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도 갖고 싶어, 무늬!
물속에서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는 악어가 있다. 왠지 심심해 보인다. 이파리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무당벌레 역시 심심해 보인다.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보아도 주위의 다른 친구들은 하나도 심심해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는 다른 친구들처럼 멋진 무늬를 갖고 싶다. 그런데 그때, 데구루루 툭! 악어의 눈에 수박 하나가 들어온다. “심심한데 수박이나 먹어 볼까?” 악어가 수박을 꿀꺽 삼키자 한쪽 발끝에 마치 수박처럼 초록색 바탕과 까만 줄무늬가 생긴다! 신이 난 악어는 수박을 몽땅 먹어 버리고, 이윽고 멋진 줄무늬 악어가 된다. 그러고 나서 너무 배가 불러 잠시 쉬려는데 갑자기 악어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난다. “아이고, 배야!” 악어가 배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한다. 배탈이 난 악어 옆에 있던 무당벌레는 악어 입에서 쏟아져 나오던 수박 물을 맞다가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쏜살같이 날아가는데……. 악어와 무당벌레는 더 이상 심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심심하다’는 말, 어디까지 써 봤니?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에서 악어는 수박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한다. “심심한데 수박이나 먹어 볼까?” 이 말을 우리는 ‘딱히 할 일도 없고 무료한데 수박이나 먹으면서 시간 좀 때워 볼까?’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늬가 없어 밋밋해 보였는데 수박이나 먹어 볼까? 혹시 알아? 그러다 수박처럼 멋진 무늬를 얻을 수 있을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심심하다’는 말은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때, 어떤 대상이 개성이나 매력이 없이 밋밋해 보일 때, 또는 음식 맛이 싱거울 때, 마음 속 깊이 간절하게 느낀 바를 전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쓰인다. 이러한 어휘의 다양한 쓰임을 알면 알수록 아이들은 말과 글로 표현하는 재미,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말의 재미와 매력을 담고 있는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는 그림을 통해 밋밋하다는 의미의 심심함을 표현하고 있으며, 독자들은 그림이 표현하는 상황 속에서 여러 의미의 ‘심심하다’를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보며 ‘심심하다’는 말이 몇 번 나오는지, 또 나올 때마다 어떤 뜻의 ‘심심하다’인지 생각해 보거나, 다 읽고 나서 ‘심심하다’처럼 여러 뜻을 갖고 있는 단어나 또는 다른 단어인데 비슷한 뜻을 나타내는 말을 찾아보는 등 어휘력을 기를 수 있는 재미있는 말놀이 독서활동을 해도 좋을 그림책이다.
심심할 틈이 없는 그림책,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
아무 특징 없이 심심했던 악어와 무당벌레가 무늬를 얻게 되는 여정을 재치 있게 그려 낸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는 그림과 이야기 모두 심심할 틈이 없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첫 부분 다채롭고 화려한 자연 속에 심심하게 놓여 있던 악어와 무당벌레는 마치 벌거벗고 있는 것처럼 그저 멀겋다. 희미하고 답답해 보이던 둘은 검정 줄무늬와 초록 바탕 껍질 속 새빨간 속살의 수박을 만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때부터 책 속 장면도 함께 격렬해진다. 큰 입을 쫙 벌린 커다란 악어가 수십 개의 작은 수박들을 한입에 털어 넣는 장면이나 악어가 배탈이 나 빨간 수박 물을 분수처럼 뿜어내는 장면, 그리고 심심했던 무당벌레들이 떼로 몰려와 쏟아지는 수박 물줄기를 정신없이 맞는 장면 등에서는 속이 다 후련해진다. 보는 사람의 기분까지 유쾌하고 시원하게 해 주는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는 귀엽고 재미있는 그림과 즐거운 상상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마음을 야무지게 사로잡을 그림책이다.
작가 소개
윤지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나를 자유롭게 하며, 세상과 연결되는 신나는 일입니다.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 작은 것도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황금 새 구출 작전』 『엄마한테 물어볼까 아빠한테 물어볼까』 『가을 나무』 등이 있습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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