠의 방에 걸린 드림캐처와 이어지고, 아빠의 출근길 꽉 막힌 도로는 아이의 숲을 따라 흐르는 강물로 이어지는 식으로 말이지요. 어둠이 내리는 귀갓길에서 아빠와 아이의 마음을 두루 어루만져 주는 달빛은 두 사람의 그리움을 서로에게 전해 주기도 합니다.
“먼 곳에 있어도 우리 마음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
아이와 아빠가 서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안부 인사
《너의 숲으로》는 그동안 여러 에세이와 소설 등에서 감각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여 온 양양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입니다. 첫 그림책 《계절의 냄새》를 통해 아빠와 아이가 함께 나눈 추억을 ‘냄새’를 통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너의 숲으로》에서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숲’이라는 공간에 담아내었습니다. 실제로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아빠인 작가가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아가 어딘가에서 부모 또는 가족의 부재를 멋지게 견뎌 내고 있을 아이들을 응원하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의 시작은 2021년 나미 콩쿠르에서 ‘Shortlisted illustrator’ 목록에 선정되기도 했던 〈숲 그리고 숲〉이라는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담은 독백과도 같은 이 작업에 갑갑한 도시의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면서 언젠가 진짜 자신의 숲을 찾아가길 꿈꾸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그려 보았습니다. 양양 작가는 이 작업을 어떻게 하면 어린이와 함께 나눌지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마침내 각자의 숲에서 살아가며 날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신과 딸의 이야기로 작업 방향을 바꾸어 《너의 숲으로》를 완성했습니다.
푸른색 중심으로 색을 절제하여 쓴 수채화 그림은 흑백 영화를 보는 듯 차분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담담하게 흘러가는 아이와 아빠의 대화 속에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묻어나고요. 마침내 아빠가 아이의 숲을 향해 날아오르고, 둘이 함께 손 맞잡고 숲을 거니는 모습은 얼마나 뭉클한지요. 오늘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마음 아파할 모든 아이와 어른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작가 소개
양양
출판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합니다. 그림책 《계절의 냄새》와 그림 에세이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을 쓰고 그렸고, 《우리 지금, 썸머》,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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